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고용시장 반영못해…가이드라인으로 의미 부족
10월부터 '시퀘스터' 예정…부채한도 증액 실패땐 혼란
세계 금융시장이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사진)의 입을 주목하고 있다. 버냉키 의장은 1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 의회 청문회에 선다. 시장의 관심은 양적완화 출구전략의 시기 그리고 그 기준을 무엇으로 삼고 있느냐다. 버냉키 의장의 발언에 따라 시장이 또 한번 출렁거릴 수 있다. 일각에선 버냉키의 ‘직설화법’이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버냉키의 직설화법
버냉키가 시장과 소통하는 방법은 전임자인 앨런 그린스펀의 무미건조하고 애매모호한 발언과는 대조된다. 그린스펀이 과거 의회에 출석해 답변할 당시, 한 의원이 “무슨 말인지 잘 알겠다”고 하자 그는 “의원님이 내 얘기를 이해했다면 내가 말을 잘못한 것”이라고 말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반면 버냉키 의장은 시장에 단도직입적이고 분명한 신호를 보낸다. 지난 6월19일 기자회견에서 ‘올 하반기 채권 매입 규모 축소 시작, 내년 중반 완전 중단’이라는 출구전략 시간표를 제시했다. 그후 금리가 뛰고 주가가 급락하는 ‘과민반응’을 보이자 그는 지난 10일 “(6월19일)기자회견 당시 발언은 경기부양 정책의 도구를 점진적으로 바꿔나가겠다는 뜻”이라며 “미국 경제는 아직 상당한 수준의 경기부양적 통화정책이 당분간 필요하다”고 말했다. 채권 매입을 갑자기 중단하거나 기준금리를 서둘러 올릴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영국 중앙은행 이사 출신인 애덤 포젠 미국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장은 버냉키의 선제적인 안내에 대해 “사실상 시장으로 하여금 거품을 쫓게 부추기는 것”이라면서 “더 안내할수록 불확실성은 커지기만 한다”고 비판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존 플렌더 칼럼니스트는 “중앙은행이 시장과 위험을 너무 많이 공유하는 화를 자초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시장을 진정시키려는 언급이 오히려 더 흔드는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다.
◆출구전략 시기 네 가지 변수
전문가들은 Fed가 출구전략 시기를 고려하는 변수로 △신규고용 △실업률 △인플레이션 △재정 혼란 등 네 가지를 꼽고 있다. 지난 9개월 동안 비농업 부문의 신규고용이 매달 20만명을 웃돌았지만 앞으로도 지속가능한지가 관건이다. Fed는 그동안 ‘실업률 7%에서 채권 매입 프로그램 중단, 6.5%에선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왔다. 그런데 버냉키 의장은 6월 기자회견에서 구직 포기자 증가에 따른 경제활동인구 감소로 실업률이 고용시장을 정확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업률 수치(7%, 6.5%)가 더 이상 가이드라인으로서 의미가 크지 않다는 것이다.
노동부가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 지수는 전년 대비 1.8% 올랐다. Fed의 목표치 2%에 근접한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계절적 요인을 빼면 1%대 초반이라고 분석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물가상승률이 2%에 근접하지 않는 한 양적완화는 좀 더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변수다. 2014회계연도가 시작되는 10월부터 연방정부의 자동 예산삭감(시퀘스터) 조치가 예정돼 있고, 정부의 법정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실패하면 정부 폐쇄 위기 등 시장 혼란이 불가피하다. WSJ는 재정 혼란이 발생하면 Fed가 쉽게 출구전략에 나서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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