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 측이 미납 추징금 중 일부를 자진 납부할 뜻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검찰이 “최소 1600억원 이상 환수가 목표”라고 선을 그었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특별환수팀(팀장 김형준 외사부장)은 16일 “미납 추징금 전액 환수가 수사의 목표이고, 자진 납부 규모에 대해 전 전 대통령 측과 조율할 상황이 아니다”며 이렇게 밝혔다.
지난주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창석 씨와 조카 이재홍 씨에 대한 소환이 이뤄지면서 전 전 대통령 일가는 추징금 납부와 관련한 긴급 가족 회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전 전 대통령 측 변호를 맡고 있는 정주교 변호사는 지난 14일 오후 검찰을 찾아가 “추징금 중 일부를 자진 납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에 대해 “최소 1000억원은 돼야 하지 않겠느냐”고 답한 것으로 일부 언론에 보도되면서 모종의 협상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은 이날 협상설을 부정하며 자진 납부 여부나 금액에 관계 없이 수사의 고삐를 강하게 죄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1600억원을 목표로 할 뿐 그 아래 금액에 대한 협상은 수사팀에 의미가 없다”며 “납부 의사가 있으면 본인들이 직접 국민에게 공표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우에 따라 정상 참작의 여지는 있을 수 있지만 (범죄 혐의 등) 수사 과정에서 나온 것을 묻을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구속 영장을 청구한 이창석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19일 열린다. 검찰은 이씨의 구속영장에 경기 오산시 땅을 1000억원대에 거래하면서 약 130억원의 세금을 포탈하고 65억원대 허위 계약서를 작성한 혐의 등을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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