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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대학총장 인터뷰 (9)] 강철규 우석대 총장 "100가지 학생서비스, 명문대도 못 따라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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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국제대학' 유치로 승부수… 진천캠퍼스 2014년 본격 시동
모든 학생 적성·심리검사, 융합형 진로트랙 '꿈과 뜻' 찾아준다
"경제민주화=대기업 비난? 오해… 공정한 시장진입·퇴출 핵심"





<대담 변관열 한경닷컴 산업경제팀장>

"신입생 2000여 명과 '총장과의 대화' 시간을 가져요. 1학기에 그룹별로 묶어서 모두 만나죠. 2학기엔 졸업생과 만나서 얘기합니다. 우석대에 들어오면 두 차례는 총장을 직접 만나는 거죠. 우리 학생들에게 스스로 소중한 사람이란 사실을 깨닫게 하고 잠재력을 발휘하라고 얘기해줘요. 학교도 100가지 넘는 서비스로 학생들을 돕습니다."

공정거래위원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민주통합당(현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을 지낸 중량감 있는 인사. 정치색과 고위관료 이미지가 강했지만 직접 만난 강철규 우석대 총장(68·사진)은 달랐다. 학생교육에 인성과 기본을 앞세웠다. 그는 인터뷰 내내 "대학의 역할은 학생들에게 꿈과 뜻을 찾아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호로만 그치지 않았다. 학생들이 들어오면 총장이 일일이 만나 얘기하는 것은 기본이다. 전공과 지역이 다른 학생들을 모아 팀워크를 기르는 인성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모든 학생들에게 적성검사와 심리검사를 실시, 맞춤형 직업·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새로 짰다. 다양한 형태의 취업에 필요한 융합형 프로그램 마련도 더해졌다. 학교는 이 과정에서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각종 서비스를 모아 '100가지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냈다.

계기가 있었다. 문예창작과 졸업생 이동한 씨는 2011년 '가람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이 씨는 사지가 모두 없는 지체장애인이다. 강 총장은 "휠체어 타고 의수(義手)로 시를 쓰지만 하고픈 일을 할 수 있어 굉장히 밝았다"며 "그 졸업생을 보면서 모든 학생들이 자신에게 잠재된 꿈과 뜻을 찾고 발휘하게끔 해주자는 생각을 했다"고 귀띔했다.

특색 있는 글로벌화도 우석대의 의미있는 교육실험이다. 전북 완주에 캠퍼스가 있는 우석대는 내년부터 충북 진천의 제2캠퍼스 문을 열고 본격 운영에 나선다. 특히 진천캠퍼스는 영국의 명문 런던정치경제대학(LSE) 교육과정을 유치해 승부수를 띄웠다. LSE 한국교육기관 격인 '런던국제대학(LSIS)'이 그것이다. 우석대와 LSE 학위를 동시 취득할 수 있게 했다. 지역 대학이 국내 유수 명문대를 제치고 LSE와 손잡고 운영하는 과정이라 기대가 높다. 반값에 해외 유학을 하는 효과가 있다.

공정위원장 출신인 강 총장은 경제민주화에 대해 "무조건적 대기업 비난이란 건 오해"라며 "대기업 집단에 의해 왜곡된 시장 진입과 퇴출 구조를 바로잡는 게 핵심"이라고 정의했다. 공심위원장을 맡았던 민주당에는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많은 것을 내려놓고 거당적 민생 행보를 해야 할 것"이라고 고언했다. 강 총장을 15일 그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 총장 취임 후 임기 절반이 지났습니다. 지역 대학에 와 대학 운영을 해 보니 어떤가요.

"지방대라 어려움이 많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젊은 학생들을 가르치는 보람이 있어요. (웃음) 전북 지역에 이렇게 오래 있기는 이번이 처음이에요. 산업화가 늦은 지역입니다. 주민들은 불만이지만 저는 좀 다르게 봐요. 산업화에 따른 공해나 스트레스 같은 게 없죠. 개발이 덜 됐기 때문에 자연 경관이나 역사 유적도 잘 보존돼 있어요. 웰빙·문화산업이나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작심하고 노력하면 질 높은 삶이 가능할 겁니다."

- 지역 발전의 핵심이 교육입니다. 말씀하신대로 되려면 특화된 교육 분야가 있어야 할 텐데요.

