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가 15조원…SK 등과 컨소시엄 구성 협의
▶ 마켓인사이트 6월12일 오후 6시12분
한국전력공사가 세계 최대 우라늄 농축원료 제조업체인 유렌코(Urenco)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가격이 최대 100억유로(약 15조원)에 달해 인수에 성공할 경우 사상 최대 기업 인수·합병(M&A) 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은 유렌코 인수전에 참여하기로 하고, 국내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SK그룹 등이 컨소시엄에 참여할 후보 기업으로 거론된다.
한전은 당초 유렌코가 미국 뉴멕시코주에 보유하고 있는 공장 증설작업에 합작법인(JV) 형태로 투자하는 방안을 논의해왔다. 하지만 유렌코의 대주주인 영국과 네덜란드 정부 등이 매각을 결정하면서 인수로 방향을 틀었다.
1971년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정부가 합작으로 설립한 유렌코는 세계 우라늄 농축원료 시장의 3분의 1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 연료인 우라늄을 농축하고 연료로 제조하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는 영국 정부와 네덜란드 정부, 독일 대기업인 이온(E.On)-RWE 컨소시엄이 지분을 3분의 1씩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6억유로(약 2조4000억원), 순이익은 4억200만유로(약 6038억원)였다. 유렌코의 가치는 100억유로로 평가되고 있다.
영국과 네덜란드 정부 및 독일 기업이 우량회사인 유렌코를 매각하려는 것은 각국의 경제 상황 때문이다. 영국과 네덜란드는 부채 감축을 위해 유렌코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독일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독일 정부가 원자력발전 사업을 전면 중단하기로 하자 지분을 팔기로 했다.
유렌코를 인수할 경우 한전은 원자력발전소 건설에서부터 연료 공급 능력까지 갖추게 된다. IB업계 관계자는 “해외에서 원전 수주 경쟁을 벌일 때면 미국과 프랑스 경쟁사들이 한전이 원전연료 공급 능력이 없다는 점을 공격하곤 했다”며 “유렌코를 인수할 만한 후보가 많지 않기 때문에 한국전력의 인수 가능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인수금액이 워낙 크다 보니 IB업계에서는 한전이 국내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한다 하더라도 지분 전체를 인수하기보다 네덜란드 정부가 보유한 지분 등 일부 지분을 인수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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