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영 기자] 중견기업 회계팀에서 근무하는 윤소희(가명, 27세)씨. 며칠 전부터 몸이 무겁더니 생리가 시작됐다. 윤 씨는 생리 때만 되면 손발이 싸늘해지면서 어지럽고 아랫배가 뒤틀리며 소화가 안 되고 쉽게 피로해지며 매사에 짜증이 난다.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다수의 여성들에게 매달 찾아오는 생리통은 우리나라 여성 중 500만 명이 호소할 만큼 흔한 질환이다. 생리란 매달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한 준비과정 중 수정란이 착상하지 않았을 경우 자궁내막과 혈액이 배출되는 것을 말한다.
주로 아랫배가 냉(冷)하고, 어혈(瘀血ㆍ나쁜피)이 많아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 경우 생리통이 심하게 나타난다. 생리혈에 덩어리가 많으면 그만큼 어혈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심한 경우 가슴이 두근거리고 식욕부진, 구토, 두통, 편두통, 전신 불쾌감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생리통엔 자궁의 어혈을 풀어주고 자궁근육의 경련을 완화시켜주면서 따뜻하게 해주는 약과 침, 약침, 부항 등으로 아랫배의 기혈(氣血) 순환을 도와주는 한방치료가 효과적이다. 이와 함께 평소 하복부와 허리를 따뜻하게 찜질하고 지압을 하면 생리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하복부와 허리를 따뜻하게 찜질한 후 배꼽부터 아래로 내려가면서 엄지손가락으로 2㎝ 간격으로 3회씩 눌러준다. 하지만 생리통이 단순한 통증의 문제가 아니라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 여성 질환의 신호일 경우엔 원인 질환부터 치료해야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자궁이 냉하고 어혈이 많으면 그만큼 자궁근종, 난소낭종 등 여성 질환에 걸릴 확률 또한 높아진다. 따라서 생리혈의 상태나 생리통 유무는 여성질환 진단에 중요한 지표가 된다. 특히 생리통이 심할 경우 의심해야 할 질환은 바로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자궁근육에 생기는 양성종양으로 35세 이상 여성 2명 중 1명, 가임기 여성의 40~50%가 앓고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한 부인과 질환이다. 최근 4년간 21%나 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으며 20대의 젊은 미혼여성에게도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자궁근종의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폐경 후에는 일반적으로 크기가 줄어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다고 추정되고 있다. 또한 장기간의 과도한 스트레스, 과로, 기호식품 등도 자궁근종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거의 대부분 별다른 증상이 없고 증상이 있더라도 일상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신경과민성 증상과 비슷해 많은 여성들이 모르고 방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이로 인해 대부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가 너무 늦게 발견돼 심한 자궁 손상으로 자궁을 아예 적출해야 하는 등 위급한 상황까지 가는 경우도 대단히 많다. 실제로 한국은 현재 OECD 국가 중 자궁적출률 1위를 기록, 수술건수도 41%나 급증하고 있는 실정이다.
경희기린한의원 김택 원장은 “자궁근종은 발생위치에 따라 증상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대체적으로 생리가 길어지거나 양이 많아지고 덩어리가 나오면 자궁근종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으며, 10cm이상 커지면 하복부에 딱딱한 혹이 만져 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그는 “생리를 전후로 한 극심한 복부 통증, 하혈, 냉대하, 분비물의 악취 등으로도 자궁근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발병연령도 많이 내려가고 있어서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근래엔 멀리서 20세 유학생이 자궁근증으로 내원했을 정도다”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위와 같은 증상이 계속되면 나중에는 대량출혈로 이어지면서 이로 인한 심각한 빈혈 합병증과 생리통, 불임, 자궁적출수술까지 야기할 수 있으니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
이외에도 기미, 손발톱이 얇아지거나 잘 부러지고 어지럼증, 탈모, 말을 할 때 숨이 차는 증상, 골반통증, 아랫배가 나오는 현상, 빈뇨, 성교통은 물론 우울증, 피로를 잘 느끼고 쉽게 짜증이 나는 등의 증상도 자궁근종 증상에 해당하니 각자 하나하나씩 체크해봐야 한다.
