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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실무회담] 南 "더운데 오느라 고생하셨다"…北 "몇년만에 회의…개의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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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이모저모


9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실무 접촉은 시종 차분하게 진행됐다. 이번 당국 간 실무 접촉은 2011년 2월 천안함·연평도 사건을 협의하기 위한 제39차 남북군사실무회담 이후 2년4개월여 만에 열렸다.

우리 측 실무 접촉 수석대표인 천해성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을 비롯해 권영양·강종우 과장 등 세 명은 이날 오전 7시49분께 서울 삼청동 남북회담본부에서 김남식 통일부 차관을 만난 뒤 판문점으로 향했다. 김 차관은 대표단에 “실무 접촉을 원활히 진행해 장관급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우리 측 대표단은 오전 9시 조금 넘어 판문점에 도착, 접촉 장소인 우리 측 ‘평화의 집’에 들어가지 않고 대기실에서 북측 대표단을 기다렸다.

북측 수석대표인 김성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서기국 부장은 황충성 김명철 등 실무진을 이끌고 오전 9시43분께 판문점에 도착했다. 그는 흰색 가방을 들었으며 청록색 정장 차림이었다.

북측 대표단은 곧바로 ‘평화의 집’으로 들어섰다. 현관에서 기다리던 천 실장을 비롯한 우리 측 대표단이 이들을 맞이했다. 김 부장은 “반갑습니다”라고 인사하고 우리 대표단 세 명과 차례로 악수했다. 북측 대표단은 왼쪽 가슴에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이 나란히 실린 배지를, 우리 대표단은 태극기 배지를 달았다.

실무 접촉 회의는 통신장비 설치 문제로 예정보다 15분 늦은 오전 10시15분께 시작됐다. 천 실장은 “실무 접촉이니까 바로 현안 협의에 들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안했고, 북측 대표단도 이에 호응했다. 천 실장이 “더운 날씨에 오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하자 김 부장은 “몇 년 만에 진행하는 회의로, 더운 날씨든 추운 날씨든 날씨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은 6년 만의 장관급회담을 앞두고 전날에 이어 이날도 청사에 나와 회담 의제를 준비하고 전략을 수립하는 데 집중했다. 당국 간 남북회담 경험이 없는 류 장관은 주말 동안 간부들과 수시로 대책회의를 주재하고 기존 남북회담 발언록과 자료집 등을 확인하고 선임자들이 어떻게 회담에 임했는지 분석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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