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 직원들에게 선거 개입을 지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관련 발언을
선거·정치개입으로는 볼 수 없다며 공소 사실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종북세력에 대응하지 않으면 국정원이 없어진다'는 등의 발언에 대해서도 "원 전 원장이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이범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공판준비기일에서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공소장에 적시된 발언 자체는 인정하지만 그것이 구체적으로 선거나 정치에 개입하라는 취지의 지시라고는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준비기일부터 논란이 됐던 불법 선거운동과 정치활동 관여 행위를 포괄일죄로 적용할 수 있을지를 놓고도 또다시 검찰과 변호인 측이 의견 대립을 보였다.
검찰이 "범행의 동기가 같고 일정기간 동종 행위를 반복한 경우에 별개의 죄로 볼 수 없다"며 "공직선거법 위반과 정치개입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고 일축했다.
변호인 측은 그러나 "선거운동은 정치개입이라고 할 수 있지만 모든 정치개입이 선거운동은 아니다"며 반발했다.
원 전 원장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국정원 직원들이 인터넷에 특정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댓글 수천 건과 댓글에 대한 찬반 표시를 올리도록 지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고, 지난 10일 건설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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