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장소 놓고 의견 조율
납북자 문제 해결 제시에 北측 별다른 반응 없어
남북한은 23일 판문점 우리 측 지역인 ‘평화의 집’에서 적십자 실무 접촉을 갖고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의 대면 및 화상 상봉행사를 개최한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양측은 이날 회의 기조발언에서 이산가족의 대면 및 화상 상봉에 대한 입장을 교환한 뒤 수석대표 회담을 이어갔다. 정부 당국자는 “기본적으로 남북이 이산가족 대면·화상 상봉을 하자는 데는 의견이 같다”며 “상봉의 시기·규모·장소에 대해 양측이 생각하는 안이 모두 다르고 협의를 통해 조금씩 이견을 좁혔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접촉에서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적 해결을 위해 상봉 정례화, 생사·주소 확인, 생사가 확인된 이산가족의 서신 교환, 국군포로·납북자 문제 해결을 위한 생사·주소 확인 등과 관련된 방안을 추가로 북측에 제시했다. 이에 대해 북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실무접촉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양측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앞서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를 통해 마련된 대화기류를 이어가자는 덕담을 주고받았다.
북측 수석대표인 박용일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회 중앙위원은 모두발언에서 “북남 관계의 좋은 분위기를 마련해 나가는데 우리가 오늘 이번 실무회담을 통해서 그야말로 밑거름이 되게, 동력이 되게 그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잘 운영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 측 수석대표인 이덕행 대한적십자사 실행위원은 “오늘 처서라 그러는데 더위가 물러가는 날이다. 비도 왔고 시원하다”며 “오늘 회담에서 남북 이산가족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도록 좋은 결과를 내자”고 화답했다.
박 수석대표는 “얼마 전에 귀측에서 우리한테 통지한데 의하면 지금 현재 북남 관계가 상당히 실타래처럼 얽혔다는 말씀도 있었다”며 “북과 남이 모처럼 마주앉아서 개성공업지구 정상화를 위한 합의를 성과적으로 타결하고 구체적인 사업도 지금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 우리 적십자 실무회담이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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