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내 체내 흔적 제거" 美 제품 55달러면 구입
“1주일이면 어떤 종류의 잔류 마약도 제거해 줍니다.”
마리화나 코카인 헤로인 LSD 등 체내에 남아 있는 마약의 흔적을 1주일 만에 제거해 준다는 설명서가 붙은 디톡스(detox) 제품(사진)이 국제택배를 통해 국내에 반입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OOOO 스파이크’라는 이 제품은 미국의 T회사가 1993년부터 생산하고 있다. 경찰과 식약처 복수 관계자는 “국내에 체내 잔류마약을 제거해주는 디톡스 제품이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며 “제독약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불법이라 국내에서 판매하면 약사법 위반이고 구매자는 상습마약자일 가능성이 높아 수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잘못 배달된 소포서 나온 마약제거제

종로서 관계자는 “소포가 잘못 배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는데 제품을 산 사람의 신분이 확인되면 불러서 조사할 계획”이라며 “해외인터넷에서 물건을 사 국제택배로 받는 것 자체는 죄가 성립되지 않지만 마약성분을 제거하는 제품을 산 사람이 마약상습 복용자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종로서는 이 약물을 국립과학수사원에 보내 감정할 계획이다.
식약처와 관세청에도 비상이 걸렸다. 식약처 관계자는 “해당 사이트가 미국에 서버를 두고 있어 적법한 사이트인지 등을 미국 법무부 산하 마약단속국(DEA)에 문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55달러면 국제 택배로 매입
이번에 신고가 접수된 디톡스 제품은 미국 젊은이들 사이에 광범위하게 복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포털사이트 구글에 접속하면 하루에도 이 제품의 복용 후기와 구매처를 묻는 글들이 수십건 달려 있다. “마리화나를 피우다 경찰에 적발돼 마약테스트를 받아야 한다”며 해결책을 묻는 질문이 나오면 디톡스 제품의 경험을 상세히 알려주는 댓글이 쏟아졌다.
인터넷으로 제품을 구입하는 건 간단했다. P사이트에 접속해 성별, 마약투약기간, 마약종류, 몸무게 등을 기입하면 접속자에게 맞는 제품과 가격이 뜬다. 가격은 성분 농도에 따라 55~75달러로 다양했다. 자세한 성분은 나와 있지 않았다.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한 뒤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국제택배를 통해 각국으로 배달된다. 해외배송가격은 50달러 안팎. 이 제품 복용 시 술과 다른 약품 섭취를 삼가라는 주의사항도 친절히 곁들여놨다. 이 사이트에서 제거할 수 있다고 자신하는 마약류만 수백 개를 소개해놨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잘못 배달된 소포를 받은 사람이 신고해 알려졌지만 외국인이나 해외에서 살다 온 사람들 사이에 이 제품이 상용되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해외 배송물 단속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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