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사정관제 폐지보다 보완, 수능 예체능 A/B형 변경가능 가닥"
전북대 발전 '변화의 힘' … 소통 힘입어 교수연구·학생서비스 1위
'하위15% 부실대학' 고등교육정책 수정, 자체 구조조정 강화 필요
<대담 변관열 한경닷컴 산업경제팀장>
"미국 스탠퍼드대, 일본 교토대 보세요. 지역대학이지만 명문대죠. 주요 선진국 치고 수도권에만 좋은 대학 몰린 나라가 없어요. 지역이 살아나고 균형발전 하려면 지역대학 육성이 꼭 필요합니다. 새 정부가 지역대학 육성을 화두로 던진 것, 정말 잘한 겁니다. 이번 정부처럼 구체적 대책을 내놓은 경우가 없었어요. 수도권 대학만 좋은 대학이란 인식을 바꿔야 합니다. 대입전형 개선안도 내달 중으로 내놓을 예정입니다."
서거석 전북대 총장(59·사진)은 지난달 초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에 취임했다. 교육부와 보조를 맞춰 각종 대학정책을 만들어가는 자리다. 대입을 비롯해 박근혜 정부 5년간 고등교육의 밑그림을 함께 그려내는 중책을 맡았다.
서 신임회장은 정부의 지역대학 육성론에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대교협 회장으로 수도권과 지역대학을 아우르는 균형자 입장이지만 "지역대학이 발전해야 지역과 국가가 산다"는 소신을 폈다. 미국 일본 중국 유럽 등 해외의 지역 명문대 사례를 들어가며 균형발전을 강조했다. 그는 "지역대학 육성은 매우 올바른 방향 설정"이라며 "대교협과 정부가 힘을 합쳐 이루겠다"고 역설했다.
논란이 된 입학사정관제는 폐지보다 보완, 가짓수 3000개 이상의 입학전형은 간소화로 가닥을 잡았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선택형 수능'은 큰 틀을 유지하되 예·체능계열의 경우 A/B형 변경이 가능토록 할 방침이다. 서 회장은 "수험생 혼란을 최소화 하는 게 대원칙"이라며 "대입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연구 중으로 늦어도 다음 달까지 방안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 회장은 전북대 총장으로도 정력적으로 활동해왔다. 2006년 말 취임 후 연임에 성공, 7년째 학교를 이끌고 있다. 그 기간 동안 전북대는 각종 대학평가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교수 연구력, 학생서비스 등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그는 "소통과 설득 과정이 주효했다"며 "대학 구성원 사이에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퍼진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덧붙였다.
서 회장은 대학 구조조정과 관련,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일률적·강제적 잣대로 '부실대학'을 가려내는 것보다 대학의 자체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며 "합리적 퇴출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사무실을 이전, 새 출발한 서울 가산동 대교협 집무실에서 서 회장을 만났다.
- 대교협 회장에 취임한 지 한 달여 됐습니다. 소감과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한 마디로 대학들이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크게 학령인구 급감, 재정적 어려움, 글로벌 경쟁 심화 등 세 가지 이유가 있어요. 시기적으로도 새 정부 들어 5년간 교육정책의 밑그림을 그리는 때입니다. 교육부가 기존 정책 개선도 하고 새로운 정책도 내놔야 하는 시점이죠. 대교협의 정책대안 제시 기능이 중요해요. 그런 시점에 회장을 맡아 어깨가 무겁습니다."
- 말씀대로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교육정책이 중요한 시기인데요.
"큰 틀에서 이번 정부의 교육정책은 방향을 잘 잡았다고 봅니다. 우선 고등교육 재정지원 비율 확대인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이 국내총생산(GDP)의 1.1%입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절반 수준인 0.6%에 불과해요. 그런데 새 정부는 고등교육 재정지원을 2017년까지 GDP 대비 1%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말했죠. 획기적이고 바람직한 정책입니다.
지역대학 육성이란 화두도 의미가 있어요. 그동안 역대 정부도 선언적 의미의 지역대학 육성을 말한 적은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번 정부처럼 구체적이진 않았죠. 대단히 잘된 것으로 평가합니다. 물론 세부적 부분까지 들어가면 대학과 교육부가 다른 점이 있을 수 있어요. 그러나 재정지원 확대와 지역대학 육성, 이 두 가지는 정말 쌍수를 들어 환영합니다."
