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소세 인상 … 청년실업 여파
올 맥주 매출 2.3% 줄어
올해 상반기 미국 내 맥주 판매가 전년보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근로소득세를 인상한 데다 청년 실업률이 높아지면서 맥주의 주 고객인 젊은 층이 맥주 소비를 줄였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CNBC는 리서치회사인 번스타인리서치를 인용해 올 들어 현재까지 미국의 맥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3% 줄어들었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연방정부의 자동 예산삭감 조치인 ‘시퀘스터’가 현실화된 지난 3월부터 3개월 동안은 전년 대비 맥주 매출이 3%나 줄었다.
미국의 맥주 매출은 한국의 소주처럼 서민 계층의 소비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일종의 경제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는 맥주 시장이 2011년 대비 1% 성장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의 성장률을 회복했다. 모처럼 회복된 저소득층 소비 경기가 올해 연방정부의 재정긴축으로 다시 둔화했다는 뜻이다.
번스타인리서치는 “근로소득세가 인상되고 젊은 층의 실업률이 올라가면서 저소득층 소비자들의 경제적 여유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회사는 “이 같은 추세는 3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최근 들어 경기회복세의 온기가 저소득층에까지 퍼지면서 감소세는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1위 맥주 회사인 AB인베브의 경우 프리미엄 맥주인 버드라이트프리미엄의 판매가 줄면서 4월부터 6월까지 매출이 3.3%나 감소했다. 밀러쿠어스도 블루문, 레이넨쿠겔 등 프리미엄 브랜드의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밀러라이트, 쿠어스라이트 등 저가 제품 판매가 줄면서 전체 매출이 4%나 감소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비싼 하이네켄의 미국 내 판매는 같은 기간 8% 급증했다.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계층은 소비를 늘리고 있다는 뜻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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