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직업군 별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각계 리더들의 학창시절 공부방법을 공유하는 시리즈입니다.
이번 회에는 이민희 아이앤컴바인 대표(27)를 만나봤습니다. 이 대표는 삼성테스코에 입사했지만 창업을 결심하고 퇴사해 2011년 6월 수학스터디 서비스 '바풀(바로풀기)'을 출시했습니다. 서울대 출신 20대 당찬 여성의 학창시절 공부방법을 비교적 구체적으로 들어보실 수 있습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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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성적은 어땠나
A : 초등학교 때는 미술이나 체육이 ‘우’ 가 나올 때가 많았고 그 외는 대부분 올 수 였다. 초등학교 때 공부 못했다는 사람은 없을 듯 하지만.. 똑순이라고 많이 불렸다. 중학교 1학년 때는 신화라는 가수를 너무 좋아해서 신화창조 팬클럽 활동을 했는데 사춘기 시기와 맞물리면서 공부를 조금 소홀히 했다. 반에서 5~10등 사이로 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중학교 2학년 때 전교 3등 안에 들면 휴대폰을 사주겠다는 엄마의 제안에 지금 생각해보면 고3 때보다 더 열심히 공부했었다. 그 결과 전교 2등을 했다. 최상위권으로 올라가보니 누군가에게 인정과 칭찬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고 그 후로 팬클럽 활동을 멈추고 공부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그 후로는 전교 10등 안으로는 항상 들었었다.
특목고를 가려면 수학, 과학, 영어와 같이 특정 과목을 매우 잘해야한다고 했지만 나는 뛰어나게 잘하는 편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입시 준비를 할 엄두가 나지 않았고 부모님과 떨어져 살고 싶지도 않았기에 집 근처의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고등학교 때 성적도 내신으로는 전교 5등 안팎으로 했었다. 1등을 한번도 놓친 적이 엎었다는 신화같은 전적은 없지만 2~3명의 친구들과 사이좋게 번갈아가면서 1등을 했다. 모의고사 성적은 내신보다 다소 낮아서 고민이 많았었다. 특히 수학이 1~3등급까지 들쑥날쑥 하는 편이었다.
Q : 학창시절 꼭 지켰던 공부방법이 있다면?
1) 내가 찾아볼 수 있는 정보는 모두 찾아 교과서에 정리해놓았다.
국어시간에 배운 문학작품 하나에 대해서도 선생님의 설명+참고서 최소 3권+인터넷 검색 결과를 다 보고 정리하여 나의 언어로 교과서에 모아놨다.
특히 국사책의 경우 다른 친구들의 책보다 2배 정도 두꺼웠었다.
2) 유사한 문제는 빨리 넘긴다.
참고서를 많이 구매하면 그만큼 문제도 많다. 하지만 그 문제들을 다 풀지는 않았다. 수학의 경우 집합 단원만 봐도 문제집은 달라도 거의 70~80% 문제는 숫자만 다를 뿐 유형이 유사하다. 그래서 개념서에 있는 문제들을 2번정도 꼼꼼하게 풀고 다른 책들은 풀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문제들만 골라서 풀어봤다. 물론 어떤 문제인지는 읽어봐야 풀어봤던 문제인지 아닌지 알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문제들을 읽었다. 수학은 무조건 연필을 굴려 풀지 않고 눈으로 먼저 읽고 충분히 이해한 후 풀이를 했다.
3)보기와 조건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디테일이 놓치면 최상위권이 될 수 없다.
사회과목의 객관식 문제에는 5개의 보기가 있다. 문제는 똑같아도 보기가 다른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보기 내용을 하나하나 보고 정확히 확인했다. 틀렸을 경우 왜 틀렸는지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관련 내용을 다 찾아봤다.
수학의 경우 문제 끝에 괄호안에 들어있는 조건들이 매우 중요하다.
(a는 실수) 와 같이 실수, 정수, 자연수 등 수 체계의 구조를 모르면 보기에 정답이 없는 경우가 생기는 문제들이 많다.
4) 목차와 개념을 보는데 가장 많은 시간을 들였다.
