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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초인의 <빅토리아 스테이션>: “소통 안 되는 모습이 지금 우리 사회와 맞닿아 있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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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연극 페스티벌 '개판' 첫 번째 작품


지난 7일부터 대학로 소극장 '천공의 성'에서 연극 페스티벌 '개판'이 시작됐다.

개판(開板)은 '판을 열다'는 뜻이다. 동시에 상업 연극들로 넘쳐나는 지금의 대학로 극장가를 풍자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첫 무대는 극단 '초인'의 판이었다. 극단 초인은 <빅토리아 스테이션>(해롤드 핀터 원작)을 각색하여 무대에 올렸다.

"빅토리아 스테이션은 소통에 관한 얘기에요. 관리인과 택시운전사 두 사람이 전혀 소통이 안 되는 모습이 지금 우리 사회와 맞닿아 있죠." 연출가 박정의 씨가 설명했다. "옆에서 보면 너무도 쉬운 얘기인데 왜 소통이 안 될까 (의아하죠). 소통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해야 하나, 소통이 되지 않아서 발생하는 소외, 고립, 적의 뭐 이런 것들을 그려보고 싶었어요."

<빅토리아 스테이션> 원작에는 '관리인'과 '택시운전사'가 등장한다. 관리자가 한 택시운전사를 찾는다. "274?" 건너편에서는 한참 후에야 답이 들려온다. "네?" 관리자가 말한다. "빅토리아 역에서 손님을 모셔 와요" 빅토리아 역은 영국 전역을 잇는 교통편이 밀집한 중요한 역이다. 그러나 운전사는 답한다. "저는 빅토리아 역을 몰라요."

초인이 상연한 <빅토리아 스테이션>에는 운전사가 일곱 명이나 등장한다. 모든 운전사들은 "274"다. 운전사들은 낡은 런닝 셔츠에 낡은 정장 자켓을 걸쳐 입고 있다. 자켓은 단추를 잘못 채워 비뚤어져 있다. 머리에는 야자수가 달려 있다. 얼굴은 광대처럼 화장을 해 누가 누구인지 알아볼 수 없다. 관리자가 무슨 말을 할 때마다 운전사들은 그 말을 전혀 듣고 있지 않다는 듯 이상한 움직임만 반복한다.

"소통의 문제가 개인적인 게 아니라 집단적인, 사회적인 문제라는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박 씨는 일곱 명이나 되는 사람이 "274"로 등장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택시운전사 274라는 인물은) 어떤 특별한 개인이 아니란 얘기죠. 이 작품에서는 운전사만이 이상하게 말귀를 못 알아듣는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될 수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집단과 집단, 계층과 계층, 나라와 나라의 사회적인 문제로 보아야 하지 않을까요?"

박 씨는 계속 말을 이었다. "아주 보수적인 사람 입장에서 보면 철탑에 올라가서 고공농성을 벌이는 사람은 미친놈이죠. 그리고 그 사람 귀에는 말이 전혀 논리적이지 않을 거고. 그런데 그 사람(고공농성자)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고, 절박한 상황이 있는 거겠죠. 그럴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줘야 하는 것 같더라고요"

박 씨는 <빅토리아 스테이션>이 '갑을관계'를 그리고 있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모든 현실적인 것을 버리면, (갑과 을이) 일대 일로 싸우게 되죠. 그럼 (갑은) 정말 할 말이 없어지게 되죠. 이 작품은 그 상황이에요. 현실적인 걸 버린 을과 갑의 관계가 전도 되는. 그런 상황이 됐을 땐 갑과 을이라는 게 참 묘하죠.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났을 때는."

페스티벌 개판은 6월 9일까지 계속된다. 매주 한 작품씩 무대에 올라가며, 인터넷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두 번째 순서는 극단 '얼아리'의 <아담골>. <아담골>은 14일부터 19일까지 상연됐다. 다음 순서는 극단 '아우라'의 <기막히는 소동들>이 이어받는다. 이 작품은 21일부터 26일까지 볼 수 있다.

한경닷컴 권효준 인턴기자 winterrose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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