"그렇죠. 기본이 지역인재 양성입니다. 거기에다 특화된 분야가 필요한데요. 우석대는 '웰텍(well-tech)'이란 지향점을 갖고 있어요. 보건복지 분야 특화가 잘 이뤄진 편입니다. 노인복지 재활의학 생활체육 아동복지 같은 학과들이 전통도 있고 활성화 돼있어요. 과거 산업화 시대의 굴뚝산업은 늦었지만 바이오나 신재생에너지 분야 첨단산업은 탄력을 받았죠. 우리 학교는 특히 연료전지나 연료저장장치 분야가 강합니다."

- 경쟁력이 있네요. 집중 투자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신기술이니 충분히 통할 수 있죠. 최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를 방문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어요. 연료전지 관련 연구로 유명한 대학입니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과 컨소시엄을 꾸려 연료전지 연구소를 유치해오려고 합니다. 인근 새만금 지역 개발이 되고 공장도 많이 들어서잖아요. 풍력·수력 발전 등 신재생에너지 쪽으로 기대가 큽니다. 삼성이 나서 새만금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에 집중 투자키로 했으니까요. 익산 지역의 식품클러스터 분야도 연계해 발전시킬 분야입니다."

- 총장님이 기본과 인성을 실용보다 먼저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요.

"저는 경제학자지만 단순히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게 발전은 아니라고 봅니다. 생명, 자유, 신뢰 3가지 가치가 중요하고 경제 발전은 그 수단이죠. 이명박 정부에서도 '747 공약' 밀어붙이다 용산 참사 일어나지 않았습니까? 양극화로 갈리고 갈등사회가 되면 발전은 요원한 것이죠. 그런 차원에서 우리 학생들에게 스스로의 존재가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고 싶었어요. 그걸 인성이라 해도 좋고 기본이라 해도 좋습니다. 학생들이 인류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사람이 됐으면 해요."

- 구체적으로 어떤 프로그램이 있습니까.

"지난해부터 신입생이 들어오면 1학기에 '총장과의 대화' 시간을 계속 가졌어요. 신입생이 약 2000명 정도 되는데 그룹으로 나눠서 한 번씩은 모두 만났습니다. 2학기엔 졸업생을 만나 사회에 나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들어봤습니다. 이 학교 들어오면 총장을 두 번은 만나는 거죠. (웃음)"

- 재학 중 총장을 직접 만나는 것은 쉽지 않은데요.

"학생들과 만나서 '여러분은 하나 하나 개성을 가진 소중한 사람이다' '학교에서 잠재력을 찾고 발휘하도록 돕겠다' 그렇게 말해요. 신입생 중에 상처받은 학생들이 많아요. 수능 점수가 낮아서 서울에서 여기까지 온 학생들도 있죠. '절대 그게 아니다'라고 말해주는 겁니다. 그래서 학교 캐치프레이즈도 '꿈과 뜻을 찾아주는 대학'으로 정했어요."

- 특히 기억 남는 학생이 있나요.

"지난해 졸업한 이동한 군이 기억나요. 문창과인데, 사지가 없는 지체장애인이에요. 휠체어 타고 의수로 시를 써요. 가람 시문학상 최우수상을 받아서 칭찬하려고 불렀어요. 보고 깜짝 놀랐습니다. 그렇게 큰 장애가 있으면 괴로울 것 같잖아요. 전혀 아니에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 굉장히 밝더군요. 많은 걸 느꼈어요. 모든 사람에게 잠재력이 있고, 그 잠재력을 발휘하면 행복해진다는 사실을 절감했습니다."

- 상처 입은 학생들이 꿈을 찾아 사회에 진출하도록 돕겠다는 거네요.

"쉽진 않아요. 하지만 그게 대학의 역할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학교가 학생들에게 어떤 서비스를 하는지 알려줘야죠. 그래서 취임 후 학생들을 위한 '100가지 서비스'를 엮어 책자로 내라고 했어요. 직원들이 78가지 정도 밖에 안 나온다, 그러더라고요. 더 찾아보라고 했죠. (웃음) 사실 학생도 담당자도 잘 인식 못하는 서비스들이 많아요. 서비스 개발하고 찾아내고 했더니 135가지로 늘어났어요."

- 그 책자 봤습니다. (웃음) '150가지 서비스'를 새로 내야겠는데요.

