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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 막히고 돈 못받고…車 부품 '이란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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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내달부터 이란제재 확대
車 부품도 수출 금지품목에

이란 바이어가 송금한 돈도
은행에서 못 찾아 한숨




현대위아 등 자동차 부품사들이 이란에서 받아야 할 수출 대금을 떼일 위기에 처했다. 미국이 다음 달 1일부터 자동차 부품을 이란 제재 품목으로 확대 적용키로 하면서 대금결제 행위까지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제재안이 공식 발효되지 않았는데도 국내 은행들이 이란 바이어가 송금한 돈을 부품회사에 지급하는 것을 중단했다.

○수출길 막히고 대금 떼일 위기

2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자동차부품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대폭 강화된 미국의 이란 제재 조치로 자동차부품 업체들의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1300여 곳을 대상으로 피해 규모를 조사했다. 미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행정명령 13645호’(7월1일 시행)는 자동차 분야와 관련된 물품 또는 서비스를 이란으로 판매, 공급, 이전하는 행위와 이에 대한 대금결제 행위를 제재 대상으로 명시했다. 방규철 산업부 무역안보팀 과장은 “자동차 분야 신규 거래는 물론 기존 거래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한국에서 이란으로 수출된 자동차 부품은 지난해 기준 2억달러 정도다. 이란은 해외에서 반조립 부품을 수입해 CKD(Complete Knock Down) 방식으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2011년 생산량은 164만대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이란에 공급하는 자동차 부품은 현대·기아자동차의 프라이드 등을 만들기 위한 용도”라고 설명했다.

이란 파즈 코드로(Pars Khodro)사는 2011년 3월~2012년 3월 프라이드 24만923대를 생산했다. 현대·기아차 의존도가 높은 부품회사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현대위아의 현대·기아차 의존도는 95%가량”이라고 말했다.

○국내 은행들도 대금지급 중단

기업들은 수출 대금을 받기 위해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으나 정부로서도 돈을 받아낼 뚜렷한 방안이 없다. 정부는 주미 한국대사관을 통해 갑작스런 자동차 분야 제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유예기한 설정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답변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 무역결제계좌가 개설돼 있는 기업은행과 우리은행은 이란 바이어가 이미 송금한 돈에 대해서도 부품업체에 지급하지 않고 있다. 트럭용 변속기어를 생산하는 A사 관계자는 “이란 바이어가 수출대금 50억원 가운데 24억원을 기업은행 본점에 예치해놓은 상황으로 은행에 출금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그는 “나머지 26억원은 이란 현지은행에 묶여 있어 언제 받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전했다.

기업은행에선 A사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 멜라트은행과 거래 전력이 있다는 점을 들어 자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의로 대금을 지급했다가는 기업은행이 제재 대상이 될 수 있어서다. A사 관계자는 “한국은행으로부터 허락도 받았는데 이제 와서 과거 거래를 문제 삼는 것은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와 관련, 피해 조사를 맡은 산업부 전략물자관리원 관계자는 “A사뿐 아니라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 기업들이 꽤 있다”면서도 “각 건별로 미국 제재 대상에 포함되는지 여부를 가려야 하지만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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