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창조과학부가 민간 공모로 정부에 들어온 전문가들을 내쫓고 있다. 계약이 해지되는 이들은 201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예산배분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영입했던 8명의 과장들이다. 정부가 2년 계약 후 재계약을 하겠다며 최소 5년을 보장한 당초 약속을 깨끗이 내던진 것이다. 이들이 맡고 있던 보직은 모두 대기 상태에 있는 공무원들로 채울 것이라는 게 미래부 설명이다. 민간 기업이면 이미 정리했을, 무보직 공무원들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민간 출신 전문가들을 모두 내보내는 마당에 무슨 창조며 미래 같은 단어를 입에 올리는 것인지 모르겠다.
실제로 미래부는 지금 국가 미래를 생각하기는커녕 일상적 행정업무의 늪지대로 점차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이런 지적은 정부조직 개편 때부터 이미 예고됐던 바다. 정작 미래기획 기능보다는 우정사업본부 등 미래나 창조와 아무 관계없는 온갖 행정업무와 산하단체만 잔뜩 끌어안고 있는 미래부다. 민간 전문가들마저 쫓아내고 나면 미래부는 말 그대로 정권 출범 100일도 안된 상황에서 높이 내걸린 빈 간판만 남게 된다.
이미 그런 징후가 미래부 업무 보고에서도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근거도 불분명한 온갖 수치목표들로 채운 사업들은 과거 정부의 슬로건을 그대로 빼닮았다. 말로는 창조경제를 한다면서 벌이겠다는 사업마다 관주도 일색인 것도 그렇다. 창조경제는 아직 개념 규정조차 제대로 안되고 있다. 장관은 관료들에게 포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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