"그런가요. (웃음) 더 많이 늘었어요. 정말 별의별 서비스가 다 있죠. 학교를 다니다 고려대에 편입한 학생이 있는데 '학생 서비스는 고려대가 우석대보다 적다'고 말하더군요. 장학금, 해외인턴 같은 서비스는 기본이고 '우석 챔프' 프로그램도 운영합니다. 학점이나 어학 성적 등 일정 목표를 성취할 때마다 마일리지가 적립되는 겁니다. 누적 마일리지에 따라 장학금을 받는 재미있는 제도예요."

- 학생들의 진로 탐색이나 취업에 도움이 많이 되겠습니다.

"이 지역에서 사립대로는 유일하게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사업에 선정됐어요. 그 예산으로 기업과 교수, 학생들이 팀이 돼 수행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했어요. 각 학과에서 지원이 쇄도했어요. 지난해의 경우 한 학기에 100여 팀이 만들어졌어요. 3~4학년만 대상으로 하는 건데도 참여율이 굉장히 높죠. 이런 것도 모두 서비스죠.

1~2학년 대상으로는 적성검사나 심리검사를 세밀하게 해서 기초 데이터를 입력해요. 거기에 맞게 진로·직업 탐색 프로그램을 만들어주는 거죠. 특별히 전공에 제한을 두진 않아요. 몇 개 전공이 연결되는 융·복합 트랙을 짜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특정 분야에 필요한 자격증을 따게 해주거나 취업으로 곧바로 연결되는 케이스도 있어요."

- 여러 학과가 연계되는군요. 신선한 경험이 되겠네요.

"그렇죠. 지난해 그런 융합형 프로그램을 8개 만들었어요. 올해도 4개 프로그램을 더 만들 겁니다. 학생들이 꼭 학과에 얽매일 필요는 없거든요. 적성과 꿈에 맞게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우선입니다.

'두레공동체' 프로그램이란 팀워크 교육도 합니다. 인성교육의 일종이죠. 재미있어요. 신입생 20명을 한 팀으로 해 한 학기 동안 진행하는데, 팀원은 모두 다른 학과예요. 가급적 출신 지역을 다르게 하고 성비도 균형을 맞춥니다. 1박2일 현장실습, 프레젠테이션, 서바이벌 게임 등 팀 활동을 많이 시켜요.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경쟁 위주잖아요. 학생들이 '더불어 사는 공동체'를 느끼도록 하는 게 목표입니다."

- 화제를 바꿔보겠습니다. 진천캠퍼스는 어떤 모델로 만들 생각인가요.

"외교관 출신인 전임 라종일 총장 때 시작됐어요. 진천에 제2캠퍼스를 추진하기로 했고, 방향성을 '국제화대학'으로 잡았죠. 제가 와서 결실을 맺는 셈입니다. 특히 세계적 명문 런던정경대학(LSE) 교육과정을 우리 학교에 도입해 승부수를 띄웠어요. 정식 명칭은 '런던국제대학(LSIS)', 한 학년 100명 규모로 운영됩니다. 외국인 학생 20명도 모집할 예정입니다."

- LSIS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자세히 소개해주시죠.

"쉽게 말해 LSE의 한국교육기관이죠. LSE 모든 과정을 위탁받아 진천캠퍼스 LSIS에서 가르쳐요. 국제관계학, 국제금융학 2개 전공이 설치되고 졸업하면 현지와 동일한 런던대 학위를 받을 수 있습니다. LSE는 각종 세계대학평가에서 정치학, 경제학 분야 2~3위권의 우수 대학입니다. 각국 정상을 30여 명, 노벨상 수상자도 15명 정도 배출했어요.

국내에서 저렴하게 세계적 명문 교육을 받고 학위를 취득하는 의미있는 모델입니다. 막대한 유학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죠. 국내 학생과 학부모 수요를 충족시키는 교육 서비스의 일환으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달 8일 조너선 키드 런던대 부총장 등이 참석해 공식출범 기자회견을 갖고 진천캠퍼스 기공식도 열었어요. 2014년부터 본격 가동됩니다."

- LSIS의 타깃은 어떤 학생들입니까.

