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많은 혜택을 받았으니 조금이나마 돌려주려고 기부하게 됐습니다.”
부산의 한 대학교수가 11년간 자신의 월급을 쪼개 제자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부해 화제다. 허성회 부경대학교 해양학과 교수(59)가 그 주인공.
그는 2002년 5월 개교 기념식에서 부경학술상 부상으로 받은 500만원을 기부한 것을 계기로 매달 월급에서 20만원씩을 대학본부 장학기금 계좌로 이체했다. 각종 상금이나 상여금 등 여윳돈이 생길 때마다 그 계좌로 꼬박꼬박 돈을보냈다.
15일까지 기부한 금액만 1억3294만4000원. 허교수는 “당시 국제통화기금(IMF) 사태로 실직하고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보고 ‘직장인학교가 정말 고맙구나’하고 생각이 들었다”면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을 도와주는 것이 대학에 보답하는 것이라는 생각에서 장학금 모으기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허 교수는 장학금 수혜 대상을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로 정했다. 2011년 2월부터 지금까지 해양학과 학생 12명에게 1040만원의 장학금이 지급됐다. 그는 학생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4년 전부터 매년 30∼40권의 책을구입해 지금까지 250여 권을 학과 사무실에 기증하기도 했다.
허 교수는 “장학기금 2억원을 채우는 것이 목표”라며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장학금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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