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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 인기 '시들'…캐나다·호주달러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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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위기로 통화가치 떨어져…세계 중앙은행 보유비중 축소
신용등급 높은 '기타통화' 선호…IMF, 달러 수준 지위격상 검토




글로벌 금융위기와 남유럽 재정위기로 달러화와 유로화가 주춤한 사이 캐나다와 호주 달러가 각광받고 있다.

2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 발표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 중 미국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62.2%에서 지난해 61.9%로 소폭 감소했다. 같은 기간 유로화 비중은 25.1%에서 23.9%로 더 큰 폭으로 내려갔다. 반면 이들 통화와 파운드화 등을 제외한 기타 통화 비중은 5.4%에서 6.1%로 늘었다. “각국 중앙은행이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 보유 비중을 늘렸기 때문”이라는 게 ECB의 분석이다.

이 같은 캐나다와 호주 통화의 약진은 선진국 경제위기 때문이다. 세계 중앙은행들의 미국 달러 보유 비중은 2000년 71.1%였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며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로화가 빈자리를 메우며 1999년 17.9%였던 보유 비중이 10년 만에 27.7%까지 치솟았다가 남유럽 재정위기를 맞아 통화가치가 떨어지면서 비중이 줄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012년 한 해에만 개발도상국 중앙은행들이 460억유로(약 68조원)를 매각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제 외환시장 관계자는 “2000년대 들어 각국 중앙은행의 외화 보유액이 늘면서 달러 일변도이던 외화 보유액을 다원화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첫 번째 대안이던 유로화가 재정위기로 가치가 떨어지면서 캐나다와 호주 달러가 각광받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각국 중앙은행이 기타 통화 비중을 늘렸으며 이 중 절반은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과 영국 등의 신용등급이 강등된 가운데 AAA 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국가인 데다 금융 거래가 투명하다는 게 장점이다. 국채시장도 발달해 있어 언제든 쉽게 통화를 사고팔 수 있다는 점도 관련 통화 보유량이 늘고 있는 이유다. 중국 위안화는 외국인 거래에 폐쇄적인 금융시장 때문에 중앙은행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IMF는 캐나다 달러와 호주 달러를 ‘기타 통화’에서 미국 달러 및 유로화와 같은 반열인 ‘준비 통화’로 지위를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IMF가 분기별로 각국 중앙은행의 외화 보유 현황을 집계할 때 캐나다 및 호주 통화는 기타 통화에서 따로 분리해 보고하도록 지난 1분기에 요청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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