"유학하고 싶은데 가정 형편이 따라주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겁니다. 수요 조사를 해보니 1년 유학 비용이 6000만~1억 원 정도가 든다고 해요. LSIS는 연 1500만 원 내외입니다. 훨씬 저렴하죠. 커리큘럼과 시험 출제까지 LSE 교수진이 맡아 학사관리를 엄격하게 합니다. 대부분 외국 대학과의 복수학위가 2+2, 3+1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LSIS는 4년 과정을 모두 국내에서 밟는 장점도 있습니다."

- 학제가 영국과 다른 점은 어떻게 조정하나요.

"영국 학제는 대학이 3년 과정이죠. 초등학교부터 고교 과정까지가 우리보다 1년 긴 13년이거든요. LSIS는 3.5년 과정으로 운영됩니다. 여름과 겨울 방학을 이용해 학점을 따면 4년 과정을 단축할 수 있어요. 1.5년의 부학사과정을 이수하면 영국식 학제의 2학년으로 편입이 가능합니다. 학년을 6월에 마치니까 대부분 9월에 시작하는 해외 대학에 시간 낭비 없이 곧바로 진학할 수 있죠. 세부적 학제 조정 문제는 교육부와 협의 중입니다."

- 국내 유수 대학들을 제치고 교육과정을 유치해 글로벌화에 앞서 나가게 됐습니다.

"대학의 글로벌화는 시대 조류 아니겠습니까. 앞으로는 초국가적 고등교육 시대가 오겠죠. 사실 우석대는 12년 전에 중국 산동사범대학과 합작으로 상학원(상과대학)을 세운 경험이 있어요. 일종의 국제대학 개념이죠. 외국인 유학생도 한중합작 상학원에서 복수학위과정을 통해 많이 와요. 장기적으로는 이런 교육모델을 수출해야 합니다. LSIS도 잘 운영되면 이런 방식의 국제교육 소프트웨어를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시장에 수출할 수 있을 겁니다."

- 최근 대학 구조조정으로 잡음이 많았습니다.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까요.

"교육정책은 순위나 경쟁 위주로 흘러선 안 됩니다. 대학이 학생 개개인과 잠재력을 키워주도록 해야죠. 일률적 경쟁과 서열화를 통해 하위 15%는 구조조정, 이렇게 하면 안 된다는 거예요. 지역 대학은 또 얘기가 달라요. 지역엔 지역 대학이 필요합니다. 이번 진천캠퍼스 건도 마찬가지죠. 진천 지역에 대학이 없었어요. 대학 유치가 숙원 사업이었어요. 지역이 발전하려면 교육기관이 있어야 하거든요.

- 지역에도 교육 수요가 있죠.

"그럼요. 더구나 진천은 최근 엄청나게 발달하는 지역이에요. 관계자 말에 의하면 지역소득통계(GRDP)가 연 3만5000달러나 된답니다. 위치가 수도권과 붙어 있거든요. 수도권에서 이전하는 기업이 최우선 순위로 고려하는 입지가 진천입니다. 공장도 많고 각종 기관들도 이전합니다. 당연히 교육 수요도 생기는 거죠. 진천캠퍼스에 지역의 기대가 커요."

- 본교와 진천캠퍼스는 각각 어떻게 발전시킬 복안입니까.

"지금의 전주캠퍼스는 웰텍 비전을 이어갈 겁니다. 진천캠퍼스는 LSIS에 문화사회대학, 과학기술대학의 3개 단과대를 운영할 생각이에요. 기업들과 협력해 기업이 요구하는 융합적 교육 프로그램을 많이 마련할 계획입니다. 진천캠퍼스가 문을 열면 충북 지역과 연계한 사업 과정이나 기업 계약학과, 주문학과 수요가 많을 것으로 봅니다."

- 새 정부에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많습니다. 공정위원장을 지낸 총장님이 보기엔 어떻습니까.

"경제민주화는 두 가지로 구성됩니다. 경제상 참여민주주의, 시장 진입과 퇴출의 자유입니다. 창조경제와도 연관되는데요. 아이디어가 있어 기업활동 하고 싶으면 쉽게 진입할 수 있어야죠. 장벽이 있으면 안돼요. 퇴출도 마찬가지입니다. 경쟁력이 없으면서 퇴출 안되는 대표적 사례가 기업집단 내 계열사잖아요. 도저히 경쟁이 안 되는데 일감 몰아주기 같은 걸로 버티고 있는데, 이건 경제민주화와 안 맞습니다."

- 독과점이 문제란 얘기군요.

