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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통상임금 공개변론] 회사측엔 "미리 대비 안했나"…노동계엔 "정규직만 이득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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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들 사회·경제적 파장 집중 질문

勞측 "통상임금 통해 장시간 노동 문제 해결"
使측 "비용 38조는 최소추정치…엄청난 영향"




“통상임금은 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 ‘소정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한 월급’라는 법문에 충실하게 해석해야 한다. 3개월마다 받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면 매월 지급해야 하는 수당의 범위가 들쭉날쭉해질 수 있다.”(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피고측 참고인)

“예전에 상여금은 경영 성과에 따라 달라졌기 때문에 통상임금으로 보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상여금도 정기적 고정적으로 받는 임금이 되고 있다. 통상임금에 상여금도 포함시켜 확대해야 한다.”(김홍영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원고측 참고인)

대법원은 월급 근로자가 1달 초과 주기로 받는 상여금과 휴가비 등이 통상임금 범위에 해당되는지를 다투고 있는 갑을오토텍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대법정에서 공개변론을 열었다. 170석의 방청석은 오후 2시 변론 시작 30분 전에 이미 꽉 찼고 대법원은 못 들어간 이들을 위해 옆 법정에서 TV로 중계할 정도로 뜨거운 관심이 쏠렸다.


○상여금 포함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

공개변론은 소송 대리인의 변론, 참고인 의견 진술, 대법원장과 대법관의 질문과 당사자들의 답변 등으로 진행됐다. 당초 예정됐던 2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5시가 넘어 마무리됐다.

갑을오토텍(피고)측은 통상임금은 ‘소정 근로의 대가인 월급’이라는 법령상 개념에 충실하게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제호 김앤장 변호사는 “통상임금은 한달에 한 번 통상적으로 받는 금품이기 때문에 노동부가 1988년 만든 통상임금 산정지침도 상여금을 제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상여금은 일반적인 근로에 회사에 대한 기여와 근로 장려의 의미가 포함된 것이기 때문에 통상적으로 받는 금품이라고 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박지순 교수는 “대부분 기업의 노사가 그동안 합의로 통상임금 범위를 결정해왔다는 사실을 무시할 수는 없다”며 “회사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노사가 합리적으로 결정한 것을 근로기준법이 강행 규정이라는 이유로 획일적으로 재단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근로자(원고)측 김기덕 법무법인 새날 변호사는 “통상임금 범위를 확대하는 것은 연간 2600여시간에 달하는 장기간 근로 관행을 해소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호소했다. 원고측 참고인 김홍영 교수는 “2개월이든 3개월이든 정기성이 있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시간외 근로 수당이 현실화되고 기업이 부담을 느껴 장시간 근로가 해결되고 일자리가 늘어난다”고 주장했다.

○대법관들 경제적 파장에 관심

양측 진술 이후 이어진 질문 답변 시간에 대법관들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른 사회·경제적인 파장에 대해 큰 관심을 보였다.

양승태 대법관은 피고측에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는 것에 대해 대비를 미리 안한 것 아닌가”라며 “통상임금 확대에 따라 체불 수당을 지급하면 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의견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원고측에는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된다 해도 대기업 정규직에만 혜택이 갈 뿐 중소기업이나 비정규직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라고 질문했다.

양창수 대법관은 원고측에 기업 추가 부담 38조원이나 고용률 1% 감소 등 사회경제적 파장을 반복해서 서너 차례 되물은 뒤 원고측 핵심 주장인 ‘통상임금 확대를 통해 장시간근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데 대해 “기업과 노동자의 굳어진 양식이고 노동자가 희망한 부분이 있는 것 아닌가”라고 묻기도 했다.

○재계 “투자위축, 일자리 감소 현실화”
재계는 이날 열린 공개변론에서 논의된 통상임금의 범위에 정기상여금이 포함될 경우 기업들이 부담해야할 비용으로 인한 투자위축, 일자리 감소가 현실화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경직된 고용유연성과 각종 규제 등으로 경영환경이 어려운 상황”이라며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적게는 21조원(한국노동연구원 추산)에서 38조원(경총 추산)의 임금 비용을 추가로 감당해야 한다면 더이상의 국내 투자와 신규채용을 기대해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이 임금수준이 낮고 경영환경이 보장인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는 이탈 현상이 가속화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상여금을 많이 지급하는 대기업 임금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중소기업은 큰 혜택을 입지 못하는 양극화가 또 다른 사회문제로 나타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A 제조사 고위 관계자는 “오늘 공개변론에서 양 대법관이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격차가 더 벌어질 것이라는 지적에 공감한다”며 “통상임금 범위가 확대되면 귀족노조로 불리는 대기업 강성노조는 혜택을 보겠지만 작은 기업들은 도산까지 가는 등의 부작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는 “법원이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정부가 ‘1임금산정기간(1개월) 내에 지금되는 임금’만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내용의 시행령 개정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현우/양병훈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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