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많이 쓰이는 메모리반도체인 낸드플래시 가격이 뚝뚝 떨어지고 있다. 중국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메모리 시장이 조정에 들어간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낸드 가격이 하락하자 한때 오름세를 보였던 PC용 D램 값도 정체 상태로 돌아섰다.
대만 시장조사업체인 D램익스체인지는 16일 시장 주력 제품인 64기가비트(Gb) 낸드플래시 고정거래가격을 4.69달러로 고시했다. 고정거래가는 반도체 제조업체가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에 장기간 대량 공급하는 가격을 말한다. 매달 두 차례에 걸쳐 발표된다.
8월 전반기 고정거래가는 보름 전인 7월 후반기 대비 6.6% 하락했다. 연고점인 한 달 전에 비해선 15%나 떨어졌다. 32Gb 낸드 값도 보름 전에 비해 6%가량 내린 3.16달러를 기록했다.
PC용 D램값은 한 달째 보합세를 유지했다. 2Gb D램의 8월 전반기 고정거래가는 1.58달러로 1개월 전과 같았다. 최근 들어 PC용 D램과 낸드 값은 반대로 움직였다. 메모리반도체 업계가 공급자 중심의 시장으로 바뀌면서 D램과 낸드 공급이 한꺼번에 늘어나는 일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메모리 업체들이 PC용 D램 대신 모바일 D램 공급을 늘린 것도 반사이익의 요인이었다. 결과적으로 PC 시장 위축으로 D램 수요가 늘지 않아도 올 들어 PC용 D램 값은 계속 상승세를 탔다.
강세를 보이던 낸드와 D램 값이 한꺼번에 꺾인 것은 공급이 아니라 수요 측면 요인이라는 분석이 많다. 메모리 수요 증가를 이끌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이 주춤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시장 조사업체들은 올해 중국 내 스마트폰 판매량을 당초 4억대로 예상했으나 최근 들어 10% 이상 하향조정하고 있다. 7월 이후 중국 내 TV 판매량도 1년 전보다 25% 이상 줄었다.
반론도 있다. 3분기 이후 스마트폰 신제품이 줄줄이 나와 스마트폰 판매량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호재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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