럭셔리&스타일 - 민지혜 기자의 '그 여자의 명품'
여성에게 하이힐은 패션 그 이상일지 모릅니다. 옷은 물론 액세서리 핸드백과 어울리며 나만의 이미지를 완성해주기 때문만은 아니죠. 각선미를 돋보이게 해 자신감을 갖게 하는 것도 하이힐 만한 것이 없습니다. 하이힐을 신은 여인이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도도하게 걸을 때마다 울리는 또각또각 소리는 아마도 여성의 자존감을 가장 매력적으로 표현하는 소리인지도 모릅니다.
하이힐 하면 떠오르는 브랜드는 단연 ‘지미추(JIMMY CHOO)’를 꼽을 수 있습니다. 지난해 여름 큰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 장동건 씨가 김하늘 씨에게 프러포즈하면서 선물한 핫핑크 샌들(Vamp) 역시 지미추였습니다. 방송이 나가자마자 이 모델은 모두 팔렸답니다. 무려 137만원짜리였는데도 말이죠. 재미있는 건 구입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남성 고객이었던 것이죠. 애인에게 프러포즈할 때 하이힐을 선택하는 ‘센스쟁이’들이 늘어난 모양입니다.
말레이시아 출신의 남자 디자이너 지미 추와 패션잡지 보그의 액세서리 에디터였던 타마라 멜런이 1996년에 함께 만든 브랜드가 바로 지미추입니다. 당시 보그에서 은장식이 달린 부츠를 빠른 시간 안에 만들 사람을 찾았는데, 지미 추의 솜씨가 압도적이었다고 합니다. 패션계에 그의 소문이 퍼졌고 지미추란 브랜드가 탄생한 계기가 됐죠. 영국의 다이애나 왕세자빈이 그의 신발을 신는 등 영국 상류사회에 지미추의 명성이 높았다고 합니다. ‘우아하고 고급스러우면서도 섹시한 신발’이란 지미추의 콘셉트는 미국에서도 인기를 끌기 시작했습니다.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나온 “지미추를 신는 순간 영혼을 이미 판 거야”라는 대사는 잘 알려져 있죠. 여성들이 신발에 열광하는 것을 뜻하는 ‘슈즈 홀릭’이란 말도 지미추 때문에 탄생했다고 합니다.
지미추의 베스트셀러 가운데 ‘24시간 7일 동안 함께하는 제품’이라는 뜻을 담은 24:7 라인 중 11.5㎝ 굽높이의 샌들(Lance)이 유명합니다. 해마다 소재와 색상, 디자인을 조금씩 달리해서 나오는 이 구두와 함께 봄가을에 신는 신발 중 플랫폼(앞쪽의 두툼한 밑창)을 달아 12㎝의 굽에도 안정감을 주는 구두(Cosmic)도 인기가 높습니다. 다리가 길어 보이는 ‘요술 신발’로도 통하는데요. 최근 송혜교 씨가 누드 색상의 이 구두를 신고 나오기도 했죠. 또 지난 대선 때는 한효주 씨가 투표하러 가면서 신었던 긴 겨울용 부츠(Yule)가 패션피플의 눈길을 끌었습니다. 187만원의 고가임에도 ‘없어서 못 팔 정도’였다고 합니다.
여성들의 자존감까지 올려주는 비밀병기 하이힐. 지미추는 ‘구찌 프라다보다 트렌디하고 마놀로블라닉보다 편하게 신을 수 있는 데일리 아이템’으로 여심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지금은 지미 추의 조카인 산드라 초이 디자이너가 크리에이티브디렉터(CD)를 맡고 있는데요. 그녀는 “지미추는 아찔한 스틸레토힐(Alias), 스트랩 슈즈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다른 것이 될 수도 있다”며 지미추의 변화를 예고했습니다. 이제 젊은 감각의 여성이 만드는 또 다른 지미추를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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