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제일제당이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으로만 1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대상은 2년 전보다 40% 가까이 이 비용을 늘려놨고 농심은 지난해 순손실에도 불구하고 전년 수준의 220억원대 연구개발비용을 유지시켰다. 소비 침체 장기화되면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업계 전반에 작용하면서 신(新)제품 발굴에 적극 나서고 있어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연구개발비로만 1018억6100만 원을 썼다. 이 회사가 2010년 연구개발비로 627억5000만 원을 투자했던 것을 감안하면 2년 만에 60% 이상 연구개발비를 더 책정한 셈이다.
CJ제일제당의 연간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용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도 2010년 1.11%, 2011년 1.42%, 2012년 1.43%로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대상도 마찬가지다. 대상의 연구개발비용은 2010년 152억2500만 원, 2011년 181억8800만 원, 지난해 213억2900만 원까지 불어났다.
농심은 지난해 영업이익 감소와 순손실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연구개발비용 만큼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다. 농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의 1015억원 대비 50억원 이상 줄어든 968억원을 기록한데 이어 91억원 가량 순손실을 냈다. 다만 연구개발비는 221억원에서 220억원으로 소폭 줄었다. 농심의 장기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경영의지가 엿보인다는 평가다.
롯데그룹의 롯데제과와 롯데칠성음료 역시 지난해 연구개발비용을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와 11%씩 늘려놨다.
이렇게 대표 식품업체들의 연구개발비용이 매년 급증하는 이유는 비상경영 체제에 따른 미래 먹거리 발굴 때문이다.
대상 관계자는 "국내 식품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인데다 소비 침체까지 겹치면서 각 회사별로 비상경영체제를 수립하는 등 식품 업계의 위기의식이 상당하다"며 "이에 대한 타개책으로 제품의 글로벌화, 상품의 차별화 등을 꾀하기 위한 경쟁적 노력이 업계 전반에 퍼져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들 기업들은 연구개발비용의 대부분을 제품 차별화와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에 쏟고 있었다.
CJ제일제당은 기존 식품사업 외에도 바이오 사업 부문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회사의 경우 현재 4조이 넘는 전체 매출 가운데 바이오 부문 매출을 10% 이상 지속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제품 개발에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상은 미래 먹거리로 소재 산업을 주목하고 관련 분야 연구개발에 힘을 쓰고 있다. 바이오, 전분당, 건강 연구실 등을 운영하며 2016년까지 매출 5조 원, 영업이익 5000억 원을 낼 수 있는 글로벌 제품을 개발하겠다는 내부 목표도 세웠다.
농심도 신라면과 새우깡등 그동안 효자 노릇을 했던 제품들에만 기댈 수 없다는 판단에 식품 관련 지식재산권 확보에 연구개발비를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로 지난해 말 '조미 소금의 제조방법' 관련 특허를 내는 등 성과도 거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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