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봉 영화 '스파이' 주연
한국 선원을 납치한 아프리카 테러범들과 인질 석방을 협상 중인 첩보원 철수의 휴대폰이 갑자기 울린다. ‘마누라’라고 찍힌 전화를 받자 “야, 너 왜 전화 안 받아. 전화 안 받으면 죽는다 그랬지”란 고함이 들려온다. 철수는 “나 회의 중이거든”이라며 끊는다.
오는 5일 개봉하는 코믹액션 영화 ‘스파이’(감독 이승준)에서 설경구는 부인에게 쩔쩔매는 스파이 철수 역을 해냈다. 올 들어 관객 500만명 이상을 모은 흥행작 ‘타워’와 ‘감시자들’에서 주연한 그는 1000만 관객을 동원한 ‘해운대’ ‘실미도’ 등을 포함해 지금까지 총 5600만명의 관객 동원 기록을 갖고 있다. 5900만여명인 송강호와 함께 국내 양대 흥행배우에 올라 있다. 2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부산과 대구에서 연 시사회 분위기가 좋습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이 웃더군요. 특히 아줌마들이 좋아합니다. 마누라 역을 맡은 문소리 씨의 억척스러운 연기가 재미를 주거든요. 추석 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영화예요.”
그가 맡은 철수는 할리우드의 세련된 007과는 전혀 다른 한국적인 스파이다. 국정원 요원이 아니라 위탁받은 사설업체 직원이다. 어머니 칠순 잔치에 참석해야 하고, 집안 장손으로 자식을 낳아야 하는 과제(?)도 안고 있다. 그러나 잦은 출장으로 아기를 만들 시간이 없다.
철수는 북한 핵물리학자를 망명시키기 위해 태국으로 출장을 떠나고, 때마침 스튜어디스인 그의 부인도 같은 호텔에 투숙하면서 소동이 벌어진다. 호텔과 사원 등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장면은 태국에서 로케이션 촬영을 했다.
“문소리 씨와는 ‘오아시스’ 이후 10년 만에 다시 만났어요. 당시에는 장애인이란 배역 탓에 문씨가 예민해 제가 조심했었는데 이번에는 서로 편하게 연기했어요. 문씨가 저를 막 대하는 평소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하하.”
그가 이번 영화에 출연한 배경에는 친분이 크게 작용했다. ‘해운대’ 윤제균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맡았기 때문이다. 또한 국내 최고 스타일리스트였던 이명세 감독이 초기 감독으로 내정돼 두말없이 출연했다고 한다. 이후 연출 방향을 놓고 제작진과 이견을 보인 이 감독이 하차하고 이승준 감독이 메가폰을 물려받았다.
“사람을 믿는 게 실패할 확률이 가장 낮더군요. 기억에 좋았던 감독이 출연을 제안해올 때는 책(시나리오)을 좀 보자거나 생각해보겠다는 말을 못 해요. 전화가 직접 오면 바로 수락한 뒤 매니저한테 나중에 알려줍니다. 매니저한테 미안하지요.”
‘실미도’ 때는 강우석 감독이 일방적으로 캐스팅됐다고 통고해왔다고 한다. ‘해운대’ 출연은 윤 감독과의 술자리에서 수락했다. ‘감시자들’의 제작자 이유진 씨와는 전작 ‘그놈 목소리’를 함께했고, ‘타워’의 김지훈 감독은 한양대 연극영화과 후배라는 인연으로 출연하게 됐다.
“‘감시자들’은 깜짝 놀랄 정도로 짜임새 있게 잘 만들었어요. 저는 악역 정우성과 맞대결하는 베테랑 형사 역을 했지요. 큰 고민 없이 영화에 출연했던 것처럼 앞으로는 연기도 즐기면서 좋은 결과물을 냈으면 좋겠습니다. 아직은 부담을 갖고 연기를 하고 있거든요.”
글=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사진=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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