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스윙'으로 일관된 리듬·템포 추구
아마추어가 배워야할 가장 모범적인 스윙
“박인비의 스윙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따라해야 할 가장 모범적인 스윙이다.”(송경서 KPGA프로)
미국 LPGA투어에서 올해 열린 2개 메이저대회(나비스코챔피언십, 웨그먼스LPGA챔피언십)를 석권한 박인비의 스윙은 한눈에 봐도 정통 스타일이 아니다. 코킹을 거의 하지 않은 채 천천히 들어올리는 백스윙은 마치 아마추어 골퍼를 보는 듯하다. 그러나 박인비는 지난 4월16일부터 세계 여자프로골프 랭킹 1위를 지키고 있다. 박인비를 세계 정상으로 올려놓은 스윙 비결을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분석한다.
○자기만의 스윙을 하는 것
대부분의 선수들은 백스윙을 끝까지 하고 머리를 뒤에 두면서 크게 스윙을 하지만 박인비는 백스윙을 짧게 가면서 다운스윙 시 머리가 타깃 쪽으로 먼저 움직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박인비의 스윙이 결코 ‘이상하다’거나 ‘문제가 있다’고 보지 않는다.
김효주(롯데)의 코치이자 국가대표 감독을 지냈던 한연희 코치는 “스윙은 누구나 자기만의 개성이 있다. 박인비는 자신에게 맞는 스윙을 구사한다”며 “백스윙을 할 때 코킹을 하지 않아 아무래도 손목을 덜 쓰게 돼 샷의 방향성이 좋다”고 평했다. 임경빈 J골프 해설위원도 “일반적인 스윙은 백스윙 시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이 돼야 하고 손이 귀 높이까지 와야 하지만 박인비는 이에 벗어나 있다”며 “하지만 백스윙이 매우 심플하고 짧아서 박인비의 스윙은 별로 고장날 것이 없다”고 말했다.
KLPGA 프로 출신인 서아람 한남대 골프레저학과 교수는 “대부분의 프로들이 스윙 도중 왼쪽에 체중을 싣고 단단하게 벽을 만들어 파워를 창출해내는 역동적인 스윙을 추구하지만 박인비는 하체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조용한 스윙’을 한다”며 “백스윙도 크지 않고 코킹도 하지 않지만 중심축을 움직이지 않으면서 조용하게 할 건 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시 KLPGA 프로를 지낸 홍희선 수원과학대 생활체육과 교수는 “짐 퓨릭을 보면 독특한 ‘8자 스윙’을 하는 것 같지만 공은 똑바로 날아간다. 백스윙의 길은 다르지만 다운스윙이나 임팩트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다. 박인비도 팔을 치켜드는 것처럼 보이지만 ‘원피스 스윙’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관된 리듬과 템포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박인비의 일관된 리듬과 템포를 칭찬했다. 한 코치는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리듬이다. 연습할 때나 실전에서나 우승을 앞둔 시점이나 박인비는 흐트러지지 않는 리듬을 갖고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일관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박인비에게서 아마추어들이 배울 점은 템포다. 느리지만 일정하다. 절대로 들쭉날쭉하지 않다”고 했다.
감각적인 퍼팅도 최대 강점이다. 홍 교수는 “박인비는 스윙이나 퍼팅 등 타고난 감각이 있다”며 “일전에 만났을 때 ‘어떻게 퍼팅을 잘하느냐’고 물었더니 ‘퍼팅 스트로크를 인위적으로 하지 않고 손의 느낌으로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박인비는 퍼팅할 때 오픈스탠스를 취하고 감각적으로 일관성 있게 스트로크를 한다. KPGA프로인 송경서 송경서골프클럽 원장은 “박인비는 아마추어들이 가장 많이 생각하는 ‘밀어야 하는가, 때려야 하는가’의 문제에 대한 해답을 준다”며 “밀지도 않고 때리지도 않으면서 정확한 리듬에 의한 스트로크를 한다”고 분석했다.
○아마추어들이 추구해야 할 스윙
전문가들은 박인비의 스윙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따라해볼 만하다고 추천했다. 송 원장은 “백스윙을 짧게 하면서 천천히 들어서 볼을 정확하게 때리는 박인비의 스윙은 현대 골프 스윙의 모범이고 아마추어 골퍼들이 편하게 치면서 따라하기 쉬운 스윙”이라고 강조했다.
송 원장은 “아마추어들은 특히 박인비의 백스윙을 따라해야 한다. 스윗스폿에서 위 아래로 1㎝씩만 잘못 맞아도 공은 20야드 이상 덜 나간다”며 “백스윙을 짧게 하고 천천히 드는 것 두 가지만 따라해도 스윗스폿에 맞힐 확률이 높아진다”고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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