- 지역대학 육성, 정말 필요한 이유는 뭡니까.
"주요 선진국 치고 수도권에만 명문대 몰려있는 나라는 없어요. 미국 봅시다. 뉴욕, 워싱턴에만 좋은 대학 있나요? 아니잖아요. 지역에도 캘리포니아주 스탠퍼드대나 일리노이주 시카고대 같은 명문이 많아요. 일본도 마찬가지죠. 노벨상 배출은 도쿄대보다 교토대가 더 많았어요. 또 센다이 도호쿠대, 삿포로 훗카이도대, 후쿠오카 규슈대, 이렇게 각 지역에 명문대가 있습니다.
그만큼 명문대가 지역에도 있어요. 우리나라로 치면 지역거점국립대 격이죠. 중국도 지린성에 길림대, 후베이성에 우한대 등 각 성에 좋은 대학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유럽은 더 그렇죠. 모두 공립인 독일엔 대학 서열이 없잖아요. 프랑스 파리대학도 마찬가지입니다. 영국도 옥스퍼드대와 케임브리지대가 명문이지만 런던 외 지역에도 우수 대학들이 많아요."
- 한국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죠.
"1970~80년대만 해도 안 그랬는데 최근으로 오면서 인식이 변했어요. '서울엔 괜찮은 대학, 지역엔 수준 이하 대학' 이런 식으로요. 매스컴의 역할도 부정적으로 작용했습니다. 지금도 지역대학은 아예 주요대학으로 소개 않는 경우도 많죠. 정말 잘못된 겁니다."
- 지역대학 총장의 설움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럼요. 피해의식이 아니라 사실이 그렇습니다. 객관적 지표에서 지역대학이 뛰어난 경우도 많아요. 나라가 제대로 발전하려면 서울뿐 아니라 지역도 골고루 발전해야죠. 그리고 지역은 지역대학 중심으로 발전합니다. 그런 면에서 지역대학 육성은 아주 옳은 방향입니다."
- 대입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최근 폐지 논란이 인 입학사정관제는 어떻게 됩니까.
"폐지보다는 문제점을 개선, 보완하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일부 주요대학이 입학사정관제를 특목고 학생들을 선발하는 편법으로 활용한 측면이 있었죠. 부작용이 맞습니다. 그러나 대부분 대학들이 성적으로만 줄 세우지 않는 입학사정관제의 도입 취지를 살리고 있다고 봐요. 수능이나 학생부보다 수험생의 잠재적 가능성, 생활 내용과 배경을 반영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 대교협 차원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된 건 없나요.
"대교협에서 TF팀을 꾸려 연구하고 있어요. 다음 달 정도면 입학사정관제 개선방안의 윤곽이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대교협은 집행기관이 아니므로 교육 당국에 의견 제시를 하는 것이죠. 교육부도 연구 중에 있으니 협의를 통해 정책으로 확정될 겁니다."
- 입학사정관제의 경우 투명성이 제일 중요한데요.
"미국의 경우 입학사정관제로 학생들을 선발한 지 오래 됐어요. 제도 정착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은 걸로 압니다. 우리나라는 '속전속결' 성향이 강한데, 긴 호흡으로 바라볼 필요도 있어요. 일반론이긴 하지만 이 세상 어떤 제도나 시스템도 완전무결할 수는 없죠. 올해 개선하고 내년에 또 보완하는 자세가 요구됩니다."
- 올해 처음 시행되는 선택형 수능은 어떻게 바뀝니까.
"올해 처음이니 큰 틀에선 원래 발표한 대로 가야죠. 다만 예·체능계열은 A/B형 변경이 가능토록 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있습니다. 대원칙은 수험생 혼란 최소화입니다."
- 입시전형 간소화도 많이 얘기됐습니다만.
"대교협 차원에서도 전형 간소화는 필요하다고 보고 연구 중에 있어요. 며칠 만에 답이 나오는 문제는 아니라 당장 어떻게 하겠다, 말하긴 어렵습니다. 다만 대입정책 기조는 대학들과 협의해 전형 수를 줄이고 이해가 쉽도록 유형화하며 명칭도 단순화하는 쪽으로 가겠습니다."
