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민영은 후손 5명이 청주시를 상대로 제기한 '땅싸움' 2차전이 시작했다.
청주지법 제1민사부(이영욱 부장판사)는 7일 327호 법정에서 후손 5명이 제기한 '도로 철거 및 인도 등 청구 소송' 항소심 첫 재판을 진행한다.
1심에서 패소한 뒤 '승소가 어렵다면 해당 토지를 사들이겠다'던 청주시는 문제의 토지가 국고 환수 대상인 친일재산이라는 점을 집중 부각할 계획이다.
항소심 재판부가 원심과 달리 청주시의 손을 들어준다면 '친일 반민족 행위자 재산조사위원회'가 국고 환수 대상에서 제외했던 토지를 법원이 환수 판결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이번 항소심에서 소송 대상이 된 청주시내 12필지(1894.8㎡)의 토지 가운데 8필지(952㎡)의 소유주가 명확하지 않은 점도 강조할 계획이다.
토지대장에 소유주 이름과 주소가 모두 기재돼 있는 4필지와 달리 8필지에는 주소 없이 '민영은'이라는 이름만 표기돼 있다.
민영은이 자기 소유의 땅을 청주시가 사용하도록 승낙했다는 증거를 내놓으라는 민영은 후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청주시는 공세적 자세를 취하고 있다.
조선총독부 공문서 보존 규정을 보더라도 영구문서를 제외한 모든 문서의 보존연한이 20년에 불과한 것을 고려할 때 1920년대의 서류를 청주시가 찾아내라고 요구하는 것이 무리라는 점을 부각할 계획이다.
한편, 첫 재판을 앞두고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친일파 민영은 후손들이 제기한 토지소송 반대 대책위원회'는 주민 서명을 받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난달 22일 충북대학교 학생들이 서명운동에 동참한 데 이어 중·고교생들도 최근 서명 운동에 나섰다.
대책위는 토지 인도를 반대하는 서명운동을 이달 중 마무리하고 내달 초 '친일 반민족 행위자의 후손이 제기한 소송을 엄격히 판단해 달라'는 취지의 탄원서와 함께 서명지를 재판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한경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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