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개발 새 전기 마련
국내 연구진이 대장암을 유발하는 단백질을 발견해 관련 치료제 개발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미래창조과학부는 유호진 조선대 의과대학 교수(사진)연구팀이 특정 단백질(APEX1)이 대장암 발생과 진행, 전이를 촉진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9일 발표했다. 그동안 암세포에서 APEX1의 발현이 증가한다는 연구는 있었지만 암 발병에 직접 관여하는지, 어떤 경로로 작용하는지 등에 대한 연구는 이뤄지지 않았다.
유 교수팀은 동물실험을 통해 대장암세포의 악성도가 높을수록 APEX1의 발현이 늘어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대장암세포에서 APEX1의 발현을 낮추면 암세포의 성장, 이동, 침투, 혈관생성 등의 특성이 현저히 억제됐다. 반대로 APEX1이 낮은 대장암세포에서 이를 과발현시키면 악성화 특성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또 정상세포에 APEX1을 과발현시키면 암세포로 형질 전환된다는 사실도 입증했다.
연구팀은 대장암세포와 APEX1의 상관관계를 역이용하면 대장암 예방과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장에서 발견된 용종의 APEX1 발현 정도를 확인해 악성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예측하고 APEX1을 감소시키는 물질을 개발하면 대장암을 치료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대장암은 초기에 발견하면 완치율이 90% 이상이다. 하지만 현재 국내 대장암 환자 2명 중 1명은 3기 이상에서 암을 발견해 치료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대장암 발생과 진행단계 예측은 물론 치료제 개발에도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임상연구분야 해외 저널인 ‘제이 오브 클리니컬 인베스티게이션(J of Clinical Investigation)’에 실렸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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