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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문학은 머리와 발의 합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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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로우에서 랭보까지, 길 위의 문장들 /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외 지음
윤희기 외 옮김, 예문 / 352쪽 │ 1만5000원



“때로는 산책을 하면서 어디로 가야 할지, 결정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왜일까요? 자연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자석과도 같은 미묘한 힘이 있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우리가 저도 모르게 굴복당해 끌려 들어가는 자연의 그 힘이 우리를 바르게 인도해주는 것입니다.”(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서구에서 19세기 최고의 책으로 꼽히는 《월든》을 쓴 소로우는 걷기 예찬론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걷기를 통해 영감을 얻고 작품 활동을 한다는 뜻에서 자신을 ‘직업적 산책가’라고 불렀다.《소로우에서 랭보까지》는 존 버로스, 조지 기싱 등 걷기를 사랑한 영미 유명 작가 12인의 걷기 예찬 에세이와 시편을 담고 있다. 서구 문인들에게 걷기는 단순한 레저 활동이 아니라 자기 성찰의 도구로 여겨졌다.

이 책에서 버지니아 울프의 아버지이자 빅토리아 시대의 기념비적 출판물인 《영국 인명사전》을 편찬한 레슬리 스티븐은 “걷기를 통해 우리는 때묻지 않은 자연과 소통할 수 있다”고 전한다.《유령서점》을 쓴 미국 소설가 크리스토퍼 몰리는 “문학은 머리와 발의 합작품”이라고 말한다. 그는 “걷는 동안에는 어떤 시간과 공간에도 구속되지 않고, 생각하고 눈으로 본다는 사실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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