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접목 지역발전 도모…'새마을 운동' 브랜드化
탈북 고아 관련 라오스에… ODA 축소 감정대응 안돼
“우리 청년들이 대학졸업장, 석사학위가 없어도 세계무대에서 마음껏 재능을 펼칠 기회를 주고 싶다.”
무상원조 집행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김영목 이사장(사진)은 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해외봉사단 파견을 통해 글로벌 청년 리더를 양성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해외봉사 활동 경험은 우리 청년들에게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기회를, 기업엔 해외진출에 필수적인 현지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외무고시 10회 출신으로 주이란 대사, 주뉴욕 총영사 등을 지냈다. 지난 대선 당시 박근혜 캠프에서 외교통일특보를 맡았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는 전문위원으로 활동했다.
지난달 13일 취임한 김 이사장은 경기 판교에 있는 KOICA 이사장 집무실보다는 밖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다고 했다.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관심과 규모가 커진 만큼 이제 ‘내실화’를 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아지면서 그의 활동범위도 넓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인터뷰 내내 ‘조화(coordination)’를 강조했다. 중국 일본 등에 비해 인력과 재원이 턱없이 부족한 한국이 ODA를 효과적으로 집행하기 위해서는 유·무상 원조 간, 국내 정부기관 간, 민·관 사이의 조화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 선진국 공여기관과의 조화도 중요해지고 있다고 그는 말했다. 김 이사장은 “원조를 받는 나라들은 이제 병원, 학교를 지어주는 것을 넘어 보다 큰 규모의 사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사업을 우리에게 원하고 있다”며 “KOICA는 재원과 인력에 한계가 있어 유엔개발계획(UNDP), 세계보건기구(WHO) 등 국제기구, 다른 나라의 원조기관과 손잡고 그 사업의 문을 열어주는 역할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KOICA는 미국 대외원조기관인 미국국제개발처(USAID)와 업무협조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 이사장은 재임 기간 중 가장 집중하고 싶은 분야로 글로벌 청년리더 양성을 꼽았다. 그는 “우리 봉사단이 관리·감독만 하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직접 그 사람들과 손에 때를 묻히고 일하는 게 중요하다”며 “어려운 환경에서 직접 사업을 만들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고 봉사가 끝난 뒤 돌아오면 우리 기업들이 해외에 진출할 때 필요한 중요한 인력이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해외봉사의 기회를 열어줄 방침이다. 그를 위해 이들 학교에 KOICA가 직접 국제화 교육을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라고 한다.
‘새마을 운동’을 한국 대표 ODA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그는 “지금의 ‘새마을 운동’은 정보기술(IT), 모바일 등을 통해 지역 발전을 도모하고 여성존중, 아동 보호, 교육 등의 가치까지 전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게 최근 우리의 대표적인 ODA 중점협력국인 라오스에서 탈북 고아 9명이 강제 북송된 데 대한 의견을 물었다. 라오스 정부가 탈북고아 보호에 충분히 협조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라오스에 대한 원조가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이사장은 “감정적으로 판단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ODA가 현실적으로 외교 수단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사건과 결부시키는 것은 우리의 국격에 맞지 않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ODA의 대의와 현실외교 사이에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며 “원조 상대국에서 충분히 고마워하고 한국에 대한 협조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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