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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현오석 "부총리는 축구팀 감독과 같은 운명…성적 나쁘면 경질…결과에 책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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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부총리 '컨트롤타워 부재' 비판에 소회 밝혀

과거처럼 기재부가 일방 주도하던 시대 끝나
리더십 패러다임 달라져…신뢰·협업 중요
국회가 경제활성화 발목? 최종 책임은 정부




“부총리와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같은 위치다. 성적이 나쁘면 경질되는 것이다. 당장의 외부 평가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성과로 평가받겠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하고 최근 불거진 ‘컨트롤타워 부재론’에 대해 경제수장으로서 입장을 설명했다. 특히 정책 조정 능력에 대한 비판에는 “기재부가 일방적으로 경제정책을 주도하던 시대는 지났다”며 “리더십의 패러다임이 달라진 것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반박했다.

현 부총리에 대한 비판은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의 청와대 국무회의 발언이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이 이날 취득세 인하를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안전행정부의 혼선을 지적하면서 “부총리가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개선 대책을 수립하라”고 지시한 것.

이 발언이 부총리에 대한 질책과 경고로 해석되면서 정치권과 일부 언론은 일제히 현 부총리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최경환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경제팀의 현실 인식이 안일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는가 하면 장병완 민주당 정책위 의장도 “경제팀의 안일한 경제인식과 지도력 부재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현 부총리는 지난 13일 민간 경제전문가들과 토론회를 연 데 이어 휴일인 14일에도 서울 예금보험공사에서 고위 간부회의를 주재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했다.

▷사면초가다. 일각에선 부총리 무용론까지 제기하고 있다.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 해명할 시간에 정책의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외부 비판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뚜벅뚜벅 앞만 보고 나가겠다.”

▷최근 내놓은 서비스산업 발전 대책에 알맹이가 없다는 지적이 많다.

“서비스산업은 한 개 프로젝트만 공략해서는 안 된다. 진입 장벽을 낮추고, 인력 부족을 해결하고, 기술이 결합되도록 종합적으로 봐야 한다. 최근 발표한 1차 대책에서 세제 분야에서 제조업과의 차별을 없앤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의료산업 발전을 위한 원격진료조차 허용이 안 됐다. 조정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부처 간 컨센서스(동의)가 없으면 서비스 산업 대책이 성공할 수 없다. 부처 간 협의를 통해 진입 장벽을 해소하고 제조업과의 차별을 없애야 우수 인력이 유입되고 금융회사의 투자도 늘어난다. 정보기술(IT)과의 융합 문제도 있다. 규제 한 건 푼다고 해서 투자가 일어나고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게 아니다.”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옛날 패러다임에 사로잡혀 있는 사람이 많다. 목소리를 높여서 다그치고 끌고가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패러다임의 변화를 모르는 것 같다. 지금은 지시와 통제가 아니라 신뢰와 협업, 융합의 시대다.”

▷패러다임의 변화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과거에는 기재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주도하는 게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영리병원 문제를 보자. 단순히 병원 하나 짓는 문제가 아니다. 원격진료를 넣을 것이냐, 설비는 어떻게 들일 것이냐, 금융회사의 투자는 허용할 것이냐 등 복잡한 문제가 얽혀 있다. 이 모든 걸 기재부가 혼자서 할 수는 없다. 다른 부처와 협업해야 한다.”

▷컨트롤타워가 필요 없다는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는데.

“정책 방향을 제시할 컨트롤타워는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목소리만 높이고 다그친다고 일이 되는 건 아니다. 밖에서는 왜 안 되느냐며 답답해하겠지만 부처 간 컨센서스를 바탕으로 협업해나가는 것이 유일한 정답니다.”

▷외부에서 너무 조급하게 본다는 뜻인가.

“부총리는 성과로 평가받는 자리다.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도 결국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 못하면 경질된다. 나도 똑같다. 퍼포먼스(성과)로 평가받겠다. 성적이 나쁘면 책임을 진다.”

▷취득세 문제는 대통령이 직접 해결을 지시했다.

“크게 봐야 한다. 지방과 중앙의 재원 분담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단순히 취득세를 내리느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다. 내년 예산안의 국회 제출 전(9월 초)까지는 결론을 낼 생각이다.”

▷정부는 올해 2.7% 성장을 예상했다. 하반기 여건은 어떤가.

“상황이 시시각각 급변하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조차 양적완화 축소를 놓고 발언이 왔다갔다한다. 시장의 변화를 주시해야 한다. 지금은 ‘폴리시 스페이스(policy space·정책의 여유공간)’를 갖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만큼 극단적 상황을 전제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야 한다.”

▷한국은행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정부보다 높은 2.8%로 예상했다.

“정부와 베이스에서 큰 차이가 없다. 다른 신흥국과 비교하면 한국은 지표상으로는 정책적 여유가 있다. 매니징(관리)은 잘하고 있다고 본다.”

▷하반기 역점 과제는 무엇인가.

“경기 안정, 잠재성장률 회복, 리스크 관리 세 가지다. 여기에 초점을 두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어제(13일) 국책연구기관 전문가들과 투자, 소비, 수출, 부동산 시장 등 분야별로 하반기 상황을 점검했다. 내수 부진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국회가 경제정책의 발목을 잡는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에 대한 불만은 없나.

“정책에 대한 최종 책임은 정책당국이 진다. 기업 투자 확대와 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법안 통과를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 국회의 책임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 회피다. 입법환경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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