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프로 명코치] (1) 전인지와 박원 코치 - 스윙
스윙평면 좌우대칭 돼야…볼 때리지 말고 휘둘러라…임팩트 집착 땐 스윙 틀어져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상반기에 가장 뜨거운 관심을 불러모은 선수는 전인지(19·하이트진로)다. 두산매치플레이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상금랭킹 1위 장하나(21·KT)와 맞붙어 박빙의 승부를 펼치며 준우승을 거둔 데 이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에서 데뷔 첫 승을 따내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그는 특히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스윙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전인지의 스승인 박원 코치는 “전인지의 스윙은 드라이버, 아이언, 웨지 모두 한결같이 똑같고 심플하다”고 평했다.
○의욕만 앞서 스윙 기본 무너져
박 코치와 전인지가 만난 것은 2년 전이었다. 당시 갓 프로가 된 전인지는 재능이 뛰어났지만 의욕이 앞서다보니 기본을 벗어나 있었다. 박 코치는 “스윙의 중심축이 흔들리면서 스윙 플레인이 만들어지지 않았고 백스윙 톱에서 클럽 헤드를 끌고 내려와서 릴리스해주는 타이밍도 빠르게 이뤄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박 코치는 경기 분당 남서울CC 제2연습장에 있는 모델골프아카데미 원장이며 J골프 해설위원을 맡고 있다. 전인지는 박 코치가 운영하는 ‘모델골프트레이닝시스템’을 통해 스윙을 분석했다.
사진 1~4는 전인지의 2년 전 스윙 모습이다. 사진에 직선으로 그려진 도형은 시스템으로 뽑아낸 전인지의 모델 스윙 자세를 표시한 것이다. 정면에서 촬영한 백스윙(사진 1)을 보면 전인지의 하체가 모델보다 왼쪽에 위치해 있다. 상체는 바르게 돼 있지만 하체가 왼쪽으로 ‘스웨이’된 상태다. 볼의 위치도 중앙보다 왼쪽에 놓여져 있다. 측면에서 본 백스윙(사진 2)을 보면 톱의 위치도 모델보다 위로 올라가 있다.
다운스윙의 정면(사진 3)에서도 여전히 발의 위치는 왼쪽으로 스웨이된 상태다. 다운스윙의 측면 사진(사진 4)은 모델 스윙보다 높은 상태에서 가파르게 다운스윙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사진 5~8은 최근에 전인지의 스윙을 촬영한 것이다. 백스윙(사진5) 때 전인지의 하체가 모델의 하체와 일치해 있다. 백스윙 톱(사진 6)의 위치 역시 2년 전보다 약간 내려와 모델과 동일한 위치다. 다운스윙(사진7)에서도 하체 위치가 바르게 돼 있고 다운스윙의 플레인(사진8)도 모델 스윙의 플레인과 일치한다. 전인지는 “모델골프트레이닝시스템을 통해 스윙의 단점을 한눈에 파악하고 이를 고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다운스윙을 쉽게 하는 백스윙 톱
백스윙 톱에서 머리와 히프가 스웨이되거나 뒤로 넘어지면 다운스윙에서 제 위치를 찾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많아진다. 머리와 히프를 원상복귀시키고 다운스윙의 궤도도 바로잡아야 한다. 스윙이 복잡해지면 일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 코치는 “백스윙 톱은 공부를 예로 들면 예습과 같고 다운스윙은 복습이다. 예습이 잘돼야 복습이 잘된다”며 “백스윙 톱에서 다운스윙으로 이어질 때 머리와 히프의 위치가 바르게 만들어지면 스윙은 한결 간결해진다”고 강조했다.
스윙에서 클럽 헤드가 볼에 접근하는 각도도 매우 중요하다. 이는 스윙 플레인과 관련이 있다. 스윙 플레인은 좌우 대칭이 돼야 한다. 다운스윙 플레인과 팔로스루의 플레인이 일치하면 스윙 플레인이 세워져 있든 눕혀져 있든 상관없다.
그러나 전인지의 사진 4처럼 다운스윙 플레인이 모델보다 세워져 내려오면 팔로스루 플레인은 세워서 올라갈 수가 없다. 다운스윙이 가파르면 팔로스루는 그만큼 플랫(편평)하게 이뤄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전인지는 백스윙 톱에서 내려오는 스윙 플레인을 낮출 필요가 있었다.
박 코치는 “스윙 플레인이 가파른 선수들은 본능적으로 임팩트할 때 몸을 뒤틀면서 팔로스루 때 스윙 플레인을 수평 쪽으로 가깝게 눕힌다”며 “스윙 플레인의 출발이 제대로 되면 다운스윙은 불필요한 동작없이 깔끔하게 뿌려지기만 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찍어 치려고 하지 말고 스윙을 하라
전인지와 박 코치는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볼을 때리거나 찍어 치려고 하지 말고 스윙을 하라고 조언했다. 임팩트에 예민해지고 손맛을 느끼려고 하면 몸이 거기에 맞춰 반응을 하게 된다는 것.
박 코치는 “찍어 치는 이미지에 집착하면 스윙은 틀어진다”며 “임팩트에 신경쓰면 힘이 실려야 하고 터치감이 나와야 하고 강도도 느껴야 하는 등 스윙이 복잡해진다”고 지적했다.
전인지는 임팩트 순간에 집착하지 않고 클럽이 쉽게 임팩트존을 지나가는 심플한 스윙에 집중한다. 그래서 일관성이 좋다. 박 코치는 그런 전인지의 스윙을 새총에 비유했다. 새총은 한 번 잡아당겼다가 놓으면 주춤하지 않고 나간다. 스윙도 새총의 원리처럼 임팩트 순간을 의식하지 않고 한 번에 쭉 빠져나가야 한다.
박 코치는 “‘볼 스트라이커’가 되려고 하지 말고 ‘스윙어’가 되라”고 당부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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