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
▶마켓인사이트 5월14일 오후 2시41분
자본시장 ‘큰손’인 보험사들이 대체투자를 전면 중단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대체투자 평가 손실을 분기마다 손익에 반영토록 규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국내 5대 보험사의 지난해 대체투자 규모만 8조4200억원에 달해 보험사들이 대체투자를 중단하면 자본시장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한국경제신문이 14일 서울 남대문로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주최한 ‘2013 한국 대체투자 서밋(ASK·Alternatives Summit Korea)’에서는 자본시장 발전을 막는 ‘손톱밑 가시’를 뽑아야 ‘대체투자를 통한 창조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나왔다.
이날 행사는 시장 관계자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대체투자 시장의 국내외 리더 60여명이 연사 및 토론자로 나서 9시간에 걸쳐 열띤 강연과 토론을 이어갔다.
보험사들이 보유한 지분 증권(주식)에 대한 회계처리 규제가 대체투자 활성화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혔다. 지난 3월 초 금융감독원은 매 분기 투자 성과를 측정해 기준에 미달하면 손익계산서에 반영하도록 회계처리 기준을 바꿨다.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 평가손실이 나고 시간이 흐르면서 수익률이 가팔라지는 이른바 ‘J-커브’ 형태를 띠는 대체투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제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이 같은 규제로 국내 한 대형 보험사는 대체투자에 자금을 배정하기 어렵다는 내부 결론을 내렸다.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중장기 수익률이 유망하더라도 초기 평가손실이 날 수 있는 곳에는 투자하기 어렵다”면서 “가뜩이나 수익을 내기 어려운 저금리 시대에 자금을 장기적으로 운용할 투자 대안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보험사로부터 자금을 유치해온 사모펀드(PEF)에도 비상이 걸렸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삼성화재 현대화재해상 등 5대 대형 보험사의 지난해 신규 대체투자 금액은 총 14조8000억원에 이른다.
연기금에 대한 과도한 중복 감사도 도마에 올랐다.
국민연금은 자체 감사뿐 아니라 보건복지부 기획재정부 감사원 국회 등 ‘5중 감사 체계’로 1년에 절반 이상을 감사 준비에 쓰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연기금들이 중복 감사에 발목이 잡혀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고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체투자의 강점을 살리지 못한 채 안정성만을 뒤좇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찬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대체투자자들의 투자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 개선과 인프라 확충에 노력할 것”이라며 “예전에 경험하지 못한 저성장 저금리 환경에 따른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지만 새로운 창조경제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치밀하게 대응하면 또 다른 기회가 창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정/좌동욱 기자 agatha77@hankyung.com
■ 대체투자(AI)
Alternative Investment. 자본시장에서 전통적 투자 대상인 주식이나 채권을 제외한 다른 투자 대상을 포괄해 가리키는 말이다. 크게 부동산, 사회간접자본(SOC), 원자재 등에 투자하는 실물투자 분야와 사모펀드(PEF), 벤처캐피털(VC), 헤지펀드 등에 투자하는 기업투자 분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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