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아침드라마 ‘당신의 여자’는 최근 뜬금없는 간접광고(PPL)로 빈축을 샀다. 주인공들이 대화를 나누던 중 한 조연배우가 불쑥 들어와 “왜 공기청정기를 안 트느냐. 내 피부는 황사에 예민하다”며 공기청정기를 작동하는 장면이 나온 것. 이 과정에서 가전업체 로고를 길게 클로즈업해 “홈쇼핑이냐”는 항의가 빗발쳤다.
지상파 방송에 PPL이 허용된 지 3년이 지났지만 이런 ‘무리수 PPL’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지상파 3사가 PPL로 얻는 매출은 매년 50~480%씩 뛰어 “콘텐츠는 망치고 방송사 배만 불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지상파 3사(KBS, MBC, SBS)의 PPL 매출은 도입 첫해인 2010년 30억원에서 2011년 174억원, 2012년 263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에는 상반기에만 350억원에 달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지상파 3사에 내린 PPL 관련 제재도 2010년 14건, 2011년 39건, 지난해 59건, 올 상반기 25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최근 방송가에선 PPL을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작가가 환영받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광고업계 관계자는 “일부 젊은 작가들은 대본에 PPL을 적극 반영하기로 유명해 다들 선호하는 반면 연륜이 있는 고참 작가들은 PPL에 대한 거부감이 심해 제작진이 난감해한다”고 전했다. 광고업체 D사의 PPL 담당 팀장은 “시청률이 오른다 싶으면 광고주가 우르르 몰려들어 전체 콘텐츠가 망가지는 일이 많다”고 꼬집었다.
한국경제신문은 국내 대형 광고대행사와 한국광고협회의 팀장급 이상 PPL 전문가 10명에게 지난 3년간 지상파 PPL 중 ‘나쁜 예’와 ‘좋은 예’를 뽑아달라고 요청했다. 프로그램 흐름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고 마케팅 효과도 좋았는지가 평가 기준이다.
3개씩 복수응답을 받은 결과 나쁜 PPL로는 MBC ‘더킹 투하츠’의 던킨도너츠(5표)가 꼽혔다. 대한민국 왕자(이승기)가 시도때도없이 도넛만 먹어 시청자 항의가 심했던 드라마다.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의 농협목우촌(4표)이 뒤를 이었다. 조선시대 사극에 목우촌 간판이 대문짝만하게 등장, 비난을 넘어 조롱을 받은 경우다. 좋은 PPL로는 MBC ‘무한도전’의 LG전자 탭북(3표)과 MBC ‘최고의 사랑’의 글라소비타민워터(3표)가 공동 1위를 차지했다.
PPL을 둘러싼 논란이 거세지자 한국방송협회는 이달 초 정부 광고주 학계 광고업계 등의 전문가 17명으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업계 자정을 위해 간접광고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위해서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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