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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2000억 지방채로 보육예산 수혈 '논란'…"무상보육 대승적 결단" vs "정치 시장의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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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료 대란' 면했지만 서울시-기재부 갈등 여전
기재부 "부총리, 박시장 면담 거절 사실 아니다"




무상보육 예산 분담을 놓고 벌어진 정부와 서울시의 첨예한 갈등이 반년 만에 서울시의 패배로 끝났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5일 “0~5세 무상보육 예산을 위해 2000억원 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시민을 볼모로 중앙정부와 갈등을 초래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국민과 서울시민을 상대로한 쇼”라고 비판했다.

○박 시장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

박 시장은 이날 “중앙정부의 태도 변화를 기다릴 시간이 없다”며 “서울시가 지방채를 발행해 올해 자치구가 부담해야 할 무상보육 몫까지 책임지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상보육을 위한 지방채 발행은 올해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야 한다”며 “더 이상 지방재정을 뿌리째 흔드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행 20%인 무상보육 국고 보조율을 내년까지 20%포인트 인상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시에 대한 국비 지원 비율을 20%에서 40%로 높이는 내용을 담은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지난해 11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는 여야 합의로 통과됐다가 여당과 정부의 반대로 법제사법위원회에서 10개월째 계류 중이다.

서울시가 지방채 발행 의사를 밝히면서 정부의 예산 지원도 이달 중 시행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아직 목적예비비를 받지 못한 서울시와 20개 자치구에 최대한 빨리 785억원을 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전행정부 소관인 특별교부세 500억여원도 조만간 서울시와 자치구들에 배분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부에 대해 섭섭한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현오석 부총리에게 문제 해결을 위한 면담을 요청했지만 만나주지도 않았다”며 “수수방관하는 중앙정부의 태도에 커다란 절망의 벽을 느꼈다”고 말했다.

○정부 “서울시에만 42% 국고 지원”
기획재정부는 “현 부총리가 박 시장의 면담을 거절한 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해명했다. 또 “올해 서울시에 실제로 지원되는 예산은 전체 무상보육 예산의 42%”라며 “서울시에만 20%의 국고를 지원한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덧붙였다.

서울시 무상보육 예산에 대한 국고기준보조율은 현재 20%다. 나머지 80%는 서울시와 25개 자치구가 부담한다. 그러나 이는 기준보조율일 뿐 실제로 지원되는 돈은 40%가 넘는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올해 서울시 무상보육 예산 1조656억원 중 정부가 서울시에 지원하는 돈은 4423억원으로, 42%에 달한다.

기재부 관계자는 “서울시가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동일한 기준으로 무상보육 예산을 편성했어야 하는데 하지 않았다”며 “이제라도 박 시장이 실천을 해줘서 보육료나 양육수당이 지원되지 않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은 게 다행”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박 시장이 먼저 사과해야”
새누리당은 이날 서울시의 발표를 반박했다. 공식 성명을 통해 “지자체 중 가장 재정자립도가 높은 서울시는 유일하게 추경 편성을 거부하는 몽니를 부렸다”며 “무상보육 문제를 정쟁의 수단으로 이용하며 해결을 질질 끌어오다, 마치 대승적인 결단이라도 내린 것처럼 선심을 쓰듯 지방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고 비난했다.

이어 “무상보육을 볼모로 정치적인 목적을 달성하려 한 것에 대해 먼저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당위원장인 김성태 의원은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무상보육 예산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음에도 정부를 상대로 한 달 넘게 소모적이고 불필요한 정쟁을 일삼았던 것”이라며 “‘정치 시장’인 박 시장의 쇼였다”고 지적했다.

강경민/김우섭/추가영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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