"그렇죠. 공정위에서 주로 보는 게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느냐'인데요. 이것도 잘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가장 큰 걸림돌이 대기업 집단이에요. 대기업 자체가 문제라기보다는 이 대기업 집단이 시장 참여도 억제하고 공정경쟁도 막는 구조예요. 그걸 치유하는 게 경제민주화인데, 그걸 하려면 기업집단 불공정거래를 규제하고 잘못된 소유지배구조는 시정해야 합니다. 기업 성격상 대기업은 필요한 부분이 있어요. 대기업 집단의 행태가 문제인 것이죠."

- 대기업과 대기업집단 사이에서 오해가 많다는 얘기입니까.

"경제도 어려운데 왜 자꾸 경제민주화 잣대로 대기업을 비난하느냐고 하거든요. 아니에요. 전혀 다른 얘기죠. 대기업이 공정하게만 한다면 키워주는 게 경제민주화입니다. 또 하나, 경제민주화 개념에 복지도 필요합니다. 신생 벤처의 95%가 망하거든요. 시장 패배자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부여돼야 한다는 거죠. 시장 경쟁에서 탈락자가 생기게 마련인데 다시 도전할 수 있게 하는 것도 경제민주화에 포함됩니다."

- 창조경제 개념도 다소 혼란스러운데요.

"창조경제는 학술적 용어는 아니죠. 보통명사, 일반론을 정책으로 얘기하니 혼동이 생겨요. 미래창조과학부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두 필요한 것이긴 합니다. 다만 이론적으로 어떤 것인지 구체화가 되지 않는 것인데요. 쉽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동안 모방경제를 많이 해 왔다면 앞으로는 특허 출원이나 연구·개발(R&D)에 집중해 체질을 바꾸자는 정도로 받아들이면 무리 없지 않을까요."

- 민주당 얘기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야당의 역할에 대해 고언 한다면요.

"민주당이 국민 지지를 받으려면 많은 것을 내려놔야 합니다. 야당이라 정국을 주도하진 못해도 지금 의석 수도 제1야당으로 상당히 비중이 커요. 의석 수만큼도 역할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 싶습니다. 내려놓은 다음 정말 국민 속으로 들어가야죠. 99% 서민의 애환을 가슴으로 이해하고 제도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아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자리싸움 하면 지지를 받을 수 없죠.

원내대표까지 선출하고 내부 구성이 끝나면 거당적으로, 전국적으로 민생 행보를 하는 게 어떤가 싶어요. '사즉생'의 자세가 필요해 보입니다. 물론 국민은 여당이 정치를 잘 하길 바랍니다. 하지만 동시에 건전한 야당, 차기집권의 기대를 걸 수 있는 야당이 자라길 기대하거든요. 국민의 기대를 정확히 파악해 행동에 옮기는 조직과 리더십까지 필요합니다. '사회적 기술'의 영역이죠."

- 사회적 자본(소셜 캐피탈)과 연관되는 개념입니까.

"물론 국민의 신뢰가 사회적 자본이 되는 건 맞습니다. 제가 말하는 사회적 기술이란 제도가 중심이에요.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조직이 있어야 하고, 리더십이 곁들여져야죠. 세 가지를 합쳐 하나의 시스템이 돼야 합니다. 이 시스템을 잘 만들어내는 정당이 결국 국민의 지지를 받게 되는 것입니다."

- 마지막으로 우석대 자랑 좀 해주시죠.

"앞서 몇 차례 말했듯 우리 학교에 오는 모든 학생은 소중합니다. 우리 학생들이 각자의 개성과 능력,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꿈과 뜻을 찾아주는 대학'으로 만들어가겠습니다. 최근 LINC 사업 2차년도 평가에서도 '매우 우수'를 받아 지난해 2배 정도의 예산을 확보했어요. 산학협력 프로그램을 잘 만들고 다양한 서비스를 갖춰 학생들이 적성에 맞춰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 강철규 총장은…

충남 공주 출생. 대전고와 서울대 상대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근무를 거쳐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다. 공정거래위원장과 대통령 직속 부패방지위원회 초대 위원장을 역임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공동대표와 초대 경제정의연구소장 등으로 활발히 활동했다. 2011년 우석대 총장에 취임했다. 지난해 민주당 공천심사위원장과 대통령중앙선거대책위원회 고문 등을 맡기도 했다.

완주=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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