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style='text-align: left'>넥슨의 MMORPG 마비노기가 올해로 정식서비스 9주년을 맞이한다. 2002년 처음 공개된 이후, 2004년 정식 서비스 시작해 지금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밀레시안들이 나오의 인도를 받아 에린에 초대되어 강함을 추구하는 전사가 되거나, 모두에게 멋진 음악을 들려주는 음유시인이 되거나, 옷이나 무기를 만드는 장인이 되거나 하는 등 자신만의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p> <p align='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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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많은 밀레시안(유저)들을 에린으로 인도한 나오. 역사가 깊은 캐릭터다. |
</p> <p style='text-align: justify'>그리고 마비노기의 세계, 에린도 여러가지 변화를 겪었다. 커다란 이야기, 메인스트림의 흐름에 따라 여러가지 지역이 생기고, 새로운 종족들이 나타나기도 했으며, 에린의 파괴나 밀레시안의 멸족 등 엄청난 위기가 찾아온 적도 있었다. '마비노기 드라마'에서는 그동안 표현되지 않았던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화도 볼 수 있었다. </p> <p>9년동안 마비노기는 앞을 보며 열심히 달리고 있다. 유저들 역시 마비노기의 앞으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잠시 멈춰서 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그 시작은 어땠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마비노기가 있게 되었는지 말이다. </p> <p>'소서리안 온라인'이 될뻔한 마비노기
마비노기는 카이스트 연구생으로 재직하며 게임개발을 하다가 2000년 넥슨에 입사한 김동건 실장의 주도하에 2년여에 걸쳐 개발된 게임이다.</p> <p>당시 '울티마 온라인'을 즐기던 김동건 실장은 한국형 MMORPG를 제작할 생각으로 평소 매력적인 세계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던 일본의 '팔콤'사의 인기 게임인 '소서리안'의 온라인화를 생각하고 팔콤으로 찾아갔다고 한다. 하지만 온라인게임을 개발할 여력이 없던 팔콤으로부터 이를 거부당하고 오리지널 세계관을 갖춘 게임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2001년 4월, 마비노기의 개발이 시작된다. </p> <p style='text-align: 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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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팔콤의 고전 명작 '소서리안', 정말 '소서리안 온라인'이 나왔다(오른쪽) |
</p> <p style='text-align: justify'>마비노기를 만든 개발팀으로 유명한 '데브캣 스튜디오'는 마비노기 개발 시작과 함께 탄생한 것은 아니었다. 마비노기의 초기 개발은 소규모 인원으로 결성된 '프로젝트 마비노기'팀에 의해 이루어졌다. 하지만 그를 비롯한 개발팀들의 출퇴근이 일정치 않았고 밤낮없는 개발 스케쥴에 지쳐 나가떨어지는 일이 많았다. 이에 김동건 실장은 한번 개발하고 끝이 아닌 지속적인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하는 온라인게임인 이상, 개발 환경의 개선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p> <p style='text-align: justify'>2002년 4월, 김동건 실장은 마비노기 프로젝트 팀을 기반으로 '개발자'를 뜻하는 'Developer'와 Created Advanced Technology의 약자이자 '고양이'의 뜻을 가진 영단어 'CAT'를 합쳐 '데브캣(DevCAT) 팀'을 새롭게 결성한다. 개발자로서의 전문성을 지향하면서도 고양이의 친숙하고 귀여운 이미지로 유저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다. 또한 업무시간 동안 집중해서 작업하는 것이 보다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을 새로운 개발팀의 모토로 삼는다.</p>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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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비노기 유저라면 반가울 데브캣의 로고 |
</p> <p>밝은 세상 즐거운 온라인RPG '마비노기', 첫 공개</p> <p>
이렇게 개발된 마비노기는 2002년 12월 12일, 현재 국내 최대의 게임쇼로 자리잡은 지스타의 전신인 KAMEX 2002(카멕스 2002)에서 처음으로 공개됐다. </p> <p>당시 온라인게임 시장은 리니지, 리니지2, 뮤와 같은 MMORPG들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으며 온라인게임 시장 발전에 이바지 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인기에 힘입어 반복적인 사냥을 통한 레벨업, 아이템 파밍, 거대 길드원끼리의 PK 등을 특징으로 내세운, 겉으론 다름을 외치지만 실상은 똑같은 천편 일률적인 MMORPG들이 범람하기에 이른다. </p> <p>그런 때에 '밝은 세상 즐거운 온라인RPG'를 표방하며 등장한 마비노기는 켈트 신화를 바탕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과 카툰렌더링을 활용한 애니메이션 같은 느낌의 그래픽과 부드러운 움직임,
