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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과장 & 李대리] 점심 굶고 통장 6개 관리 李대리, 재테크 여왕 아닌 '명품백' 중독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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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굶고 통장 6개 관리 李대리…재테크 여왕 아닌 '명품백' 중독女

고급 수입차 2대 굴리는 金실장…월세 사느니 車 속에서 먹고 자고…

'최강 동안' 朴과장…회사 MT때 가져온 가방엔 이름 생소한 화장품 가득
20대 여직원도 혀 내둘러




대기업에 다니는 A과장은 사내에서 패셔니스타로 통한다. 183㎝의 훤칠한 키에 아무나 소화하기 어려운 스타일의 옷까지 잘 입고 다녀 여직원들을 설레게 하는 꽃미남이다. 30대 중반인데도 웬만한 20대보다 피부가 좋아 사내에선 성별 나이를 불문하고 그를 찾아와 비결을 묻는 사람들이 줄을 잇는다.

최근 2박 3일간의 회사 워크숍에서 그만의 ‘비결’이 공개됐다. 큼직한 가방을 들고 나타난 A과장은 숙소에 들어서자마자 짐을 꺼내기 시작했다. 화장품, 화장품, 화장품, 화장품…. 큰 가방에서 서로 다른 종류의 화장품 9개가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본 여직원들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스크팩과 오이는 물론 위아래 색상을 맞춘 추리닝을 세 벌이나 꺼내놓는 게 아닌가.

같은 부서에서 일하는 여직원 C대리는 “평소 자기관리를 열심히 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며 “여자인 나도 안 쓰는 종류의 화장품까지 갖고 있는 것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혀를 내둘렀다.

최근 직장 내에서 자기관리를 열심히 하고 남다른 패션 감각과 뛰어난 외모를 자랑하는 신세대층이 늘고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고 했다. 도가 지나쳐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직장인도 적지 않다.

○명품만 있으면 굶어도 좋다?

중견그룹에 다니는 20대 후반의 H대리(여). 평소 얌전하고 검소한 것으로 알려진 그는 젊은 나이에도 6개의 저축 통장을 갖고 있어 ‘재테크의 여왕’으로 불린다. 몇만원 수당이 나오는 날에도 바로 은행으로 달려가 입금한 후 자리로 돌아와서는 통장 잔액을 인터넷에 기록해 둘 정도로 꼼꼼하다. 동료와 다 같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도 6000원이 넘는 메뉴를 고르는 법이 없다. “이번 달 저축액 목표를 채우지 못해 돈을 아껴야 한다”며 굶는 날도 더러 있다. 다들 H대리가 이토록 저축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를 궁금해했지만 누구도 시원한 답변을 듣지는 못했다. 평소 옷차림과 행동을 토대로 가정형편이 어렵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만 할 뿐이었다.

하지만 미스터리가 풀리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점심시간에 흐뭇한 표정을 지으며 통장을 정리하던 H대리가 갑작스러운 부장의 호출에 자리를 비운 사이, 옆자리에 앉은 K과장이 통장을 들춰보면서 모두의 궁금증이 ‘허탈하게’ 해결됐다. 몇천원 또는 몇만원 단위로 입금된 내역을 살펴보던 K과장의 눈에 맨 마지막 장에 쓰여 있는 ‘XXX백, 기다려. 언니가 금방 데리러 갈게’라는 글귀가 들어왔다.

빵 터진 K과장은 다른 장도 유심히 들여다봤다. 브랜드와 상품 종류만 다를 뿐, 역시 비슷한 내용의 문구가 쓰여 있었다. 겉모습과는 달리 H대리가 사실은 명품 중독녀였던 것이다. K과장은 “옆에서 돈 쓰는 걸 보면 안쓰러울 때가 많아 밥이나 커피도 많이 사줬다”며 “그렇게 저축에 집착한 이유가 명품 때문이었다는 걸 알고 나서부터는 100원 쓰는 것도 아까워 같이 밥도, 차도 안 마신다”고 씁쓸해했다.

○집은 없어도 차는 폼나게

대기업 S상사에 다니는 김 실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자동차 마니아다. 사무실 책상 속 액자에 고급 수입차 사진이 즐비하고 틈날 때마다 해외 유명 자동차 사이트를 들여다본다.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고급 브랜드 수입차도 두 대나 된다. 평소 옷도 세련되게 입고 값비싼 시계를 차고 다녀 직원들은 그가 분명 부잣집 외동아들일 것으로 생각했다.

김 실장의 실체가 드러난 건 출장길에서였다. 그와 지방 출장을 같이 가게 된 여자 후배 B대리는 그가 소유한 고급 수입 세단을 보고 입이 쩍 벌어졌다. 기대에 한껏 부풀어 김 실장의 차량에 올라탄 B대리는 순간 자신의 눈을 의심해야 했다. 신고 벗어 놓은 양말과 와이셔츠, 담요 베개 등이 눈에 들어오는 게 아닌가. 자세히 보니 뒷좌석 구석에는 버너도 있었다.

“실장님, 요즘 집에 자주 못 들어가셨나 봐요.” B대리의 물음에 김 실장은 뜻밖에 답변을 했다. “집에 매일 들어가지. 이 차가 내 집인데.” 이어지는 김 실장의 설명에 B대리는 그에 대한 환상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됐다. “갈수록 오르는 월세를 보면서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군. 이럴 바엔 차라리 내 집처럼 살 수 있는 좋은 차를 사는 게 낫겠다 싶어서 보증금 빼서 차 두 대에 다 쏟아부었지.”

○명품 마니아의 굴욕 사건

화장품 회사 홍보부서에서 일하는 Y대리는 모두가 인정하는 패셔니스타다. 굽이 13㎝나 되는 킬힐에 아슬아슬하게 짧은 길이의 초미니 스커트, 쇄골이 훤히 드러나는 블라우스를 입고 다니는 그녀는 명품 애호가이기도 하다.

몇 달 치 월급을 모아 명품 가방을 장만한 뒤 동료들에게 자랑하는 게 취미인 Y대리는 올 3월 입사한 신입사원 D씨(여)가 영 탐탁지 않다. 미인형 얼굴이지만 꾸미는 데는 ‘젬병’이어서다.

보다 못한 Y대리는 다른 직원들이 모두 있는 자리에서 큰 목소리로 D씨에게 돌직구를 날렸다. “오늘 입은 옷은 도대체 언제 산 거야? 명색이 화장품 회사에 다니는데 싼 것만 찾지 말고 자신한테 투자 좀 해. 월급쟁이가 저축해봐야 얼마나 모은다고….”

그로부터 며칠 후. 회사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후줄근해 보이기만 하던 D씨가 유명 패션그룹 E사 오너의 외동딸이라는 소문이었다. D씨가 퇴근 후 회사에서 떨어진 주차장에서 1억원이 훌쩍 넘는 수입차를 타는 장면을 봤다는 직원들도 나왔다.

소문을 들은 Y대리는 팀장에게 달려가 소문이 진짜냐고 물었다. 그는 팀장의 답변을 듣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하도 부탁을 해서 아무 말 못했지. 소문이 맞아. 잘 사는 티도 전혀 안 내고 일부러 더 수수하게 하고 다니는 게 예뻐 보이기도 해서 비밀 지켜줬지.” 이날 이후로 Y대리는 패션이나 쇼핑 얘기가 나오면 입을 꾹 다물거나 슬쩍 자리를 피한다.

김병근/박신영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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