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금호산업은 상장 건설회사다. 상장사가 연말 결산 때 전액 자본잠식 상태에 빠지면 상장폐지 요건이 된다. 50% 이상 자본잠식이 되더라도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지난 3월 말 금호산업의 자본잠식률은 49%, 6월 말에는 89%였다. 이대로 두면 올 연말 자본잠식률이 108%까지 올라 상장폐지 요건에 이를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그룹의 순환출자를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경영 정상화 방안이 추진된다.
○상장폐지 요건 피한다
채권단이 아시아나항공의 금호산업 기업어음(CP) 790억원을 출자전환할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상장폐지나 관리종목 지정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상장폐지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면 금호산업은 물론 채권단도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건설사의 속성상 신규 사업을 수주해야 회사가 지속적으로 운영되는데, 관리종목으로만 지정돼도 신용등급이 떨어지고 수주 가능성은 대폭 낮아진다. 상장이 폐지될 경우 기존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나중에 투자금을 회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아진다.
채권단이 들고 있는 금호산업의 무담보채권 508억원을 출자전환하면 연말 자본잠식률은 72.5%로 소폭 개선된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보유 CP에 대한 출자전환까지 이뤄지면 자본잠식률은 24.2%로 더 떨어진다. 이후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간 상호출자 관계를 해소하기 위해 이 지분을 금호터미널에 넘기면 순환출자가 된다.
○순환출자로 채권단 지배력 강화
채권단은 이런 과정을 거쳐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 경우 현재 최대주주(6월 말 기준 76.9%)인 채권단의 지배력을 더 강화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금호산업 CP를 출자전환할 경우 채권단 지분율은 69.7%로 줄지만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지분율도 14.2%에서 10.6%로 감소한다. 아시아나항공의 CP 출자전환 시 금호산업에 대한 지분율은 13.0%다. 이 지분은 나중에 박 회장이 경영 정상화를 달성하면 우선매수권 등을 통해 그룹 경영권을 갖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박 회장이 경영에 실패하면 채권단이 기존 보유지분과 함께 묶어 팔아버릴 수도 있다. 채권단의 실질적인 영향력이 훨씬 높아지는 셈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사이의 상호출자를 해소하기 위해 제3자에게 지분을 넘길 수도 있지만 이 경우 채권단의 영향력이 희석된다”며 “손자회사인 금호터미널에 넘기면 채권단의 영향력도 극대화하고 박 회장도 경영권 확보 기회를 갖기 때문에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채권단은 당초 아시아나항공 매각,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한 인수합병(M&A) 방안 등도 검토했지만, 정부가 구조조정 기업에 대해 예외적으로 신규 순환출자를 허용하기로 하면서 순환출자 구조를 짜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채권단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을 팔기에는 최근 시장 여건이 좋지 않다”고 했다.
○박삼구 회장의 ‘마지막 기회’
채권단은 금호산업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것 외에 박 회장을 금호산업 등기이사로 선임하는 방안을 경영 정상화 방안에 포함시켰다. 박 회장은 그동안 특별한 지배지분 없이 채권단의 ‘암묵적인 동의’ 아래 금호산업 경영권을 행사해 왔다. 채권단 관계자는 “경영권을 행사하면서도 경영 실패에 대한 책임은 지지 않는 불합리한 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등기이사 지위를 부여하고 경영이 다시 악화하면 경영권을 박탈할 뿐만 아니라 보유 지분을 모두 제3자에게 매각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며 “당근과 채찍을 같이 주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박 회장 측은 ‘경영 정상화에 실패하면 지분을 모두 포기하겠다’는 데 동의했다. 만약 정상화에 성공하면 주식우선매수청구권 등 인센티브가 있기 때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책임 경영을 통해 경영권을 회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번 경영 정상화 방안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 같은 경영 정상화 방안에 동의하는지 여부를 이달 중 채권단에 정식으로 물어 내달 중순까지 답변을 받을 예정이다. 채권단 75%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이상은/서욱진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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