NPC와의 대화로 친구가 될 수 있는 시스템, 악기연주, 전투 보다는 생활에 더 초점을 맞춘 시스템, 직업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는 등 당시의 MMORPG들에 질려가던 많은 게이머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p> <p>기존 게임과는 차별화 된 쳬계적인 테스트를 보여준 CBT</p> <p>
</p> <p>마비노기에서 자신만의 '판타지'를 펼칠 생각에 설레던 게이머들의 많은 기대와 관심속에 2003년 5월 첫 번째 클로즈 베타 테스트(CBT)가 시작됐다. 총 4차례의 CBT를 통해 마비노기의 전투 시스템, 작곡 시스템, 인스턴스 던전, 나이 및 음식 섭취에 따른 체형 변화 등 마비노기의 기틀이 잡혔다.</p> <p> 특히 3차 CBT부터는 높은 난이도를 설정해 테스터들이 목표까지 도달하는 시간들의 분포 차이를 크게 해서 폭넓은 데이터를 얻어내는 '하이엘레베이션 테스트' 방식을 적용했다. 베타테스트를 단순히 홍보기간으로 이용하는 다른 게임들과는 다른 마비노기의 계획적인 테스트와 체계적인 개발 시스템은 유저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p> <p>곰이 제일 무서웠어요</p> <p>
</p> <p>2003년 12월 18일, 드디어 마비노기의 오픈 베타 테스트(OBT)가 시작됐다. 아마 마비노기하면 떠오르는 풍경인 '누군가 모닥불을 피우면 모르는 사람이라도 옹기종기 모여서 이야기도 나누고 악기연주도 하며 놀던' 것들을 추억하는 유저들은 이 때부터 즐기던 유저들이 많을 것이다. 필자는 '10살에 곰을 잡은' 타이틀을 달고다니던 무시무시한 사람들이 기억에 남는다.</p> <p>오픈베타 당시의 마비노기는 지금 기준으로 봤을 때 굉장히 어려웠다. 갓 만든 캐릭터로도 쉽게 잡는 여우조차 당시엔 강한 편이었고, 남쪽 평원의 흰 늑대, 울레이드 숲의 갈색곰은 보스급 몬스터로 여겨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특히 스매시를 쓰는 척 하면서 일반공격을 하는 현란한 컨트롤을 보여주던 곰은 당시 유저들에게 가장 무서운 몬스터로 손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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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의 곰은 정말 강했다. 마비노기 커뮤니티엔 곰 공략법 기사가 올라왔을 정도 |
그리고 사냥으로 돈벌기도 매우 힘들었기 때문에, 높은 수입을 주던 아르바이트의 경쟁은 항상 치열했다. 덕분에 나무 막대기, 목검이 아닌 해머처럼 무기다운 무기를 맞추거나, 값 비싼 수업료를 내며 모든 마법을 배우고 대마법사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지는 유저들도 많았다. </p> <p>하루에 2시간 밖에 못한다니!
마비노기는 오픈 베타 테스트를 통해 '1일 2시간 플레이 타임제'라는 독특한 서비스 방식을 선보였다. 기존 게임들처럼 24시간 내내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루 2시간 이상은 접속할 수 없도록 하는 것이 특징으로, 2시간이 임박하면 로그아웃 보호를 받는 던전으로 피난 가는 것이 당시의 일반적인 풍경이었다. 덕분에 2시간이 다 되었음을 알려주던 나오는 유저들에게 '나과장', '저승사자' 등으로 불리며 한동안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는 마비노기의 정식 서비스가 시작한 뒤에도 적용되어 무료 유저라도 하루에 2시간은 마비노기를 즐길 수 있었다.</p> <p style='text-align: justify'> </p> <p align='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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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화면을 기억하시는 당신은 오베유저! |
</p> <p style='text-align: justify'>또한 2004년 1월 5일, OBT가 종료될 즈음 유료화 모델을 공개하던 기존의 게임들과는 달리 정식서비스 내용과 유료화 모델을 미리 공개했다. '정식서비스 내용을 미리 공개하고 일정에 맞춰서 단계적으로 게임 개발을 하겠다'는 유저들과의 약속에 따른 결정이었다. 첫 번째 메인스트림 '퍼스트 제네레이션(G1) 여신강림'의 내용도 함께 공개되었고 이는 유저들이 게임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p> <p>그리고 2004년 3월부터 마비노기의 게임 서비스와 운영에 대한 전권을 데브캣이 위임받게 되며 데브캣 팀은 '데브캣 스튜디오'로 이름을 바꾸고 라이브 서비스 조직을 구성했다. 당시 데브캣 스튜디오의 김동건 실장은 '기존 온라인게임의 경우 사용자가 무료 오픈 베타 서비스일 때 사용해온 캐릭터를 버리지 못해 울며겨자 먹기 식으로 유료화에 동참하는 경우가 많다'며 '우리는 이같은 유료화 모델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많은 기대를 모았었다.</p> <p align='cen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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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 제네레이션1의 내용이 미리 공개되었던 티저페이지 |
</p> <p style='text-align: justify'> 하지만 미리 알려주면 오히려 더 기다려지고, 애가 탄다고 해야할까. 하루 2시간의 감질맛 나는 플레이를 하던 유저들의 정식서비스를 향한 열망은 더욱 커져만 갔다. 그러던 2004년 5월 17일, 마비노기의 정식서비스 일자가 발표됐다. 6월 22일! 마비노기 9년의 역사가 시작된 날이다. </p> <p style='text-align: justify'>한경닷컴 게임톡 이덕규 기자 ldkgo1234@naver.com</p> <p>- 다음에 계속</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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