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운 기자] 하늘이 높고 말은 살찌는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 가을이 다가오고 있다. 낮 동안에는 뜨거운 햇살이 여전하지만 아침, 저녁으론 선선한 기운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가을에 찾아오는 불청객 중 감기보다 무서운 질병이 바로 우울증이다. 가을 우울증은 급속도로 온도가 내려가고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해지면서 생기는 계절성 우울증이다.
일반적인 우울증은 잠을 자기 어렵고 식욕이 줄어드는데 비해 가을 우울증은 오히려 잠을 많이 자고 식욕이 늘어나는 증세를 보인다. 특히 감성적으로 예민한 여성들에게서 가을 우울증이 더 많이 나타나는데 행복호르몬인 세로토닌의 부족이 원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세로토닌은 기분을 좋아지게 만드는 뇌 속의 물질이다. 가을이 되고 해가 짧아지면 세로토닌이 부족해져 세로토닌 수치가 높은 여성들은 우울증에 쉽게 빠지게 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런 우울증이나 스트레스가 성조숙증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이다. 가을 우울증은 햇빛의 양, 즉 일조량의 부족과 관계가 있다. 햇볕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계절 우울증으로 다른 우울증과 달리 식사량이 급격히 늘고 단 음식을 찾게 된다. 따라서 성조숙증이 의심되거나 또래보다 조숙한 아이라면 가을 우울증을 주의해야 한다.
또한 더위가 한 풀 꺾이고 나니 입맛이 돌아와 밥이나 간식을 너무 잘 먹어 살이 찌거나, 새 학기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학기 초에 배가 아프다거나 속이 메스껍다며 평소와 다른 신체증상을 호소한다면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식욕증가와 함께 우울증에 빠져 활동량이 적어지면 소아비만이 되기 쉽다. 더불어 체지방 증가로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서 무기질이 빠져나가 집중력과 기억력을 떨어트릴 수 있다.
여자아이가 비만인 경우 초경이 빨라지고 성조숙증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이는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는 렙틴이 시상하부, 부신, 뇌하수체 등에 작용해 성호르몬의 분비를 촉진시키고 2차 성징을 앞당기기 때문이다. 2차 성징이 일찍 나타나면 초반에는 또래보다 훌쩍 키가 크지만 전체 성장기간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최종 키는 작아질 수밖에 없다.
2차 성징이 시작되면 신체변화가 시작되는데 여자아이는 가슴이 발달하게 되고 남자아이는 고환이 커지게 된다. 아직 사춘기가 시작되기에 이른 나이인데도 여자아이의 경우 30kg이 넘으면서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거나 남자아이의 경우 45kg이 넘으면서 체모가 생기는 등 2차 성징이 보이면 전문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사를 통해서 성조숙증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성조숙증에 걸리면 또래들보다 신체성장이 빠른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고 친구관계나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겉도는 경우도 많다. 여자아이들의 경우 어린 나이에 일찍 초경을 시작하면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조기폐경이 생길 위험이 높아진다.
성장클리닉전문 한의원 하이키 부산해운대점 심재원 원장은 “아이가 우울해 지거나 살이 찌기 쉬운 가을에는 낮 동안 바깥 활동을 늘리는 것이 좋습니다. 적당한 운동은 성조숙증을 예방하고 정신적, 신체적 만족감을 향상시키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적당량 햇볕은 비타민D가 생성돼 뇌 속의 세로토닌 분비를 활성화시켜 스트레스를 줄이고 칼슘의 체내흡수를 도와 아이의 성장촉진에도 효과적입니다”라고 전했다.
(사진출처: 영화 ‘나에게서 온 편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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