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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전기술 金감사의 반발 일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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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비리 파문이 급기야 조사 대상인 공기업의 상임감사가 정부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지경으로까지 번졌다. 김장수 한국전력기술 상임감사는 개인 명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원전 비리의 근본 원인은 정부의 정책 실패에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원전 비리의 가장 큰 책임이 산업통상자원부에 있는데도 힘없고 약한 산하기관과 직원들만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는 것이다. 김 감사는 산업부의 담당 차관 및 공무원들에 대한 감사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감사의 이 같은 반발에 산업부는 개인 차원의 문제 제기일 뿐이라며 애써 그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그러나 김 감사의 주장이 아니어도 정부가 원전 비리의 본질적 문제는 외면하고 ‘꼬리 자르기’만 한다는 지적은 진작부터 제기돼 왔던 터다. 당장 원전을 운영·관리하는 한국수력원자력이나 부품을 감수·감리하는 한국전력기술에 대한 감독권을 갖고 있는 것은 바로 산업부다. 하지만 정작 자신의 부실한 정책과 감독 소홀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해명도, 반성도 없는 게 이 땅의 관료들이다.

대통령이 대노하고 국무총리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펄펄 뛰었다지만 정부가 지금까지 한 것이라곤 산하기관의 작은 비리 들추기와 아랫사람 책임 묻기가 전부다. 한수원 사장을 서둘러 경질하고 관련 공기업 1급들의 사표 받아내기에 급급했던 것이다. 무슨 사고만 터지면 정부가 늘 써먹던 수법이다.

청와대는 지난 정부 잘못이라며 선을 긋는 모양이지만 이 또한 볼썽사납다. 구조적 문제를 건드리면 산업부의 책임도 드러나니까 비리만 집중적으로 부각시킨다는 김 감사의 지적은 일리가 있다. 감독 및 승인기관의 견제와 균형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비정상적 구조부터 뜯어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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