새로운 단원에 들어가면 그 단원에서 배우고자 하는 핵심 목표 뿐 아니라 s내가 배워야하는 전체 목차 중 어떤 부분에 해당하고, 어디에 위치해있는지, 왜 그 내용을 지금 배워야하는지를 파악하려고 노력했다. 목차 페이지는 복사를 해놓고 한 단원이 끝나면 그 단원에 대한 간략한 정리를 적어뒀다. 이 것은 수능형 공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단순 지식 암기가 아닌 전체적인 흐름과 구조를 볼 수 있어 응용력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5) 최대한 정확히 알기 위해 선생님을 귀찮게 했다.
답지를 보고 80% 이해가 가고 20%는 대충 넘겨짚었을 때 이해가 가는 정도였다면 그 20%를 확실히 이해가 갈 수 있도록 다시 생각해보고 선생님에게 질문을 많이 했다. 스스로 왜? 라는 질문을 하고 친구에게 가르쳐준다는 생각으로 답을 해봤는데 그 대답이 정확하지 않으면 정확해질 때까지 알아봤다. 특히 수학 선생님에게 많이 찾아갔었는데 질문하기 부끄러웠던 적도 많이 있었다.
Q : 평소 부모님의 공부 시키는 방법은 어땠나
A : 공부 하라는 말을 한 적은 거의 없는 것 같다. 내가 알아서 잘 했기 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오기로 공부를 더 하게 만드신 것 같다. 전교 1등을 해도 “대학 가는 거 봐야 진짜 잘한 것이었는지 평가할 수 있다”고 하셨다. (서울대에 입학하고 난 후 장학금을 받아도 “졸업 후에 취직을 해봐야 잘한거라고 평가할 수 있다”라며 끝이 없었다. 창업을 해서 회사를 키워가고 있는 지금도 엄마의 다음 목표는 끝이 없다) 나는 그 말씀에 반대를 하지 않았다. 지극한 사실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왠만한 것은 내가 원하는 대로 거의 다 지원을 해주시고 의견을 수렴해주었다. 대신 그로 인한 책임감이 매우 커질 수 있었던 것 같다.
Q : 학원을 다닌 시기와 종류는?
A : 초등학교 때는 외국인 선생님이 가르치는 영어회화전문 학원과 요즘의 공부방 형태의 속셈학원을 다녔었다. 학교 수업의 보충 보다는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에 재밌게 다녔던 것 같다. 그 이 후 중3 때 공부잘하는 친구들이 많이 다니고 있었던 종합입시학원에 등록하고 고등학교 과정 선수 학습을 했다. 혼자 공부할 때는 여러 가지 정보들을 혼자 모으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던 반면 학원에서는 방대한 기출문제 및 자료, 설명들을 잘 정리해서 주었다는 점에서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선행학습에도 도움이 되었다. 고등학교 때는 1학년 때 영어 그룹과외를 한 학기 정도 받으며 영자신문읽기나 고급영문법을 배웠다. 그리고 1학년 때부터 3학년 1학기 때까지 꾸준히 논술학원을 다녔었다. 논술학원에서는 매 주 토요일마다 다양한 시사문제, 철학, 윤리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의를 듣고 글을 쓰고 토론하며 첨삭을 받는 형태로 진행을 했는데 학교보다 더 재밌어했다.
Q : 특별히 수학을 잘하는 비결이 있다면?
A : 나는 수학을 뛰어나게 잘 하지는 못한다. 그저 학교에서 배우는 정도의 개념과 수능 문제를 풀이할 정도인데 (딱 고등교육 과정에서 기대하는 수준) 비결은 솔직하게 공부하는 것이다. 모르면 모른다고 인정하고 나의 좋지 않은 두뇌를 솔직히 인정했다. 어려운 말을 쓰기 싫어했고 나만의 언어로 개념을 정리하기도 했다. 그 예로 내가 고등학생일 때 중학생이었던 동생에게 배운 수학 개념을 설명해보고 동생이 이해하는지를 체크해봤다. 설명을 하는 동시에 내가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를 평가했다.
그리고 응용문제나 복합개념 문제의 경우 문제를 많이 풀었던 편은 아니지만 한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는데 답을 낼 때까지 시간의 50% 정도 쓰고 생각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Q : 수포자(수학 포기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
A : 머리가 좋은 사람도 수학 개념이 부족하면 문제를 틀릴 수 밖에 없다.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려면 스스로에게 솔직해져야한다. 남들이 이해하니까 나도 이해되는 척 하고, 1%라도 내 상상대로 넘겨짚으면 안 된다. 고등학교에서 배우는 수학은 단순명료하게 떨어지는 기본적인 규칙과 약속 수준인데 무조건 어렵다고 생각하지 말고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길 바란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 하나의 개념만이라도 정확히 이해해보라. 수능에서 그 개념을 물어보는 1문제 이상은 정확히 맞출 수 있을 것이다. 수학 뿐만 아니라 무언가를 포기하는 순간 선택의 폭은 좁아진다. 다른 과목의 성적도 낮다면 수학은 더욱더 포기하면 안 된다. 고 2인데 중 2 개념이 막힐 때 두려워하지 말고 질문하라. 바풀이 도와줄 것이다.
