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맛을 신선하게 유지해주는 저온숙성 저장고를 무기로 한 ‘94번가’가 생맥주전문점 시장에서 리딩 브랜드로 도약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굽네치킨으로 유명한 프랜차이즈 업체 지엔푸드가 생맥주전문점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홍경호 지엔푸드 사장(44·사진)은 지난 19일 서울 역삼동 선릉역 인근 ‘94번가’ 직영점에서 인터뷰를 갖고 “지난 1년간 안테나숍에서 다양한 마케팅 실험을 펼친 결과 가맹점 모집에 나설 때가 됐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의 설명대로 94번가는 저온숙성 저장고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생맥주 저장통 자체를 대형 저온 저장고에 보관하는 방식이다. 이는 저장통을 실온에 보관하다 맥주를 따를 때 급속냉각기를 사용하는 일반적인 방식과는 구별된다. 홍 대표는 “상온에서 보관된 생맥주를 급속냉각기로 순간 냉각시키면 청량감은 있지만 맥주 본연의 맛과 향이 떨어지는 데다 30m 정도 되는 긴 관을 연결하기 때문에 관을 청소할 때마다 과다한 맥주 손실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가맹점주 입장에선 저장고를 설치하는 데 600만원의 비용이 더 들지만, 맥주 맛의 경쟁력에 따른 매출증대 효과가 훨씬 크다고 홍 대표는 강조했다.
94번가 선릉점은 지난해 7월 개점, 만 1년을 영업했다. 최근 한 달 매출은 1억2000만원을 넘어섰다. 전형적인 오피스상권이어서 평일 5일 영업 만으로 올린 실적이다. 순익은 매출 대비 20%선. 홍 대표는 “창업희망자가 점포를 꾸밀 때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인테리어 공사를 본사에 의뢰하지 않고 가맹점주 자율로 인테리어업자를 선정해도 괜찮다”며 “본사는 점주에게 제공한 시방서대로 하는지 감리만 할 뿐이고, 인테리어 부문에서 마진을 챙길 생각은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가맹점 모집을 위한 광고나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올들어 가맹점 3개가 자연스레 생겼다. 선릉점 고객과 기존 굽네치킨 점주가 94번가 가맹점을 내달라고 요청한 경우다.
홍 대표는 “치어스, 와바, 쪼끼쪼끼 등이 주도하는 생맥주전문점 시장에서 차별화된 맥주 맛을 무기로 출사표를 던진 셈”이라며 “후발주자이긴 하지만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2015년까지 100호점을 낸 뒤 2017년까지 300호점을 열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고 밝혔다. 그 첫 시도로 신인 걸 그룹인 ‘지아이’를 94번가 모델로 발탁했다. 브랜드 인지도를 빠른 속도로 높이기 위해서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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