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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마케팅 열전] 삼성 라이온즈, 새 야구장 건립 등 전폭 지원…매주 수·토요일마다 '팬 사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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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작년 매출 393억원…246억이 계열사 광고수입
선수 총연봉 47억 1위…일반팬에 시구 기회 제공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 신경영을 선언하면서 야구, 럭비, 골프를 ‘삼성의 3대 스포츠’로 지정했을 정도로 야구를 아낀다. 젊은 시절 일본 유학 때부터 야구를 좋아한 것으로 알려진 이 회장은 프로야구단 삼성 라이온즈 창단에도 깊이 관여해 초대 구단주를 맡기도 했다.

호화 군단이라는 찬사에도 불구하고 1985년 한국시리즈 없이 전·후기 통합 우승을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는 우승과 인연이 멀었던 삼성 라이온즈가 2000년대 들어 2002년과 2005, 2006년 등 세 번 우승하게 된 것도 이 회장의 과감한 투자와 S급 인재 영입전략 덕분이다. 삼성 라이온즈는 2011~2012년 2년 연속 우승에 이어 올해 한국시리즈 3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이 같은 이 회장의 야구 사랑은 장남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게도 그대로 이어져 이 부회장은 틈날 때마다 자녀들 손을 잡고 야구장을 찾아 삼성 라이온즈를 응원하곤 한다.

○우승 이끈 투자와 지원

한국시리즈 3연패 도전에 나선 삼성 라이온즈는 올해도 강력한 우승후보다. 삼성이 이처럼 질주하는 데는 과감한 투자가 주요 동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프로야구단 성적은 감독과 선수의 노력과 열정뿐 아니라 구단과 모기업의 지원이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삼성 라이온즈는 삼성그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 라이온즈는 지난해 39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화재 등 계열사로부터 받은 광고 수입이 246억원에 달한다. 계열사의 연회비 등 사업 수입도 52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발표한 2013 시즌 프로야구 선수 등록 현황에 따르면 삼성 라이온즈 선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2204만원으로 전체 1위다. 구단 연봉 총액에서도 유일하게 60억원을 넘기며 67억120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평균 연봉은 1억1768만원, 총액은 43억7300만원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른 구단 선수들이 모두 부러워할 만큼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투자한 만큼 성적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프로 스포츠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야구팬들이 시구에 시타까지

대구가 홈구장인 삼성은 팬 서비스에서도 한발 앞서가고 있다.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이면 선수 2명이 시민이 많이 몰리는 대구백화점 등에 나가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있다. 사인회 때마다 삼성전자가 다양한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병행하고 있다.

팬들을 야구 경기의 주인공으로도 예우하는 것도 오랜 전통이다. 연예인과 유명 인사들의 독무대인 시구 기회를 일반 야구팬들에게 개방한 게 대표적이다. 시구와 시타는 물론 경기 시작 전의 애국가 제창도 문호를 활짝 열었다. 팬들이 ‘북 치고 장구 치고 노래까지 다 한다’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이벤트명은 ‘던지고, 치고, 부르고’로 정했다.

최근 대구시민과 야구팬들이 25년 넘게 소망하던 새로운 야구장 건립에 들어갔다. 대구 수성구 대공원역 인근에 총 사업비 1666억원을 들여 2만4000석 규모로 짓는 이 구장은 국내에서는 하나뿐인 메이저리그(MLB) 스타일의 다이아몬드형 모양으로 건축된다. 새 구장이 2016년 시즌에 공개되면 팬들에게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국내 최고의 쾌적한 관람 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삼성 측은 밝혔다. 재원은 국비 300억원, 대구시비 700억원, 삼성에서 500억원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조달된다.

새 야구장에는 바비큐석, 패밀리석, 잔디석 등 다양한 이벤트석을 설치할 예정이다. 선진 야구관람 문화를 국내에도 본격 도입하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국내 야구장 시설과 비교할 때 시각적 차별화가 뚜렷할 뿐 아니라 시설 배치와 설계 아이디어도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은 25년간 새 야구장의 광고영업권을 포함한 운영권을 갖기로 한 만큼 마케팅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변화를 맞을 전망이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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