- 전 정부에서 대학 구조조정을 강하게 했잖아요. 새 정부에선 분위기가 좀 다른 것 같은데요.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어요. 단 '어떻게 할 것이냐'는 생각해 봐야죠. 지난해까지의 방식은 똑같은 지표로 하위 15% 부실대학을 가려냈습니다. 그건 문제가 있어요. 현실적으로 지역 여건이 열악하잖아요. 똑같이 경쟁시키면 수도권이 유리합니다. 그런 방식의 구조조정이 강행되면 지역대학들부터 망하고, 결과적으로 국가 존립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정부에서도 부실대학 정하는 기준을 수정하고 있어요. 일례로 중요 잣대인 취업률은 지역에 일자리 자체가 부족해요. 기업들이 사람 뽑을 때 지역대학 출신은 서류전형에서 탈락시킨다고 합니다. 현실이 이런데 똑같이 경쟁시키면 안 되죠. 정교하게 가다듬을 필요가 있습니다."
- 입학자원 자체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구조조정이 불가피한데요.
"대학이 자체적으로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있어요. 지금도 각 대학이 학과 통·폐합 같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강제적 구조조정보다는 그런 자구책을 장려해야죠.
2017년이면 우리나라 개국 이래 처음으로 고교 졸업자 수가 대학 입학정원보다 많아집니다. 2020년엔 현재 입학정원보다 11만 명이나 부족해지는 걸로 나와요. 그런데 대학 진학률이 100%는 아니거든요. 현재의 진학률대로 70%대 초반을 적용하면, 군소대학 100곳 가까이 문을 닫는다는 결론이 나오죠."
- 심각하군요. 대학이 생존하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지금보다 더 고강도 자체 구조조정을 해야죠. 정부는 대학 간 통합에 인센티브를 주고, 퇴출 경로도 마련해줘야 합니다. 대학이 망하게 생겼는데 어떡합니까? 설립자의 출연 재산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도록 해야 정리가 되겠죠. 관련 입법이 발의됐지만 여야 합의가 불발돼 물 건너갔습니다. 장기적으로 교육부와 국회까지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 대교협 내에서도 수도권과 지역의 이해관계가 다른데, 어떻게 조정할 계획인가요.
"대학마다 특성과 설립 취지, 규모가 다르죠. 수도권과 지역대학의 이해관계가 상충되는 측면이 있어요. 아까 지역대학 육성을 강조했는데, 대교협 회장으로선 전국의 균형발전이 가장 중요합니다. 수도권은 수도권대로, 지역은 지역대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유도하려 합니다."
-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연임에 성공해 7년째 전북대를 이끌고 계십니다.
"전북대 발전은 '변화의 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처음 총장을 맡은 2006년 12월을 생각하면 존재감이 약했어요. 지역거점국립대 중 하나란 인식 정도였죠. 저는 변화를 주문했습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고 경쟁이 치열해지므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어요. 캐치프레이즈도 날마다 바꾸고 또 바꾸자, 교수 학생 직원 모두 기본과 초심으로 돌아가자, 그렇게 강조했습니다.
표현을 순화해 변화지, 사실 개혁이었어요. 개혁의 한자 뜻이 '가죽을 벗긴다'는 것이거든요. 가죽을 벗기면 얼마나 아프겠습니까. 다들 싫어하죠. 대표적인 게 교수 승진요건 강화였어요. 느슨하기 짝이 없던 교수 승진요건의 연구실적을 2~3배 올렸습니다. 국립대 교수사회에서 그렇게 하는 게 어려웠지만 먼저 시작했고, 그게 대학 발전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 강력한 변화가 가능했던 비결이 있습니까.
"교수들 입장에선 가혹하다고 느낄 수도 있었지만 결국 소통으로 풀었죠. 선출로 뽑히는 국립대 총장이 지시한다고 얼마나 따라오겠습니까? 섬기는 마음으로 한 분 한 분 설득했습니다. 비록 교수들에게 부담을 줬지만 그게 필요하다는 것을 어필했죠. 통계도 활용했습니다. 주요대학과 비교하면 많이 떨어진다는 게 보이거든요. 자발적으로 따라오도록 많이 만났습니다."
- 구체적으로 어떻게 소통했는지 궁금합니다.
