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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교육 허브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 가보니…앞만 보던 학생들, 옆도 보는 리더로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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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전면 RC교육 첫 학기
프로그램 자발적 참여 높아
"공동체 생활로 리더십 향상"
교육기부 등 지역사회와 소통




지난달 31일 저녁 인천 송도동 연세대 국제캠퍼스 체육관. 6만여개의 조각으로 만들어진 11개 도미노 작품이 ‘하나, 둘, 셋, 폭파’라는 사회자의 말에 따라 차례대로 쓰러졌다. ‘I♥YIC(연세국제캠퍼스)’, 독수리 그림 등 도미노로 표현된 글자와 그림이 나타나자 100여명의 학생들은 일제히 탄성을 터뜨렸다.

이날 도미노 행사는 국제캠퍼스 기숙사를 구성하는 8개 하우스의 대표들이 출전한 ‘하우스 대항 도미노 대회’였다. 하지만 실제 행사는 각 하우스 대표들을 무작위로 배치해 새롭게 구성한 11개 팀이 팀별로 작품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김도양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전혀 모르던 학생들끼리 팀을 이뤄 소통하면서 공동 작업을 하는 과정이 바로 연세대 레지덴셜 칼리지(RC)가 지향하는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공동체 생활 통해 리더 육성”

연세대는 송도 국제캠퍼스에서 레지던셜 칼리지 본격화를 기념해 ‘RC 오픈 데이’를 열었다. 이 행사는 한 학기 동안 RC생활을 마무리하는 행사를 열어 가족과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하고 즐기는 자리다. 남녀 농구, 축구, 테니스 등 3월부터 5월까지 석 달간 진행된 RC 스포츠 리그의 결승, 하우스(기숙사) 대항 도미노 대회, ‘노래방 기기 구입 기념’ 송도 노래자랑 본선, 학생들이 제작한 단편 영화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됐다. 이틀째인 지난 1일에는 학부모들이 자녀의 학교 생활을 직접 둘러보고 교수들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가족 공개 행사도 열렸다.

연세대는 2011년 송도 국제캠퍼스를 열면서 RC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언더우드국제대학(UIC), 의·치의예과(1~2학년), 약학대학 등 1학년 600여명이 기숙사에서 함께 살면서 다양한 RC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올해는 기존 600여명에 1학기에는 문과대·공대 등이, 2학기에는 경영대, 사회과학대 등이 각각 1500여명씩 합류해 2100명가량이 RC 생활을 하는 본격적인 RC 커리큘럼이 시작됐다. 내년에는 모든 1학년 학생들이 1년간 송도에서 공부한다.

RC의 특징은 기숙사 등의 공동체 생활을 통해 글로벌 리더를 육성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정규과정인 교양 수업에서는 기초 교양 외에 대학윤리, 사회기여, 예술체육 등을 배운다. 전인교육을 목표로 하는 HE(hollistic education) 과목 중에는 인천시와 협약을 맺고 614명의 연세대 학생들이 지역 청소년 1811명에게 방과후 학습을 지원하는 ‘연인프로젝트’도 있다.

비교과 과정은 자전거를 조립하거나 수리하면서 창의성을 높이는 ‘자전거공방’, 자발적으로 교내 순찰을 도는 ‘미추홀 가드’ 등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 포함된다. 서홍원 RC교육원장(영어영문학과 교수)은 “그동안 한국 대학의 기능은 전문인, 기능인을 배출하는 데만 집중돼 있었다”며 “공동체 생활과 다양한 교육 과정을 통해 진정한 리더십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학생·학부모 만족도 높아

연세대가 신입생 전원 RC 교육을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선·후배 관계 단절, 지방 기피에 따른 우수 학생의 이탈 등 각종 우려 속에 시작된 RC 교육이었지만 현장에서 만난 학생과 학부모들은 상당한 만족감을 나타냈다. 작년 RC 생활을 경험하고 올해 RA(기숙사 도우미)로 활동 중인 김정민 군(경제학과 2학년)은 “RC의 비교과 프로그램 대부분이 학교에서 시키는 게 아니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드는 활동이라 만족도가 더 높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만족도는 올해 108명을 뽑은 RA 선발 과정에서 경쟁률이 5 대 1에 달했다는 점에서도 짐작할 수 있다. 김군처럼 작년에 RC 생활을 거친 2학년 600여명 가운데 대부분이 비교과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RA에 신청했다는 후문이다. 김정현 양(UIC 아시아학부 1학년)은 “다른 사람과 함께 살면서 배려심과 책임감이 생기고 동기 간 결속력도 높아져 제대로된 대학 생활을 하는 것 같다”며 “술이 아니라 생활을 통해 친해지기 때문에 우정의 깊이가 다르다”고 설명했다.

정갑영 연세대 총장은 “하버드대 등 세계 명문대학들은 RC를 통해 글로벌 리더를 기르고 있다”며 “연세대가 송도에 국내 최초로 RC를 도입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동남아와 중국 학생을 유치해오면 송도를 아시아의 교육허브로 만들 수 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송도=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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