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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성검사로 대학가기] <21> 어문규정 (로마자 표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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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간에는 로마자 표기법을 살펴보자. 로마자 표기법은 앞서 배운 다른 유형들에 비해 보편적으로 출제되는 문제 유형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유형을 꼭 공부해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 전공적성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대부분은 한 학교에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현 시점에서는 어느 학교에 지원할지도 확실치 않다. 때문에 다양한 유형을 공부하는 것이 학교 선택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길이다. 더불어 로마자 표기법은 공부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이미 알고 있는 것이고, 문제가 나오는 부분도 정해져 있는 편이다. 때문에 현 시점에서 한 번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그럼 본격적으로 로마자 표기법을 살펴보기 전에 문제를 하나 풀어보자.

<예시 문제> 다음 중 로마자 표기가 틀린 것은?

① 백마[Baengma] ② 신문로[Sinmunno] ③ 별내[Byeollae] ④ 신라[Sinla]


정답을 알겠는가? 사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은 정답을 맞혔는지 틀렸는지가 아니라, 이 문제를 어떻게 풀었느냐이다. 혹시 각각의 음운을 일일이 대조하면서 풀지는 않았는가? 그러한 방법으로 이 문제를 풀면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전공적성검사는 시간 싸움이다. 지문 독해 문제나 영어 문제 등 시간이 걸리는 문제들이 뒤로 갈수록 쏟아진다. 그런데 이런 문제에 시간을 다 쓰고 있다가 뒷문제는 보지도 못하고 시험 시간이 끝나버린다. 그럼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 빠른 시간에 정확하게 풀 수 있을까? 이제부터 그 방법을 찬찬히 살펴보자.

국어의 로마자 표기는 국어의 표준 발음법에 따라 적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니까 한글맞춤법에 맞추어 표기 하는 것이 아니라 소리나는 대로 표기하는 것이다. 단, ‘된소리되기’에 의한 발음 변화는 표기에 반영하지 않는다. 그럼 먼저 모음의 표기를 살펴보자.

늘 말하지만 겁먹지 말자. 여기 나와 있는 대부분의 표기는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것이다. 손으로 로마자 표기를 가리고 한글 모음을 어떻게 표기하는지 아는 대로 적어보아라. 대부분 맞힐 수 있을 것이다. 혹시 헷갈리거나 모르는 것이 있다면 그것만 따로 정리해서 외워라. 다만 이중모음 ‘ㅢ’는 ‘ㅣ’로 소리 나더라도 ‘ui’로 적는데, 이것은 ‘표준발음법에 따라 적는다’는 규칙의 예외이므로 잘 기억해두어야 한다.

다음으로는 자음을 살펴보자. 사실 대부분의 문제들은 모음이 아니라 자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다음 표에서 파열음, 파찰음, 마찰음, 비음, 유음의 구분은 로마자 표기 문제를 푸는 데 필요하지 않다).

자음표기 역시 표기를 손으로 가리고 스스로 써보면 대부분 맞힐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파열음의 ‘ㄱ’, ‘ㄷ’, ‘ㅂ’과 유음의 ‘ㄹ’이다. 이들은 자음의 위치에 따라 표기방법이 달라지는데 이것을 잘 구별해주어야 한다. ‘ㄱ’, ‘ㄷ’, ‘ㅂ’은 모음 앞에서는 ‘g’, ‘d’, ‘b’로,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k’, ‘t’, ‘p’로 적는다. 예를 들어 ‘칠곡’에서 앞의 ‘ㄱ’은 모음 앞에 왔기 때문에 ‘g’로 적지만, 뒤의 ‘ㄱ’은 어말에 왔기 때문에 ‘k’로 적는다. 따라서 ‘칠곡’의 정확한 로마자 표기는 [Chilgok]이다. 하나 덧붙이자면 된소리되기는 위치와 상관없이 무조건 ‘kk’, ‘tt’, ‘pp’로 쓴다.

‘ㄹ’도 위치에 따라 다르게 표시한다. ‘ㄹ’은 모음 앞에서는 ‘r’로, 자음 앞이나 어말에서는 ‘l’로 적는다. ‘구리’의 ‘ㄹ’은 모음 앞에 왔기 때문에 ‘r’로 쓰지만, ‘임실’의 ‘ㄹ’은 어말에 왔기 때문에 ‘l’로 쓴다. 때문에 ‘구리’는 [Guri], ‘임실’은 [Imsil]이 된다.

그런데 ‘ㄹ’ 표기에는 주의해야 할 것이 하나 더 있다. ‘ㄹ’이 연달아 소리 날 경우에는 무조건 ‘ll’로 적는다는 것이다. 이 규칙을 알고 나면 위 예시문제의 답을 알 수 있다. ④의 ‘신라’는 ‘실라’로 발음되기 때문에 [Sinla]가 아니라 [Silla]가 되어야 한다(③의 ‘별내’는 그 규칙을 정확히 잘 지키고 있다). 따라서 정답은 ④이다.

내가 어려우면 남도 어렵다. 내가 틀리기 쉬우면 남도 틀리기 쉽다.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어떤 문제를 내겠는가? 내가 헷갈려하는 바로 그 부분을 출제할 확률이 가장 높다. 로마자 표기법은 대부분 이 네 자음을 구분하는 문제가 출제된다. 때문에 이 부분을 정확히 외워두면 어렵지 않게 문제를 풀 수 있다.

자, 그럼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보자.


(2012학년도 단국대 수시 1차)
<문제> 다음 중 현행 로마자표기법에 어긋난 것은?

① 벚꽃[벋?] : beotkkot ② 영동 : Yeongdong
③ 합덕 : Hapteok ④ 대관령[대괄령] : Daegwallyeong


정답은 ③번이다. 합덕의 ‘ㄷ’은 모음 앞에 왔기 때문에 ‘d’로 써야 한다. 문제지를 받으면 모든 음운의 표기가 맞는지 일일이 대조해보지 말고, ‘ㄱ’, ‘ㄷ’, ‘ㅂ’, ‘ㄹ’부터 살피고 나서 그래도 답이 없으면 나머지 음운을 확인해라. 그렇게 하면 문제 푸는 시간을 훨씬 줄일 수 있다.

진리영S·논술선임연구원 furyfury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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