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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m Stay] 제주 유수암마을, 오름에 둘러싸인 '제주의 속살'…도시생활에 지친 심신 "힐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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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는 전형적인 농촌마을들이 자리한 중산간지역 중에서도 고유의 역사와 문화가 살아 있는 ‘제주의 속살’과 같은 곳이다. 이곳엔 최근 몇 년 전부터 귀농 이직 등의 이유로 외지에서 전입한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맑고 깨끗한 자연환경에 기암괴석과 사적지 등이 산재한 유서깊은 곳이기 때문이다. 제주공항과 마을은 불과 15㎞로 차로 20여분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다. 마을 위로는 한라산 국립공원이 자리하고 애월읍사무소와 은행, 각급 학교 등이 인근에 있는 것도 인구유입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전염병도 비켜 가는 곳

마을 이름은 한라산의 물이 표토 중간층에서 저류돼 용출한 ‘유수암천(流水岩泉)’에서 유래했다. 주민들은 이 물이 마을을 대대로 지켜왔다고 믿고 있다. 여름철에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하며 호열자(콜레라) 등 각종 수인성 전염병이 기승을 부려도 유독 이곳만은 비켜 갔다는 것이다.

노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어 마을 주민 중 중병을 앓다가 죽은 경우는 거의 없다고 전해지고 있다. 해발 200m의 산간마을 중 시간당 1만3000ℓ의 생수가 솟아나는 곳은 제주를 통틀어 이곳이 유일하다. 700년 세월 동안 풍성한 혜택이 됐던 유수암천은 1987년 서울의 한 출향인에 의해 지금의 모습으로 말끔하게 단장됐다.

애월읍의 강씨, 이씨, 변씨 집성촌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고려시대 삼별초의 항몽전쟁에서 처음으로 역사에 등장한다. 730년 전 고려 원종 12년 항몽 삼별초군이 마을 인근인 항파두성에 웅거할 때 유수암천은 군인과 말들의 식수원으로 쓰였다.

샘은 삼별초군을 따라온 고승이 처음 발견했다. 그는 유수암 절동산 아래에서 발견해 근처에 암자를 지어 불사를 시작했다. 지금은 절터만 남은 태암사가 그때 처음 지어진 것이다. 마을은 조선 초기 좌수 홍덕수가 개설했다. ‘유수암리’는 일제시대 때 금덕본동으로 바뀌었다가 81년 만인 1996년 강충희 씨의 발의에 의해 지금의 이름을 복원했다.

○오름이 감싸 돌아

마을은 큰노꼬메오름을 비롯한 여러 개의 오름이 감싸고 있어 빼어난 주변 경관을 자랑한다. 마을에는 솔동산 돌인 중황석과 함께 동선돌 서선돌 남모난돌 북왕돌 등 이른바 오방신장석이라는 기암괴석이 있어 눈요기감이 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로 지정된 무환자나무와 팽나무군락지도 유수암의 자랑거리다. 태산사터 옆 아름드리 무환자나무는 ‘자식들에게 화가 미치지 않게 한다’는 의미의 나무다. 열매로 염주를 만들었기에 스님들이 심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조선 정조 때 ‘제주의 춘향이’로 불렸던 열녀 홍윤애(1754~1781)비, 정월에 병을 물리치고 풍년과 복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냈던 포제단, 무속제단인 거문덕이 하르방·할망당 등이 남아 있다. 오늘날 제단터만 남은 것은 제주 4·3사건 때 마을이 불타 잿더미로 변하고 수많은 마을 사람이 비참하게 죽임을 당한 뒤부터 마을 사람들이 “제사도 소용없다”며 멀리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마을이 체험마을로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2008년 정부의 녹색농촌체험휴양마을에 선정되면서부터다. 2008년 한전KDN 제주지사와 자매결연을 맺고 교류하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2010년에는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생태보전 활동비 3000만원을 지원받기도 했다.

마을에서는 전통 초가집 줄놓기, 제주고유 빙떡 만들기, 천연염색, 천연비누 만들기, 목공예교실, 전통두부 만들기 등 농촌의 전통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현장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체험비는 5000원~1만원.

○주변엔 유명 관광지

마을 어귀의 허름한 가게인 ‘유수암슈퍼’는 ‘어이그 저 귓것’이란 독립영화의 주무대다. 이 영화는 2010년 일본 국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가장 제주다운 삶의 모습을 담아냈다는 찬사를 받았다. 담쟁이와 송악넝쿨 등이 에워싸고 있는 돌담 위로 풋풋하고 싱그러운 감귤나무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 마을의 풍경이 주민들의 훈훈한 인심과 함께 정겨운 곳이다.

또 예술인 등이 전원주택단지를 형성해 정착하면서 한 케이블TV 요리경연대회 우승자가 운영하는 전통 일본 음식점 갤러리카페, 귤 보관창고를 개조한 유기농 샐러드바, 마을의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는 티하우스, 건강 산채식의 향토식당 등이 운영 중이며 주변에는 펜션 등도 다수 성업 중이다.

제주시에서 최고 휴양지인 서귀포와 중문으로 가는 길목에 위치해 있어 주변에 관광레저시설 등도 많다.

주변 관광지로는 토종마인 제주마로 경마를 하는 제주경마공원, 세계 최대 규모의 유리궁전인 고성미로공원이 있는 테마공원 프시케월드, 봉제인형과 수많은 테디베어 인형이 전시된 테지움, 공룡 테마공원인 제주공룡랜드 등과 항몽 순의비 등의 항몽 유적지가 있다.

마을이장 이종환 씨는 “목장지대로 올라가면 선조들이 심어놓은 소나무, 삼나무,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찌를 듯이 우거져 있고 주변 녹꼬메오름 등에는 정상까지 등산로가 개설돼 평일에도 수십 명이 다녀가고 있다”며 “자연과 조화된 아름다운 마을에서휴양하는 것은 도시생활의 지친 심신을 힐링하고 재충전하는 데 안성맞춤”이라고 소개했다.

찾아가는 길

제주공항에서 공항로를 나와 노형오거리에서 무수천사거리 방면의 평화로를 타고 20분쯤 가면 유수암리 진입로 이정표가 나온다. 진입로는 제주관광대를 막 지나면서부터 유수암 주유소 앞길 등 모두 3개가 있다. 마을 대표전화 064-799-2209, 인터넷 홈페이지 www.yusuam.invil.org

제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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