Q : 대학교 때 전공을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나
A : 사실 전공을 먼저 택하기 보다 학교를 먼저 선택했다. 학과는 경영학과를 가고 싶었지만 지방 소재의 고등학교에서 서울대 경영학과를 지원하는 것은 리스크가 매우 컸다. 지금 생각해보면 과감하지 못했던 것 같다.(지원해도 충분히 합격했었을 것 같다.ㅎㅎ) 바로 1학년 선배 중에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에 진행했던 선배가 있었고 전공에 대한 정보나 생활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래서 처음으로 알게 되었던 전공이었는데 매력적인 실용학문으로 느껴져 지원서를 내게 된 것이다. 입학 후에도 선택의 갈림길이 있었는데 소비자학과 아동가족학 중 선택을 해야했다. 그 중 나는 아동가족학을 선택했는데 그 이유는 당시 교육과 키즈 산업에 관심이 매우 컸고 이 분야의 전공자들이 주로 사업을 하지 않는다는 점도 내가 튈 수 있겠다는 생각에 도전의식을 불태웠었기 때문이었다.
Q : 창업을 결심하게 된 과정은
A : 아동가족학과 전공생이었지만 교육학과, 경영학과 수업들을 골고루 들으면서 어린이 경제 교육이라는 분야에 관심이 생겼다. 교육 프로그램 구성법, 아이들의 발달 과업, 경제 구조에 대한 배움이 합쳐진 것이었다. 그래서 6개월 동안 동아리(부자동아리)에서 프로젝트팀을 만들어 놀이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봉사활동의 개념으로 구청에서 실제 교육을 진행해보기도 하고 프로그램을 발전시켜갔다. 이 활동이 점점 많아지고 영업도 하게 되면서 나는 전문 강사 수준이 되었다. 그래서 이 콘텐츠를 기반으로 대학교 4학년 때 창업을 처음 시작하였다. 하지만 이 사업은 오프라인 기반으로서 확장력이 크지 않았다. 나는 세상에 더 큰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전세계인들에게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고민한 결과 누구나 질문하고 답변하며 지식을 나눌 수 있는 Q&A 플랫폼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Q : 바로풀기 어플을 소개해달라
A : 특히 한국사람들에게 질문은 매우 어렵다. 반면 온라인을 이용한 소통은 매우 활발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통은 text 기반으로 이뤄진다. 바풀은 누구든지 질문을 할 수 있고 text로 표현하기 힘든 것들을 사진과 동영상, 노트(tablet)를 통해 어떠한 제약 없이 쉽고 빠르게 표현할 수 있다. 현재는 수학을 주제로한 버티컬 SNS로서 ‘수학 바로풀기’라는 이름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수학이라는 핵심 주제 범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의 퀄리티도 매우 높다. 누군가가 오답을 하더라도 댓글을 통해 수정되고 현재까지 바풀에 쌓인 10만개의 질문과 8만개의 답변 중 오답률은 0.01% 정도이다. 매 월 800개 이상의 수학 질문들이 평균 30분 이내에 풀리고 (네이버 지식인 보다 2배가 많은 숫자다.)있다. 올 9월에 출시되는 바풀 2.0 버전에서는 맞춤 문제 추천과 친구 추천 기능도 제공될 예정이다.
바풀은 한마디로 내 손안에 무료 과외 선생님이다.
Q : 앞으로 계획은?
A :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바풀에서 질문하고 답하며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도록 해외 진출과 주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국내에도 바풀을 몰라서 활용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내년까지는 국내 시장을 중심으로 홍보할 것이다. 기능적으로는 보다 정확한 문제와 콘텐츠를 추천하여 이용자들의 실력이 향상될 수 있도록 하고 SNS 로서의 기능을 다할 수 있도록 개발해나갈 것이다.
키즈맘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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