"1년에 1~2회 꼭 14개 단과대학과 3개 전문대학원을 순회하며 교수 간담회를 했어요. 학교의 기본방향을 설명하고 직접 질의응답 시간을 갖습니다. 교수들이 직접 말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거죠. 학생들과도 매학기 대화 시간을 가져요. 학생회 간부 300여 명을 한데 모아 끝장토론을 벌이곤 했습니다.
그렇게 하니 실질적 성과가 나왔습니다. 교수들이 많이 연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좋은 연구를 하면 인센티브를 충분히 줬어요. 채찍만 든 게 아니라 세계3대 과학저널(셀·네이처·사이언스)에 논문을 게재하면 최고 1억 원까지 포상하는 당근책도 병행했습니다. 2009년 과학논문 인용색인(SCI) 논문 증가율 전국 1위에 올랐죠. 많은 대학들이 벤치마킹 하더군요."
- 그런 소통 과정을 통해 문제가 해결된 사례가 있나요.
"많죠. 아무리 총장이라도 속속들이 모르잖아요. 그런데 그런 기회를 통해 굵직한 문제, 디테일한 요구사항까지 파악하는 거예요. 굉장히 유익하죠. 그렇게 하는 총장이 많지 않을 거예요. 학내 불만도 해소되고, 건의나 요구사항을 정책으로 집행하니 내실을 기할 수 있죠. 지난해 한국표준협회 조사 학생 서비스만족도 1위를 했어요. 일상적 소통의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 국립대 총장 연임 사례가 드문데 7년간 학교를 이끌며 느낀 점도 많을 것 같습니다.
"대학 구성원들에게 감사해요. 한 마음으로 대학 발전을 위해서 뜻을 모으니 성과가 나온다, 다들 그런 자신감을 얻었습니다. 처음 총장에 취임하며 '2010년 국내 10대 대학, 2020년 세계 100대 대학 진입'을 비전으로 제시했어요. 사실 당시 반응은 다들 시큰둥했어요. 그런데 이젠 그렇지 않아요. 그게 가장 큽니다.
열심히 하니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왔거든요. 2010년 더타임즈 세계대학평가 국내 종합대학 6위, 세계 273위를 기록했습니다. 세계 상위 10% 논문 인용빈도 비율을 따지는 '라이덴 평가'에서도 국내 종합대학 기준 지난해 3위, 올해 4위에 올랐어요. 서울의 내노라 하는 명문대도 못한 2년 연속 톱5를 달성한 겁니다."
- 법학자로서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문제는 어떻게 봅니까.
"원래 로스쿨 제도는 미국에서 가져온 것입니다. 미국은 법적 직무영역이 굉장히 넓어요. 변호사로 취업해도 다루는 영역이 다양하죠. 한국으로 치면 변호사는 물론, 법무사 변리사 공인중개사 업무까지 변호사가 맡거든요. 국내에선 주로 소송 업무만 맡아 취업난 얘기가 나오는데요. 국내에서도 다양한 영역을 변호사가 도맡아 하는 방안을 연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전북대의 강점을 소개해주신다면.
"학교 홍보할 때 '잘 가르치는 대학(ACE)'이란 문구를 꼭 넣어요. 정부에서 공인해준 겁니다. 기초교육 강화, 현장형 인재 양성이 주요 내용입니다. 국립대에선 처음으로 1년 4학기제를 도입했어요. 기초실력을 갈고닦아 '전북대 출신은 실력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게 합니다. 재학 중 기업에 현장실습 보내 학교에서 배운 것과 접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강점이죠."
- 총장을 7년째, 대교협 회장까지 공적인 일을 오래 맡았습니다. 임기 후 계획은.
"내년 퇴임하면 교수 정년퇴임까지 3년 남짓 남아요. 평교수로 돌아가면 훌훌 털어버리고 싶네요. 학생 강의 열심히 하고 글도 써보고 싶어요. 그동안 못 읽은 책도 읽고 재충전 하고 싶습니다. (웃음)"
◆ 서거석 총장은…
전북 전주 출생. 전북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주오대에서 법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 전북대 총장으로 취임해 2010년 연임에 성공했다. 전국국공립대학교총장협의회장과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 교육분야 위원장, 전북도발전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한국비교형사법학회장, 한국소년법학회장을 역임했다. 지난달 8일 임기 1년의 대교협 회장에 취임했다.
글 =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사진 = 변성현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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