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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동적 몸짓 영화처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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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사진작가 조던 매터 개인전



자동차의 홍수와 그것들이 뿜어내는 매캐한 매연, 아스팔트 위를 바쁘게 움직이는 인파로 출렁이는 도심. 그 삭막한 일상적 삶의 공간을 신나는 춤판으로 바꿀 수는 없을까. 그것은 결코 허황된 상상이 아니다. 꿈꾸는 자에게 그것은 현실이다.

미국 사진작가 조던 매터(47)는 사진을 통해 그런 꿈을 실현했다.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오는 9월22일까지 열리는 ‘조던 매터-우리 춤이 삶이 된다면(Dancers Among Us)’전은 우리 모두의 마음속에 똬리를 튼 그런 욕망을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재현한 것이다.

아시아 최초로 공개되는 이번 전시는 매터가 프란시스코 그라시아노, 에반 카프스자크 등 세계적인 무용수들과의 협업으로 얻은 결과물이다. 매터는 지하철역 극장 광장 등 현대 도시인의 삶의 공간을 무대로 삼아 바쁘고 긴장된 일상 이면에 녹아있는 기쁨과 환희의 순간을 무용수들의 다이내믹한 순간 동작을 통해 표현하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작가와 무용수는 인간이 중력의 법칙에서 해방되는 공중에서의 1000분의 1초를 포착하기 위해 수십 번의 동일한 동작을 반복한다. 연사 기능을 사용하지 않고 수동으로 촬영하기 때문에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무용수는 트램펄린(스프링 달린 매트)이나 와이어 등 안전장치 없이 도약하거나 텀블링하고 작가는 이를 디지털 보정 작업 없이 그대로 출력한다.

매터의 사진은 얼핏 보기에 코믹터치의 생기발랄한 이미지처럼 보이지만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풍부한 내용을 함축한 스토리텔링 구조 속에서 단 하나의 결정적 순간을 포착한 것이다. 그것은 사진의 형식을 빌린 한 컷짜리 영화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가 이런 사진을 찍기로 마음먹은 것은 감상자에게 풍부한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프랑스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1908~2004)의 사진작품에 감명받고 나서였다.

그의 사진 작품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타고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삶의 활력소가 아쉬운 현대인들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출간한 사진집은 2012 반스앤노블 최고의 책,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선정되기도 했다.

한편 전시와 연계해서 26일에는 매터가 발레리나 김주원과 호흡을 맞춰 ‘서울 프로젝트’ 촬영 이벤트를 펼치고 27일에는 서울시청에서 게릴라 춤판이 벌어진다. 어른 8000원, 학생 6000원. (02)736-4371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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