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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돈키호테' 바티스타의 끝없는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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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산 1년만에 343억→2억달러
사기 혐의로 피소 … 감옥 갈 위기



“바티스타는 결국 원자재 붐과 정·관계 로비에만 기댔던 허상에 불과했나.”

한때 브라질 최고 재벌로 군림했지만 지금은 투자자들의 소송에 휘말린 에이케 바티스타 EBX그룹 회장(56·사진)에게 악평이 쏟아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지난해 3월 343억달러였던 그의 재산은 현재 2억달러뿐이다.

바티스타 회장이 궁지에 몰린 이유는 EBX그룹의 대표자회사인 OGX(석유 부문)와 LLX(물류 부문)에서 성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티스타 회장은 2007년부터 OGX를 통해 브라질 내 유전 3곳을 개발해 왔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2020년이면 이들 유전에서 하루에 140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수 있다”고 호언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바티스타 회장은 돌연 유전 개발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생산성이 없다”고 실토한 것이다. OGX 지분을 보유한 개인 투자자 60여명은 현재 “바티스타 회장이 유전 개발 중단을 선언하기 2주일 전 자신의 주식 일부를 내다 팔았다”고 주장하며 바티스타 회장을 내부자 거래 및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자수성가한 기업인’이란 이미지를 심으려던 행보 또한 오히려 역효과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바티스타 회장의 아버지는 브라질 광업부 장관 및 브라질 광산기업 발레 사장을 지낸 엘리에제르 바티스타다. 독일의 부유한 집안 출신인 어머니는 그를 청소년 시절 독일에서 유학시켰다. 한마디로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사람’이라는 비아냥이 나온다. 바티스타 회장은 아버지의 인맥에 힘입어 브라질 정계 인사들과 친분이 매우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알도 무사치오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브라질을 비롯한 남미 신흥국에선 경기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극단적으로 움직이면서 바티스타 회장처럼 ‘꿈을 팔다 사라져가는 기업가’가 자주 등장한다”며 “EBX그룹의 경우 재무제표 관리는 하지 않고 외부 빚만 끌어모으려 했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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