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수집·저장·처리 자동화…오라클·IBM 대비 10분의 1 비용
SK브로드밴드·KT 등 고객사 美·유럽 등 해외시장 진출할 것
“한국에서도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벤처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겠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역삼동 사무실에서 만난 나세준 엔에프랩 대표(39)는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하는 B2C에 비해 화려하진 않지만 기업용 소프트웨어는 시장 규모가 더 크고 세계로 진출하기에도 적합하다”며 “창조경제로 주목받고 있는 이스라엘도 기업용 소프트웨어 벤처 비중이 더 높다”고 말했다. 2011년 세워진 엔에프랩은 지난 3월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펠로톤(Peloton)’을 2년여의 연구개발 끝에 내놓았다.
○어려운 빅데이터 분석 간편하게
펠로톤은 어려운 빅데이터 분석을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처리할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이다. 기존에는 대규모 데이터의 수집 저장 처리 분석으로 이어지는 각 과정에 엔지니어, 데이터베이스 전문가, 분석가 등 전문 인력이 필요했다. 펠로톤은 전 과정이 자동으로 이뤄져 결과를 해석해주는 분석가만 있으면 충분하다.
나 대표는 “미국 블룸버그스포츠 사람들을 만났을 때 데이터를 다른 시각에서 분석하기 위해 시스템을 바꾸는 데만 두 달이 걸린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펠로톤은 하루 만에 새로운 분석 방법을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펠로톤은 비싼 하드웨어 장비가 필요 없고 가격도 싸다 보니 오라클 IBM SAS 등 글로벌 기업 제품과 비교해 비용을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가격이 싸다고 기능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데다 보다 복잡한 분석은 파이선, 자바 등 원하는 언어로 얼마든지 알고리즘을 만들어 적용할 수 있다. SK브로드밴드 KT 등과 같이 일했던 것도 펠로톤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그는 “빅데이터 분석툴을 만드는 회사는 많지만 개발 과정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직접 다뤄보며 시험해 본 곳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만난 인연이 창업으로 이어져
나 대표의 국적은 미국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두 살 때 브라질로 이민을 갔다. 다시 8년 뒤 미국으로 건너가 중학교부터 대학까지 다녔다. 졸업 후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아카마이에서 개발 상품기획 영업 마케팅 등 여러 일을 맡았다. 대용량 콘텐츠를 네트워크에 효율적으로 분배·전송해주는 ‘콘텐츠 전송 네트워크’(CDN) 업체인 아카마이에서 일하며 자연스럽게 빅데이터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일찍이 창업하고 싶었지만 좋은 파트너를 구하지 못하고 있던 그는 2009년 아카마이 한국지사를 설립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이문수 현 엔에프랩 연구소장(31)을 만나면서 창업을 결심하게 됐다. 그는 “서강대 컴퓨터공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병역특례업체에 근무 중이던 이 소장을 1년 동안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얘기를 나누다 같이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 목표
엔에프랩은 창업할 때 개인적인 인연으로 5억원이 조금 넘는 금액을 투자받았을 뿐 이후 투자를 받은 일이 없다. 한국 벤처캐피털들은 국내에서 기업용 소프트웨어가 성공하기 힘들다고 봤다. 미국 벤처캐피털들은 관심을 나타냈지만 회사가 한국에 있다는 점 때문에 투자를 꺼렸다.
나 대표는 “회사를 미국으로 옮길 생각도 했지만 후배 기업인들에게 한국에서도 기업용 소프트웨어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어 남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다행히 창업 초기부터 SK브로드밴드와 KT에 제품을 알파 또는 베타 버전 형태로 제공하면서 매출은 10억원을 웃돌고 있다.
현재 직원 수는 15명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것이 목표다. 그는 “창업할 때부터 미국과 유럽은 기본으로 진출한다는 생각을 갖고 시작했다”며 “매출 1조원, 직원 수 3000명이 넘는 아카마이 같은 기업으로 크는 것도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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