자궁근종, 의심되면 MRI 검사하고 치료 받아야
자궁은 ‘제2의 심장’으로 불릴 정도로 여성의 평생건강과 임신, 출산에 매우 중요한 장기다. 그러므로 자궁근종은 초음파보다는 MRI 촬영을 통해 정확히 진단하는 것이 좋다.
MRI가 비용이 많이 들긴 하지만 자궁, 난소는 임신출산과 더불어 평생건강에 대단히 중요한 장기이므로 꼭 한번쯤 받아보는 것이 좋다. 구체적으로는 임신·출혈과 관련하여 자궁근종과 자궁내막과의 거리 측정과 자궁근종의 예후 판단, 정확한 크기와 개수의 파악 등 진단과 치료방향 설정 및 치료에 유리하다.
단순히 1~2cm의 자궁근종으로 알고 방치했다가 계속 출혈이 심했던 20세 초반 여성이 MRI 검사 결과 자궁경부에 위치한 5cm 자궁선근증으로 진단되거나 비교적 큰 자궁내막종이 난소에서 추가로 발견되는 경우, 또 자궁근종으로 진단받고 자궁적출을 권유받았는데 자궁근종이 없거나 자궁근종 수술 후 1cm자궁근종이 재발했다고 한 줄 알았는데 2cm+6cm의 자궁근종이 발견된 미혼 여성의 사례 등이 보고되는 것으로 봐서 한번쯤은 MRI검사를 하는 것이 필요할 듯하다.
치료는 보통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부분수술과 자궁 자체를 들어내는 전자궁적출술을 많이 한다. 단, 자궁근종만 제거하는 수술은 재발률이 대단히 높고, 전자궁적출술은 난소로 가는 혈류의 30%정도를 줄여서, 100세 시대에 조기노화를 초래하여 여성의 평생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므로 수술에 매우 신중해야 한다.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한방치료도 있다. 이는 자궁근종의 합병증인 출혈을 직접적으로 치료해줌으로써 그동안 소홀히 해왔던 심각한 피로, 어지럼증, 숨참(근종심장), 면색위황(얼굴과 몸이 누렇게 뜸), 기미, 탈모, 조갑건열(손톱과 발톱이 얇아지고 잘 부러짐), 우울증 등의 자궁근종 환자의 증상을 종합적으로 치료해 준다.
이로써 가정생활, 직장생활, 취미생활, 성생활 곤란 등을 해결하여 삶의 질을 높여주고, 자궁근종과 자궁내막사이의 정상자궁근육을 늘려주는 출혈에 대한 원인치료를 해주고 자궁근종을 줄여주며 정상자궁근육을 늘려주고 자궁과 난소의 기능을 보강시켜줌은 물론 어혈을 제거하고 더 이상의 자궁근종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시키며 자궁근종의 크기와 개수를 줄여준다.
자궁근종으로 인해 생긴 생리통이나 생리불순 등의 증상들도 개선해 자궁이 생리와 임신 등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조절하고 돕는다. 어쩔 수 없이 자궁적출수술을 받은 후라면 자궁근종의 원래 있던 합병증과 수술후유증을 치료해주고 자궁근종의 재발방지를 돕는다.
더불어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치료 효과를 높이고 근종이 재발하는 것을 예방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항시 하복부를 따뜻하게 하고 찬 기운이 들어오지 않도록 해야 한다. 단, 출혈이 많거나 출혈위험이 있는 경우에는 배에 열 자극을 하면 안 된다. 평소에는 찬 음식의 과다 섭취를 삼가고 미니스커트나 핫팬츠 같은 짧은 옷을 피하도록 한다.
몸에 꽉 끼는 스키니진 같은 옷 역시 자궁 내 혈액순환을 방해하므로 좋지 않다. 최근에는 음주와 흡연으로 자궁근종이 더욱 증가하고 있으므로 이는 피하는 것도 필수. 적절한 운동은 정신적인 긴장을 풀어주고 스트레스를 해소시켜 자궁근종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사진출처: 영화 ‘러스트 앤 본’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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