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마케팅 용역업체인 아이디스파트너스로부터 공정거래위원회 제소(광고제작비 강제 전가 등)를 당한 현대백화점이 18일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이번 사건의 실체는 갑·을 문제에 대한 사회적 시류에 편승해 회사를 음해 및 협박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현대백화점은 특히 이번 논란의 핵심 사안인 광고제작비 전가 및 분담 주장에 대해 "2007년 당시 아이디스와 A.O.R(agency of record) 방식으로 맺은 정당한 광고대행 계약이었다"면서 "그간 50억원 이상 금전적 손해를 봤다는 아이디스의 거짓 주장을 입증할 수 있는 녹취록도 보유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이디스는 이에 앞선 17일 현대백화점으로부터 광고제작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일부만 지급해오는 등 모두 51억6700만원의 피해를 입었다며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에 신고했다. 이 회사는 2004년 8월 현대백화점에서 구조조정으로 퇴사한 디자인팀 직원 41명이 퇴직금을 모아 100% 출자한 종업원 지주회사로 업무의 85%를 현대백화점에 의존하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기획조정본부 이동호 사장은 "현대백화점의 매체광고 제작과 집행은 1985년부터 금강기획이 대행해왔는데 이 광고대행계약이 2005년 만료되는 것을 알고 아이디스가 그해 10월부터 당사에 A.O.R 방식의 광고대행 계약 체결을 제안해 왔다"고 설명했다.
A.O.R 광고대행 계약이란 매체 대행사와 제작 대행사를 분리해 운영하는 형태로, 광고대행사마다 특화된 분야별로 업무를 분장하기 위한 방식이다.
이 사장은 "아이디스가 제안한 계약 조건은 A.O.R을 통해서는 수익을 남기지 않고 A.O.R 수수료(광고제작대행 수수료) 전액을 모두 현대백화점의 광고 및 디자인 제작을 위해 재사용하겠다는 방침이었다"라며 "이는 아이디스가 향후 외주영업 확대 가능성 등을 염두에 두고 현대백화점의 공식적인 광고 제작대행사로서 인지도 향상과 외형 매출 확대를 도모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아이디스가 이러한 거래를 제시하지 않고 일반 광고대행사들과 동일한 조건으로 A.O.R 계약을 제안했다면 업무수행 능력 및 제작물 경력 등을 고려해 보았을 때 이 회사와 광고대행 계약을 체결할 이유가 없었다는 게 이 사장의 주장이다.
이 사장은 또 이 자리에서 "아이디스 박호민 대표는 이미 재계약 체결 및 용역비 인상의 판단 기준이 되는 매출과 손익의 내용을 조작해 '허위 재무제표 검토보고서'를 작성한 바 있다"며 "이미 박 대표를 사문서 위조 및 특가법상 사기죄 혐의로 형사고소한데 이어 명예훼손 역시 추가 고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백화점의 이날 기자설명회에는 이동호 사장을 비롯한 감사팀, 법무팀, 홍보실 관계자 10여명이 참석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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