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서 손가락 제스처 의미는?
보시라이 전 충칭시 서기가 이틀째 자신에 대한 부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에 따라 그의 재판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23일 산둥성 지난시 중급법원에서 이틀째 계속된 재판에서 보 전 서기는 “쉬밍 다롄스더그룹 이사장이 자신의 부인과 아들에게 금품 공세를 편 사실을 알지 못한다”며 “구카이라이 등 관련자들의 증언은 99% 허구”라고 주장했다.
보 전 서기의 부인 구카이라이는 이날 재판에서 영상 증언을 통해 “쉬밍이 2002년에 우리 가족을 위해 프랑스에 1624만위안(약 30억원)짜리 별장을 구입해줬고 수시로 기차 표와 비행기 표를 제공했다”며 “이런 사실은 당연히 보시라이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카이라이는 또 “쉬밍과는 20년을 알고 지낸 친한 사이이고 그가 아들 보과과에게 전기 자동차를 선물하기도 했다”며 “보시라이는 쉬밍이 다롄의 완다 축구단을 인수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보 전 서기는 전날 공판에서 쉬밍과는 친한 사이가 아니라며 이 같은 혐의를 부인했었다. 그는 검찰이 프랑스 별장 사진을 증거로 제시하자 “처음 본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다.
이날 공개된 영상에서 구카이라이는 짧은 머리에 반팔 티셔츠를 입고 있었으며 비교적 건강한 모습이었다. 또 “지금 진술이 강압적으로 이뤄진 것이냐”는 상대방의 질문에 웃으며 “그렇지 않다”고 답하는 등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이 영상은 지난 10일 녹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재판 과정에서 보 전 서기의 특이한 손동작(사진)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중국 당국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보 전 서기는 피고인석에 서서 왼손 엄지와 검지를 붙여 동그라미 모양을 만들고 나머지 손가락 세 개는 곧게 편 제스처를 취했다. 이 손동작은 미국에서 숫자 ‘3’이나 ‘OK’를 뜻한다. WSJ는 이 장면과 관련, 아들 보과과에게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보과과의 사법처리 여부나 자신에 대한 판결과 관련해 당국과 모종의 합의가 있었다는 것을 전달하려 했다는 해석이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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