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홈쇼핑 허민영 PD·이진희 MD·김아라 쇼호스트 김아라
1분당 매출 5000만원 올리고 휴대폰 신상품 론칭 1등
입사 직후 쇼호스트 2등
롯데홈쇼핑 창사 이래 최대 매출로 ‘기네스’에 오른 허민영 프로듀서(PD·32). 롯데그룹 최초 여군장교 출신의 이진희 상품기획자(MD·28). 쇼호스트 학원 문 앞에도 안 갔지만 지금은 서로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김아라 쇼호스트(27).
홈쇼핑 핵심 직무인 상품기획, 방송기획, 상품해설은 겉모습은 화려한 백조같아 보이지만 끊임없는 노력이 필요한 분야다. “높은 힐을 신고 우아하게 커피 한잔 하는 모습은 TV드라마일 뿐이죠. 겉은 화려해 보일지 모르지만 머릿속으로 좀 더 쉬운 용어와 소비자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 있는 방법, 소비자의 콜을 받아내는 방법 등을 방송이 끝날 때까지 생각해야 해요”(이진희 MD)
롯데홈쇼핑 ‘신세대 전설의 3인방’에게 입사 과정과 그들의 일에 대해 들어봤다.
○롯데그룹 첫 여군장교 출신의 MD
여군학사 52기 출신의 이진희 MD. 이씨의 군부대 첫 보직은 보급중대 저장소대장이었다. 보급은 일반 회사로 치면 군인 생활필수품의 유통업무에 해당한다. “창고 안의 여러 수리 부속과 장비를 저장하고 관리, 인출하는 일이었어요. 군생활에서 유통을 경험한 거죠.” 군에서 유통을 배운 이씨는 전역 후에도 관련 일을 하고 싶었다. “고객불만 처리와 응대는 모두 군에서 배운 것이랄 수 있어요.”
이 MD는 올 상반기 휴대폰 신상품 18종을 론칭해 1등을 차지했다. 소비자에게 잘 팔릴 상품을 기획하는 사람인 MD에게 필요한 역량은 뭘까. 이씨는 대학 시절 많은 경험을 해볼 것을 주문했다. “본부장께서 항상 말씀하세요. ‘기술은 가르치면 되지만 사람을 아우르는 능력과 경험은 가르칠 수 없다’고요. 요즘 학원에서 인간관계 기술도 가르친다고 하는데 MD아카데미에서 지식은 쌓을 수 있겠지만 나만의 경험은 누구도 흉내낼 수 없잖아요. 사람을 많이 만나고 얘기도 들어보고, 더 많은 경험을 해봤으면 좋겠어요.”
3년 군생활 동안 스펙 하나 쌓은 게 없었기에 취업을 앞두고 너무 막연했다는 이씨는 막상 입사해 보니 회사가 원하는 인재는 스펙보다 열정이라고 말했다. “상품을 직접 주문해보고 받아보는 경로, 배송메시지 내용, 주문~배송 기간, 실제로 교환·반품이 되는지 알아보세요. 아마 면접 때 큰 도움이 될 겁니다.”
○롯데홈쇼핑 매출 ‘기네스’ 오른 PD
지난 6월13일. 제습기 방송 65분간 23억원의 매출을 올린 허민영 PD. 분당 5000만원의 고객 콜을 받으며 롯데홈쇼핑 개국 이래 최대 매출을 올린 허 PD는 입사 6년차다. 기네스에 오른 비결을 묻자 그는 “MD·쇼호스트의 실력, 노력, 운 이렇게 삼박자 덕”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 GS홈쇼핑과 같은 시간대에 제습기 방송을 했지만 경쟁하려 하기보다 친절한 제품 설명으로 고객의 선택을 기다린 게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처음 론칭할 때부터 호흡을 맞춘 MD·쇼호스트와 함께 상품방송을 준비했어요. 3개월 전부터 제조사인 위닉스 본사 견학을 하면서 작년 방송을 모니터했죠. GS홈쇼핑 최고 쇼호스트와 PD가 맞붙었지만 우리 상품이 무조건 더 좋다고 방송하진 않았어요. 대신 상품의 기본부터 열심히 팠어요. 40분간 최대한 친절하게 제품을 설명했죠. 이것이 적중했던 것 같아요.”
대학에서 중문·영문학을 공부한 허 PD는 ‘스펙도 안 좋은데’라는 생각으로 지레 겁먹지 말 것을 조언했다. 대학생활 중 11개 동아리활동을 하면서 3개 동아리 회장을 맡았던 그는 교환학생에 떨어질 정도로 학점은 안 좋았다고 말했다. “대학 4학년 때 불교방송에서 라디오PD를 한 게 제 방송스펙의 전부였어요. 현재 6개 홈쇼핑 회사에 200여명의 PD가 있는데 이들의 입사를 운으로만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아요. 저는 스펙은 화려하지 않지만 면접관 질문에 신나게 얘기할 수 있었어요. 즐겁게 살았고 이 회사에서 열심히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면 자기소개서를 통해 인사담당자를 움직이고 면접관을 움직일 거예요. 즐거웠던 25년을 연결고리로 만들면 됩니다.”
○학원 한번 안 다닌 쇼호스트
지금은 동료들이 서로 함께 일하고 싶다는 김아라 쇼호스트지만 어릴 때는 항상 열등감에 시달린 소녀였다. “초등학교 6학년 때 전교어린이 회장 선거에서 부회장이 된 게 제 인생을 바꿨어요. 저는 항상 동생보다 못했어요. 동요·합창대회에 나가도 자꾸 떨어졌지요. 부모님까지 ‘넌 안돼’라며 말렸지만 나가야 될 것 같았어요. 사람마다 느낌이 있어요. 그 느낌이 처음엔 아주 작아요. 작은 햇살을 믿고 조금씩 도전하다보면 새싹이 점점 커지는 거죠. 그때부터 전 열등감에 맞서 도전하고 또 도전했어요. 지금도 어려운 과제가 주어지면 도전합니다.”
2008년 2월 쇼호스트로 입사한 김씨는 바로 그 다음달 여행상품으로 담당 PD·MD와 함께 ‘3월의 전설’에 2등(매출 순위)으로 이름을 올렸다. “시대가 변하고 있어요. 자신만의 것을 보여줘야 해요. 학원에서 가르치는 것만 배우면 아무도 반기지 않아요. 다만 쇼호스트는 말을 유창하게 해야 하기에 많이 연습했죠. 신문을 계속 소리내어 읽었어요. 첫 기사부터 끝까지 읽다보면 처음엔 틀리지만, 어느 순간 한번도 안 틀리고 읽게 되지요.”
쇼호스트를 꿈꾸는 후배들에게는 몇 가지 각오를 하고 지원할 것을 당부했다. “1주일, 아니 당장 내일 개인적인 약속을 못 잡아요. 항상 친구들이 제 스케줄만 기다릴 정도죠. 첫방송이 새벽 5시, 늦으면 다음날 새벽 2시입니다. 새벽 3시에 퇴근할 때도 많아요. 건강관리를 비롯한 자기관리를 잘할 수 있어야 해요. 일하면서 받는 스트레스는 고객의 상품 콜이 바로 눈앞에 뜬다는 거예요. 열심히 상품설명을 해도 콜반응이 없으면 ‘멘탈붕괴’에 빠질 정도죠. 감정컨트롤을 잘해야 합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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