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 주체간 먹이사슬 돌아가야 창조라는 자원의 흐름 원활해져
벤처형 일류기업 지원 우선해야
손동원 인하대 교수·경영학
창조경제의 성공 방정식은 과연 무엇일까. 그것은 모든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창조 경쟁에서 승리하게 되는 방법을 말할 것이다. 그 관점에서 보면 현재 창조경제는 헛바퀴를 돌고 있다. 아직 대기업들도 창조 능력에 대한 묘수풀이가 없으며, 창조경제의 주역이라는 벤처기업에도 투자가 몰려드는 징후가 전혀 없다. 이런 상황에 처한 이유는 창조경제가 아직 관념적인 수준에 머물러 있고 구체적인 청사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창조경제 청사진은 생태계의 순환 원리에서 답을 얻을 수 있다. 생태계 원리라는 것은 ‘창조’라는 자원의 수요와 공급, 그리고 참여행위자들을 움직이는 인센티브 체계를 말한다. 실제로 거의 대부분의 경제 현상들이 생태계 원리에서 벗어나지 않는데, 창조경제도 창조 생태계를 제대로 세우는 것만 잘해도 성공의 길로 들어설 수 있다.
잠시 중앙아메리카 코스타리카 초원을 생각해보자. 그 초원 생태계는 영양분을 잉태하는 작은 식물에서 시작하여 육식동물의 제왕인 사자에 이르기까지 영양분의 공급망으로 연계돼 있다.
창조 생태계도 각 주체들 사이의 연쇄사슬로 구성되는데, 대체로 대기업-벤처기업이라는 창조 주체들의 먹이사슬이다. 이 창조 생태계를 움직이는 영양분은 바로 ‘창조’라는 자원이다. 개인도 혈액 순환이 좋아야 건강하듯이, 창조 생태계도 창조 자원의 흐름이 원활할 때 건강하다.
건강한 창조 생태계의 높은 가치는 실리콘밸리가 이미 입증하고 있다. 애플이 음성인식 기술을 발명한 ‘시리’를 인수한 사례, 페이스북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사례들은 바로 창조 생태계의 선순환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을 입증한다.
실리콘밸리 벤처들은 창조 경쟁에 혈투를 벌이는데, 심지어는 작은 벤처기업에 불과한 소프트웨어 업체인 ‘웨이즈’를 놓고 최근 구글과 페이스북 간 치열한 인수경쟁이 벌어질 정도였다. 물론 이런 창조 자원을 놓고 벌이는 경쟁은 인수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또 창조적인 기술을 발명한 신생 벤처를 일약 ‘벤처판 신데렐라’로 부각시키는 드라마를 만들기도 한다.
현재 한국 경제의 창조 생태계에서는 벤처기업의 창조 능력을 흡수하려는 대기업 역할이 막혀 있는 실정이다. 그런데 현재의 대기업군이 당장 이 역할을 맡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들은 부품업체들과의 하도급구조에 익숙하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거액을 쓰고 벤처 기술을 인수하려는 인센티브는 약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벤처에서 성장한 일류기업들이 창조 생태계의 출구 역할을 우선 맡아주어야 한다. 한국 경제에선 아직 벤처 출신에서 글로벌 강자 반열에 오른 기업들은 없지만, 다행히 최근 몇 년 동안 연매출 1000억원 이상의 실적을 올리는 벤처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어 바람직한 신호를 얻고 있다. 이들을 진정으로 글로벌 일류기업으로 도약시키는 과제가 창조경제 정책 리스트 중 높은 순위에 들어 있어야 한다.
벤처형 글로벌 일류기업 수를 늘리려면 벤처 브랜드 자체를 우량 종(種)으로 규정하는 변화도 필요하다. 즉, 벤처의 정의에서부터 한국 경제의 성장 동력을 책임질 우량 싹으로만 새롭게 규정하여 창조 생태계의 우량 기업 공급원으로 자리매김하는 변화를 생각해야 한다. 이렇게 벤처를 우량 기업으로서 위상을 높여주고 ‘일류를 일류로 대접하는’ 차별화된 지원을 제공한다면, 벤처기업군이 창조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보고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는 기존 벤처정책이 시혜성 측면에서 우량과 비우량의 구분을 모호하게 했던 한계를 극복하는 계기도 될 것이다.
창조경제를 슬로건으로 내건 새 정부 출범도 이미 5개월을 넘어섰다. 하루 빨리 창조경제 성공을 위한 큰 그림이 그려져야 하겠다. 그동안의 정책을 보면 전체를 아우르는 그림이 없고 대체로 파편적이다.
이제부터라도 늦지 않았다. 창조 생태계를 돌아보면 그 해답이 보인다.
손동원 인하대 교수·경영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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