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영 기자] 살충제 요구르트에 남겨진 살인사건의 진실
8월3일 방송 예정인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진술분석’이라는 수사 기법을 통해 영구 미제로 남을 뻔 했던 존속살인사건의 용의자를 추적하여 지난 15년간 감춰져 있던 진실을 파헤쳐본다.
1998년 7월. 울산의 한 백화점에 위치한 식품매장에서 요구르트를 사 마신 12살 남자아이가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소년은 며칠 뒤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아이의 사인은 독극물 중독으로 밝혀졌고, 아버지 김 씨는 아들의 죽음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l
요구르트에서 검출된 독극물은 진드기 살충제인 고독성의 농약이었다. 사회불만세력, 종교, 백화점 직원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던 경찰은 요구르트 회사의 생산 및 유통과정을 추적하여 요구르트에 독극물이 주입될 가능성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독이 든 요구르트는 단 한 개 뿐이었고, 문제의 팩 어디에서도 주사 자국 등 독극물이 주입된 흔적은 나오지 않았다.
그런데 백화점 CCTV를 분석하던 경찰은 아버지의 수상한 행적을 포착했다. 요구르트를 사달라고 조르는 아들의 손을 잡고 지하 1층 식품매장으로 내려갔다는 아버지. 그가 알고 보니 혼자서만 매장을 돌아다녔던 것. 심지어 전날, 그 전전날에도 혼자 백화점에 와서 다수의 음료수를 구매한 정황도 드러났다.
의심을 품은 경찰은 아이의 장례식이 끝나는대로 경찰서로 출석할 것을 요구했지만, 목욕탕에 다녀오겠다며 장례식장을 나간 아버지는 아이의 발인도 보지 않은 채 모습을 감췄다.
그후 15년, 울산지방검찰청은 살인 공소시효를 하루 앞둔 2013년 7월17일 김 씨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측은 행방이 묘연했던 김 씨를 검거할 수 있었던 이유로 진술의 신빙성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첨단과학수사기법인 진술분석기법을 언급했다. 사건 당시 김 씨의 진술이 아들을 잃은 피해자의 진술이 아닌 살해범의 진술일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것.
용의자 김 씨도, 아들이 마신 요구르트도 남아있지 않은 현재, 당시의 수사기록 만으로 비정한 아버지 김 씨를 기소한 ‘진술분석기법’은 과연 무엇일까? 진술이 사건의 실체를 가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아지는 추세 속에서, 그 가능성과 한계는 무엇일까? 8월3일 오후 11시15분 방송. (사진제공: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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